소중히 여겨주세요, 개불알

한쌍의 개불알을 돌려 주세요?!


며칠 전 인터넷 서핑하던 많은 이들의 손가락을 자동 클릭하도록 소환한 광고가 하나 있었죠.


 " 개불알을 지켜주세요 "


개불알을 지켜달라니 이게 웬 민망한 소리? 아니 그것보다 그걸 대체 어떻게 지키라는 건지...

곧이어 그 광고와 연관되 보이는 페이크 뉴스 동영상도 하나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민망한 광고에 대한 반응을 인터뷰한 뉴스 였는데, 동영상 끝에 그 진실이 담겨 있더군요 ^^



그 민망한 이름의 주인공은 사실 우리가 떠올렸던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화 였는데요, 산림청에서 자연보호를 위한 공익 광고를 저런 재치 넘치는 방법으로 만들어 주었네요. 


▲ 멸종 위기의 야생화, 개불알 난


해당 홈페이지에 가면 나도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임자 서명을 할 수 있습니다. 아내를 뜻하는 그 임자 말고요, 수풀림林자 써서 임자 입니다. 이것도 역시 재치 만점 ^^ 

선언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자林子 되기 위한 다짐! 


1. 산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주워 오겠습니다.

2. 나무와 풀을 함부로 꺽지 않겠습니다.

3. 정해진 숲길과 등산로 이외에 아무 곳이나 다니지 않겠습니다.

4. 산과 숲에서 함부로 불과 담배를 피지 않겠습니다.

5. 허용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취사나 야영을 하지 않겠습니다.

6. 산림내 불법행위를 목격할 시 이를 계도하거나 신고하겠습니다.


이걸 읽으니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더군요. 바로 제 남편인 오이군 입니다. 언제나 여행 중 한시간 정도를 쓰레기 줍기에 할애하는 오이군이 딱 좋아할 만한 선언문이더군요. 


▲ 안양천 동네 산책 중 쓰레기 줍는 오이군


▲ 울진에 다이빙 가서 막간을 이용해 쓰레기 줍는 오이군


저도 예전에는 쓰레기에 그저 눈쌀만 찌푸리던 사람이었는데, 그의 강요 없는 솔선 수범에 감동받아 이제는 같이 줍는 여자가 되었음은 물론이고요, 외국인이 우리의 자연을 소중히 여겨주는 모습에 감동한 여행지 주변 사람들이 저희와 함께 쓰레기 줍기에 동참해 주기도 합니다.


▲ 안면도 바람아래 해수욕장 산책도중 쓰레기 월척 발견!


▲ 인적없는 겨울바다에 웬 쓰레기가 이리 많노...안면도 바람아래 해수욕장


▲ 하늘도 감동, 쓰레기 줍는 그에게만 빛이 내리는 듯 ^^; ...안면도 바람아래 해수욕장


▲ 대천해수욕장에서의 한밤의 로맨스는 결국 쓰레기 줍기로 이어지고...


▲ 안면도 기지포 해수욕장 모래에 박힌 페트병 뽑는 오이군. 처남이 구경하다 결국 동참 ^^


정말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우리나란데요, 이렇게 쓰레기에 뒤덮혀 병들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기 그지없어요.


지난번에 포스팅 했던 용추계곡입니다. 정말 더없이 싱그럽고 아름답죠? 그냥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던 곳이었는데요, 그 예쁜 곳에도 군데군데 쓰레기들이 있어서 너무나 안타까왔답니다. 


신나게 물놀이 하던 오이군이 갑자기 물속을 열심히 들여다 보네요. 뭘 찾은걸까요? 금덩이라도 발견?

그러더니 갑자기 잠수를 합니다.

앗! 남편 왜그래? 별로 깊지도 않은데서 프리다이빙 하는겨?


그러고는 잠시 후 물위로 불쑥 올라온 그의 손에는 페트병 반쪽이 들려있었습니다.

횃불 들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 떠오르더군요. ^^;

진정한 자유를 즐길 줄 아는 손입니다. 자연을 마음껏 즐길 자유가 주어졌다면, 그것을 아름답게 지켜줘서 보답할 줄 아는 마음이 따라와야 하겠죠.

팔불출 마누라가 감동했네요. 제 가족 칭찬을 공개적으로 마구 마구해서 죄송합니다. ^^;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외국인 남편이 제가 사랑한다고 말만하고, 쓰레기 한번 안줍던 우리나라를 이렇게 매번 소중하게 여겨주니 기특하고 이쁜 마음이 들어요.


