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잎 흩날리는 봄나들이

제주는 바야흐로 진짜 봄


창밖으로 남쪽의 화창한 햇살이 매일 나오라며 유혹하는 봄이되었다.

참...이번달에 일이 너무 많아서 밥먹는 것도 잊어버릴 지경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이거 자꾸 엉덩이가 들썩들썩해서 큰일이네. 

통영에 머무를 때부터 느낀건데, 남쪽은 햇살의 색감이 좀 다르달까? 명도가 좀 더 높고, 살짝 노란 빛이 도는, 같은 한국인데도 중부지방과 공기의 색이 은근 다르다. 이 노오란 색감의 햇빛의 문제는 대체 나를 그냥 얌전히 일하게 두질 않는 다는 것. 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지...

그래서 어제도 일하다말고 노트북 뚜껑도 덮지 못한채 급히 휴애리로 뛰쳐나가고 말았다.  


꽃사이에서 다들 이렇게 찍길래 나도 한댔더니 오이군이 어색하다고 구박...옛날엔 자다깨서 꽃잎이 아니라 밥풀 붙이고 있어도 이쁘댔는데, 애정은 식어가지고! (-_-+)


휴애리 매화동산.

요즘 제주의 핫플레이스라며 자꾸 여기저기서 눈에 띄어 궁금했는데, 이제 매화도 질 때가 되어서 오늘 못가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그 핑계였다. 매화는 내륙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라 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는데, 사실 제주에서는 꽃이 없는 계절이 따로 없어서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제주엔 겨우내 붉은 동백과 주황 귤들이 온동네를 뒤덮고, 이미 1월 1일 새해맞이를 하며 집에 가는 길목 곳곳에 성질 급한 유채도 피어 있었다. 


몽환적인 표정을 짓겠다고 했더니 바보 같다며 구박해서 어이 없어 빵터짐...내참 10년 넘었다 이건가... 내 남자친구 돌리도!


어쨌든 햇살에 등떠밀려 찾은 휴애리 매화동산.

그런데, 내가 좀 착각한 것은 휴애리 매화동산이 관광객을 위한 공원이 아니라 매화과수원인 줄 알았다는 것. 뭐 진짜 과수원도 관광지 밖에 쬐끔 있기는 한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매화동산은 자연생활공원 안에 있는 관광지로 무려 입장료가 인당 11,000원이나 되었다. 

뭐...뭐야?! 둘이면 22,000원...급작스레 점심때 살짝 산책한다며 온건데 좀 타격이 크다. 그래도 차타고 40분 달려 왔는데, 그냥 가기 뭐해서 들어가기는 했지만 살짝 속이 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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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동산 가운데 홀로 묶여 있던 흰말 한마리. 인사하러 갔더니 콧김을 막 뿜으면서 귀찮다고 저리 가라고...^^;; 하루종일 다들 와서 인사를 해대니 귀찮기는 하겠다


누가 누가 닮았나? 오이군이랑 머리스타일이 똑같은 ㅎㅎ


광양부터 하동, 구례에 이어지도록 몇개의 산 아니 산맥 한부분이 전부 매화과수원이었던 규모를 기대한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생각보다 훨~씬 작아서 그냥 요즘 여기 저기 많이 생기는 허브동산이나 동물체험농장 정원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쪽에는 매화동산, 한쪽에는 동백동산, 한쪽에는 수국동산, 한쪽에는 귤동산 뭐 그렇게 있어서 계절별로 제주도에서 피는 꽃을 볼 수 있고, 동물들도 나와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여행지로는 괜찮은 것 같다. 흑돼지로 동물쇼도 하는 모양인데, 구제역 주의기간이라 공연은 임시 중단되었다고 한다. 뭐 어차피 동물쇼는 반대하는 입장이라 그냥 계속 안하면 좋겠다 싶고. 

