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 태안반도 어디로 갈까?

바다와 사막, 습지, 산이 한자리에

화창한 햇살이 더이상 부담스럽지 않은 9월이 왔다. 

햇살은 밖으로 나오라고 화사하게 미소 짓고, 선선한 바람은 어서 나가 보라고 등을 떠민다. 

그래. 이렇게 날 좋은데, 집에만 있을 수 없지. 그런데, 어디를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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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 9월 중순 안면도 샛별해수욕장에서


바다? 

그래, 이거다. 곧 물속에 발담그기 꺼려질 계절이 올텐데, 최대한 즐겨줘야지. 여름의 끝을 붙잡고, 아직은 비릿한 내음 섞인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바다로 가자. 지난번에 보니 서해안은 9월 중순에 수영도 할만 하더라. 그래서 우리는 서울에서 두시간 남짓 운전을 하면 다다를 수 있는 청정 해변, 태안 해안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갈 바다 여행지는 너무나 많지만, 그 중 수도권에서 부담없이 떠날 수 있는 여행지 태안.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이라 맑고, 깨끗한 태안에는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안면도를 비롯해, 청정하고, 아름다운 여행지들이 많이 몰려 있다. 안면도는 예전에 두가지 테마에 맞춰 소개드린 적이 있으니, 오늘은 태안반도를 중심으로 코스를 계획해 보았다.


 안면도 1박 2일 여행지 둘러보기 

테마 1. 휴식을 위한 힐링 여행

테마 2. 액티비티 족을 위한 신나는 여행



Day 1

태안반도로 가는 길

가을이 살금 살금 내리는 모습

9월의 어느 주말, 태안으로 가는 길. 햇살이 이렇게 화창할 수가 없다. 푹푹찌던 공기는 청량하게 맑아졌고, 하늘도 푸르른데, 곳곳에 꽃까지 만발해 있다. 작은 벌 한마리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인지 일하는 것도 잊은 채, 꽃잎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


박각시 나방도 겨울이 오기전 열심히 꿀을 먹어 두려는지 바쁘기 그지 없다. 박각시 나방은 복실 복실하고, 엄지 손가락 만큼 커다래서 간혹 벌새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벌새가 살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을에 가장 기분좋은 풍경은 바로 노랗게 익어가는 들판이다. 서서히 황금 빛으로 변해가는 들판을 보니 저 쌀이 다 내것은 아니지만, 웬지 마음이 풍요로와지는 것 같다. ^^



 Destination 1 

서산 버드랜드

천수만의 풍경을 한눈에 담다

태안은 서울에서 갈 때는 서산 IC를 거쳐 가도 되지만, 우리는 염두해 뒀던 몽산포 해수욕장이 해안국립공원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었으므로 홍성 IC를 거쳐갔다. 전에 안면도 가는 길에 봐 뒀던 서산 버드랜드도 들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알록달록한 피라미드와 흰 탑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


철새는 보통 겨울에 오지만, 철새의 계절이 아니라고 해서 이곳에 볼 것이 없는 건 아니다. 새 모형을 전시해 놓은 철새박물관이 있어서, 이 지역에 어떤 새들이 서식하는지 배워볼 수 있었다. 또 그간 이름만 들어본 새들을 모형으로나마 가까이 볼 수 있었는데, 기러기두루미가 이렇게 엄청나게 큰 새인지 몰랐다. 특히 이 부근에 산다는 검독수리는 날개를 펼치면 그 길이가 2m가 넘어간다. 내 키 보다 훨씬 큰 독수리가 머리위로 가까이 날아가면 조금 무서울 것 같다. ^^;


철새는 없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이곳에 와야만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바로 아름다운 꽃밭이 그 한가지. 꽃이 워낙 많아서 그냥 앉아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힐링여행지다.


또 다른 한가지는 간척사업으로 담수호가 된 천수만을 배경으로 펼쳐친 푸르른 들판. 철대 탐조대에서 천수만주변으로 몰려드는 새들은 물론, 사방으로 확 트인 황금들판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INFORMATION

www.seosanbirdland.kr

주소 |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로 655-73

전화 | 041-664-7455

입장료 | 어른 3,000 / 어린이 1,500



 Destination 2 

천리포 해수욕장

북적이는 해변이 싫다면 이곳으로 오라

우리는 원래 몽산포 해수욕장을 생각하고 왔는데, 유명세 덕분에 주말에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성수기때와 비할바는 아니지만,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었던 우리는 계획을 급 변경 몽산포보다 조금 위쪽에 있는 만리포로 향했다. 그러나 역시 그곳도 마찬가지. 많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늦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기왕에 여기까지 올라온 것, 더 위쪽 천리포 해수욕장은 어떨까? 궁금해서 살짝 구경을 갔는데, 바로 여기가 오늘 우리가 원하던 조용한 해변이구나 싶었다.


만리포나 몽산포처럼 길이가 긴 해변은 아니지만, 오히려 모래사장 폭은 더 넓다. 게다가 잘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 주변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던 것. 조그마한 해변에 맑은 물이 모래위로 찰랑이고, 그저 갈매기들만 쉬고 있을 뿐, 사람의 발자국은 보이지 않는다.