완전 폼잡고 올라왔지만 쓰레기 주웠으니 봐줍니다. ^^;


계곡 다른 쪽에서 놀다가 또 쓰레기 발견, 이번에는 사발면 그릇하고 비닐봉지.


그런데 계곡에서 수영복 입고 놀고 있으니, 한국 사람 정서로서는 조금 신기하죠? 외국인들은 오히려 물에 들어갈 때 반바지에 티셔츠까지 다 껴입고 들어가는 한국 사람을 신기해 합니다. 젖으면 몸에 붙고, 축축 쳐져서 거추장 스럽고, 수영도 잘 안되고, 나오면 젖은 옷 때문에 더 추운데 왜 입느냐고 물어봅니다. 우리는 수영복 입는게 쑥스럽다고 했더니, 해수욕장이나 워터파크에서는 잘들 입는데, 계곡은 왜 더 쑥스럽냐고 하네요. 음...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계곡에선 수영복 입으면 뭔가 이상한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물놀이 끝나고, 트레킹 할때는 큰 봉지 들고 아예 본적격으로 줍습니다.


트래킹 하면서 보니 참 가관이네요. 물가에서 돗자리 펴서 놀고 먹다가 돗자리 채로 버리고 갔습니다. 오이군 보기 진짜 민망하더라고요. 둘이서 열심히 다 주워 담았습니다. 치워놓으니 쓰레기장 같던 곳이 예쁜 자갈밭으로 되돌아 왔죠?


방금 그 자리를 치워 놓고 뿌듯하게 3미터 걸어갔는데, 이런 광경이 펼쳐 졌어요. ㅠ_ㅠ 정말 한숨이 나오더군요. 저걸 다 담을 비닐봉투도 없고, 이를 어쩐다. 그냥 갈까 하다가 플라스틱과 유리병, 비닐만 주웠습니다. 음식 남은거랑 종이류, 나무류는 자연분해 되겠지 싶어서요.


놀던 곳에서 한 20분 걸으며 모은 쓰레깁니다. 종이류와 나무 젓가락 같은건 다 안주웠어요. 담을 봉투가 없어서요. 저 과자 봉지안에는 슬리퍼도 한켤레 들었답니다. 놀러와서 한번 신으려고 산 슬리펀가봐요. 소주병 옆에 멀쩡한 슬리퍼를 그냥 버리고 갔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집에가서 버리면 좋을텐데.

그런데, 줍고 보니 또 이걸 버릴 곳이 마땅치 않더군요. 사람들이 각자의 쓰레기를 집으로 들고 가는게 정석이지만, 최소한 국립공원, 도립공원 입구에 큰 쓰레기 장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종량제 봉투 비싸다는 핑계 대고, 산에 쓰레기 놓고 가는 사람은 줄지 않을까요? 결국 저희는 저걸 다 집으로 들고 왔네요. 저희 아파트는 재활용 쓰레기 일주일에 한번밖에 수거 안하는데, 이게 웬 난리. -_-;


▲ 스위스의 쓰레기 없는 깨끗한 자연


오이군이 나고 자란 나라, 스위스는 자연이 예쁘기도 하지만, 산, 들, 호수 어디를 가도 쓰레기 한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답니다. 스위스 사람들은 자연속으로 피크닉을 갈때 일부러 큰 쓰레기 봉투를 하나 가져간답니다. 자기 쓰레기를 모두 담아오기 위함인데요, 모두가 그렇게 하니 자연속에 쓰레기가 남아있을 일이 없지요. 그 사람들이라고 주말에 산에서 놀고, 먹고 안하고 싶겠어요? 제가 6년 가까이 살아본 바로는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안하지 않아요. 대신 뒷처리가 확실한거죠. 딱히 놀곳이 없는 십대 청소년들도 산과 들, 호수에서 파티를 자주 하는데, 놀다가도 집에갈 때는 쓰레기를 꼼꼼하게 챙겨가더라고요. 아무 생각없는 비행 청소년 취급했다가 놀고 나서 깔끔하게 청소하는 걸 보고 다시봤어요. ^^;


그러나 우리 자연속엔 이미 쓰레기가 많이 떨어져 있죠. 이제부터 본인의 쓰레기를 가져오면서 쓰레기 봉투의 남는 공간만이라도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로 채워 오시는 건 어떨까요?

겨우 그정도로 뭐가 달라져?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람이 자연속에 떨어진 쓰레기 하나씩을 줍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미 우리 자연은 커다란 변화를 보일 거예요. 개불알 꽃도 더이상 멸종 위기의 꽃이 아닐거고요 ^^


이 광고 재치도 넘치지만, 그 취지도 너무 좋아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여러분도 저희와 함께 임자가 되지 않으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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