어쨌든 과수원같은 것이 아니고 관광지로 꾸며진 정원이라 제주의 광활한 자연과 운치를 기대하고 왔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생활공원바깥쪽에 매화과수원이 소규모로 있기는 한데, 사유지라 들어갈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뭐야? 너 그냥 왔어? 선물 없어?


아직 푸르르게 풀이 올라올 계절도 아니라서 매화동산에서 사진 몇방 찍고 나니 다른 꽃동산은 좀 황량하다. 그래서 동물들과 나의 11,000원에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며 토의에 들어 갔다. 

너, 너네 집 구경하는데 11,000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응?

그런데, 녀석들 내 질문에 아랑곳 하지 않고, 깜찍한 눈을 초롱초롱 뜨고 영업을 뛰네...

이쁜 언니, 멋진 오빠, 저기 가면 나 좋아하는 당근 파는데...나는 울타리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좀 사다줄래? ^^

녀석들은 먹이주기 체험에 익숙해서 사람이 가까이 오면 신나게 달려 온다는...^^;

온순한 토끼들이 가장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무인판매대에서 파는  당근같은 먹이를 구입해 줄 수도 있다. 사람이 들어가면 일단와서 손부터 확인하는 녀석들. 손이 비어 있으면 가차없이 떠나버린다.

뭐야. 못쉥긴 것들이 왜 빈손이야. 나 간다.




계절이 봄인지라 새로 태어난 아기동물들이 많이 있었다. 아기토끼도 뛰고, 아기 염소들도 잔뜩. 서로 들이받고 장난치고 노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궁금해서 살짝 다가왔다가도 손을 뻗으면 화들짝 놀라 도망간다. 

우리에는 강아지들도 있었는데, 사람들 오는 쪽으로 열심히 달려다니며 놀자고 부른다. 개들은 왜 태어나자마자 저렇게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 그래서 더 많이 사랑도 받지만 그래서 더 많이 수난을 겪기도 한다. 훌쩍. 



그 중에 나의 심장을 제일 세게 가격한 것은 다름 아닌 새끼돼지들

꺄아악! 새끼돼지는 왜! 왜! 왜! 이렇게 귀엽게 생긴걸까. 엄마 아빠는 저렇게 크고 뚱뚱한데, 늬들은 대체 누굴 닮은거니 ^^;

정말 사랑스럽게 킁킁거리다 발랄하게 뛰어다닌다. 그렇다. 돼지도, 그 무겁고 게으른 돼지도 어릴때는 깜찍하게 뛰.어 다닌다.



개구장이 송아지도 한마리 있다. 그런데, 얘는 엄청 저돌적으로 핥고 싶어 해서 난생처음 소 혀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대신 가까이 가면 얼굴도 가차없이 핥으니 조심. 손을 들어 올리면 마구 핥으려는데, 못하게 손을 뒤로 빼면 성질내며 머리로 우리를 막 들이 받기도 한다는. 송아지는 자주 본 적이 없어서 얘가 놀자는 건지 화내는 건지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오이군은 소매가 침에 흠뻑 젖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ㅋ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제주의 계절꽃을 조금씩 모아 놓은 체험정원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가족나들이 하기는 참 좋다. 아이들은 동물도 보고, 제주에서 그 계절에 피는 꽃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할 수 있으니 예쁜 사진은 많이 남을 것 같다. 그러나 입장료가 아무리 생각해도 많이 과한 것 같다. 성인 11,000원, 청소년 9,000원, 2살 이상 어린이 8천원이라니. (인터넷 쿠폰 찾아 보면 1-2천원 할인 가능) 가격에 비해서 규모도 많이 작고, 정원이 똑부러지게 관리가 잘 된 것도 아니라 다음에 또 가야지~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 곳이라 아쉽다. 

뭐 어쨌든 이렇게 핫플레이스 체크 완료.

얼릉 집에 가서 갑자기 구멍난 2만 2천원 매꾸려면 일이나 해야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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