해변의 오른쪽 끝에 항구가 있는데, 그 뒤쪽으로는 갯바위가 이어져서 갯바위 낚시도 함께 즐길 수 있겠다.



Day 2

 Destination 3 

신두리 해안 사구

사막 여우를 찾아서

첫째날은 물놀이와 해루질, 갯바위 낚시 등으로 바다를 실컷 즐겼다면, 이튿날은 태안 내륙의 색다른 모습을 구경해 보자.

그 첫번째로, 사막 구경.


아니? 우리나라에 사막이 있다고?

신두리에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 사구는 진짜 사막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뜨거운 햇살과 숨막히는 열기 없이 사막을 즐길 수있다 ^^

감자의 동생이 폼잡고 서 있는 뒤쪽으로 사막여우의 귀가 쫑긋하게 보일 것만 같은 느낌.


신두리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하여 밀어 올려진 모래가 쌓여, 그곳에서 오랜세월 바람을 맞으며 구릉 모양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해변을 따라 약 3.4km정도가 사구인데, 그 중 원형이 잘 보존된 북쪽지역은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사구식물과 멸종위기 동식물을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예전에 호주에서 봤던 해안 사구들이 떠올랐는데, 우리도 여기서 모래 썰매 타게 해 주면 좋을텐데...^^;



 Destination 4 

두웅 습지

행운의 금 개구리가 사는 곳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고즈넉한 풍경이 아름다운 두웅습지가 있다. 

모래언덕인 사구의 뒤쪽으로는 습지가 생기기 마련인데, 두웅습지는 이런 사구습지의 전형적인 예이다. 사구로인해 생긴 습지를 다 사구습지라 부르지만, 호수처럼 항상 물이 고여 있는 곳은 두웅습지가 유일하다고 한다.


작고 예쁘긴 한데, 뭔가 평범한 걸? 연꽃이 있는 7-8월에는 더 아름다왔을 것 같다.

그냥 보기에는 작은 규모의 평범한 습지같아 보일지라도, 이곳은 해안사구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서, 창녕 우포늪, 전남 순천만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 18개있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람사르 협약 

농지확장, 갯벌 매립등으로 세계적으로 50%이상의 습지가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태,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한 이용을 유도하고자 3-4년에 한번씩 국제 총회를 열어 세계 중요 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합니다. 예전에 소개 드렸던 일본 이시가키의 나구라 안빠루 습지도 람사르 습지중 한곳이었죠. 현재 159개국이 이 협약에 가입되어 있고, 우리나라는 1997년에 가입했습니다. (위키피디아 참고)


관련글 야이마무라, 이시가키 전통마을 이야기


산책로가 나 있어 걷다보니 여기 저기에 작은 개구리들이 눈에 띈다.

일반 습지와 다르게 바닥이 모래로 되어있고, 바닷가에 가깝지만 사구 덕분에 바닷물이 전혀 침투되지 않아 100%담수로 이루어진 습지라고 한다. 이곳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금개구리와 맹꽁이, 표범 장지뱀 등이 사는데, 그중 금개구리가 이곳의 상징인 가보다. 입구에 커다란 금개구리 동상이 있어서 만지면, 복이 온다고 ^^ 게다가 화장실도 개구리 모양이다. 개구리가 눈에 띌 때마다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등에 금빛 줄이 세로로 두개 있는 금개구리는 한마리도 없네. 멸종위기라고 하더니 개체수가 얼마 되지 않는 모양이다.



 Destination 5 

태안 마애 삼존 불상

태안에서 만나는 백제의 미소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은 태안을 은은한 미소로 지켜 주고 있는 마애삼존불.

백제시대의 마애 불상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국보 307호이다. 태안의 백화산 봉우리 아래 있는 태을암이라는 사찰안에 모셔져 있다.


백화산 봉우리 아래 큰 암석의 동쪽면에 새겨진 삼존불은 원래 무릎 아래가 땅에 묻혀있었는데, 1995년 발굴하고 아래쪽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보호각을 지어 건물 내부에 있는데, 우리는 그걸 몰랐기에 밖에 있는 대형 암석을 찾아 사찰을 돌고 돌아 저 위쪽 등산로까지 올라갔다 내려 왔다는...

삼존불은 얼굴 부위가 많이 마모되어 처음에는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보다 보니 조금 특이한 구석이 있다. 보통 가운데 불상이 가장 크고, 양쪽으로 작은 보살이 보좌하는거 아닌가...? 나중에 찾아보니 이덕분에 희귀한 것으로 취급되어 그 가치가 크다고 한다. 보통 가운데 부처인 본존불이 있고, 양쪽을 보살이 보좌하는데, 이것은 조그마한 관음보살을 우람한 약사여래와 석가여래가 양쪽에서 보좌하는 파격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불상 아래 백제시대의 연화대좌가 확인되어 6세기 즈음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초기의 불상이라고 추측한다.


산위에 있어 한 낮의 해가 한풀 꺾여 시원해 질 무렵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차로 사찰 입구까지 갈 수 있고, 사찰 뒤쪽으로는 등산로가 이어져 오후에 간단히 트래킹도 할 수 있다. 사찰에 들어서는 것 만으로도 태안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바다, 산, 사막, 습지 등 다양한 자연 환경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태안.

가을 바람 솔솔 부는 이번 주말, 태안 여행 어떠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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