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대머리가 없다잖아요

그래서 난 당당히 공짜를 탐닉한다

아, 물론 공짜가 아닌것을 공짜로 달라고 조른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미 공짜인 것들을 찾아 열심히 누리려 한다는 이야기다.

콘서트도 마찬가지다. 집앞에서 이런 대형 콘서트가 열려주는데, 당연히 누려줘야 주최측에 대한 도리가 아니겠는가? 많이들 와 줘야 또 이사람들도 업되서 계속 할테니 서로에게 좋은 것. 

그래서 우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연장에 부지런히 출석했다. 예의바르게...

( 뚱딴지 같이 갑자기 집앞에 무슨 콘서트냐고?

나의 슬로우 블로그는 지금 아직 오래전 캐나다 여행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앞 콘서트는 몬트리올 에서 열린 Les Francofolies. )

지난번엔 무대위 소개를 했으니 오늘은 무대 밖의 축제 분위기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프랑코폴리 현장스케치


공연장엔 콘서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 작은 행사들이 진행되기도 하고, 예술적인 조형들이 전시되기도 한다. 이것은 일렉트릭 파워를 상징하려는 듯, 캐나다 전원 플러그 모양이 가로등으로 변신하여 전시되었다.


굿굿 아이디어. 폐 타이어를 잘라 컬러풀 앵무새 화분을 만들었다. 거리 조형으로 그만인듯~! 내구성 좋은 타이어에 유광페인트로 칠한것이니, 비바람에도 잘 버틸것이고, 보기에도 이렇게 예쁘니, 꽃이 없다 하더라도 환상적인 거리 장식이 될 것 같다. 이런 아이디어, 적극 지원해 줘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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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무대중 중형 공연장의 분위기는 이랬다. 아직 초저녁이라 사람이 많진 않지만, 밤에 사람이 많은 시간에도 모두 멀지감치 편하게 않아 오손 도손 햄버거도 먹고, 맥주도 마셔가며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관람을 한다. 어릴때는 서태지 빠순이로 (^^;;) 아이돌 콘서트, 대학 이후로는 하드코어, 헤비메탈에 심취해 슬램에 헤드벵잉 하는 라이브 클럽 콘서트, 지금도 역시 장르는 다르지만 락 콘서트만 다니므로 감자에게 이런 여유로운 분위기의 콘서트는 별천지였다. 서로 앞으로 한발짝이라도 더 갈려고 쥐포처럼 눌리고, 등에는 와플처럼 패턴이 찍혀야 정상(?)인데, 이 어마 어마한 안전 거리라니...


그래서 우리도 그들처럼 편안하게 앉아, 간이 상점에서 판매하는 수제 햄버거를 구입하여 맛있게 얌냠 먹을라는데...

어. 나 치즈버거 시켰는데, 치즈가 없따?

평소 같으면 스프링처럼 튕겨 일어나 따지러 갈텐데, 오늘은 평화 모드...(사실은 귀차니즘 재발) 그냥 먹을란다. 그러나, 그 순간 바람같이 내 입 앞까지 온 햄버거를 낚아채 항의하러 가는 우리 오이군.


당당히 치즈를 추가받은 햄버거를 들고서, 개선장군처럼 성큼 성큼 씩씩하게 돌아오는 우리 남편. 양손에 들린 치즈버거가 그의 머리 뒤에 후광을 넣어 주었다. 어서와, 쟈갸~


햄버거를 와구 와구 먹으며 오이군 하는 말이 '치즈 추가 1달러 였거든. 그걸 포기하다니, 무슨 한겨울에 감자싹나는 소리야.'

아, 맞다. 맞아. 공짜는 찾아다니는데, 돈낸 걸 안찾아 오려 했다니, 이게 무슨 아이러닌가...반성.


아직 환한데 관객석 조명이 휘엉청. 전기가 과잉 생산되서 마구 사용해 줘야 미덕이라는 캠페인이라도 벌이는 걸까? 퀘백가는 길, 쨍하게 밝은 날에 가로등도 팍팍 켜있더니 또 이런다. 내가 환경보호가는 아니지만, 이거 이러면 안돼는거 아닌가...


핸섬 비어 보이, 맥주 안좋아하는데 시키고 싶네...

비어 보이들은 여성 관람객 근처를 맴돌고, 반대로 슈퍼모델급의 비어 걸 들은 남성 관람객들 사이를 거닌다. 결과는 꽤 좋은것 같다. 한 십분이면 트레이에 가득 있던 맥주를 싹 비우고, 펍으로들 돌아가는걸 보면...


배부르니 좋구만...~ 데굴 거리며 음악 감상 ^^

한국에도 이런 콘서트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 이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자라섬 리듬 엔 바비큐 페스티벌에 갔더니 분위기가 이렇더라. 여유롭게 데굴거리며, 바비큐를 굽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 )


자라섬 리듬 앤 바비큐 현장 스케치


공연 사이에 쉬는 시간. 잔디밭 여기 저기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보기 좋다. 한강 시민 공원 분위기가 콘서트장에서 난다고 할까?


잠시 수입오이 한눈 파는 사이에 내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무얼까?


그래, 그래. 맥주야 맥주. 이거 아까 그 핸섬 비어 보이한테 시킨거 아니라니까?

(거기 총각, 맥주 한잔 주소...~ ㅋㅋㅋ)

 

우리는 둘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알콜, 즉 맥주와 와인을 좋아하지 않아서 가끔 번거로울 때가 있다. 이날도 위스키 콜라 한잔이 격하게 땡겼는데, 공연장 안에서 롱드링크 류는 판매를 하지 않는거다. 흙... T_T

난 아쉬운대로 맥주를 홀짝 거렸지만 오이는 먹는 것에 있어서 만큼은 대쪽같이 단단한 오이인지라, 맥주를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 감자의 동글 동글한 애교로 한잔 같이 하자 열심히 꼬셨건만 싫은건 죽어도 싫다니...단단해서 오이지 담그면 맛이 없을것 같다. 어쨌든 이날은 혼자 맥주마시고, 살짝 알딸딸한 기분으로 말짱한 오이와 함께 공연을 봤다. 안그래도 맛없는 맥주가 혼자 마시니 진짜 *$$&@#$ 스러웠지만 무슨 알콜 중독기가 발했는지 결국 끝까지 쭈욱 비웠다.


이렇게 여유로운 공연장에서도 안경이 벗겨지고 밟히다니...이 안경주인도 오늘 알콜중독 본능이 발휘된걸까? 오늘같은 한적한 공연날은 하얀 돌 바닥에서 까만 안경 잃어버리고 못찾기가 오이군 맥주에 담그는 것 보다 더 어려울것 같은데...


웬 아이스크림 사진을 초대형으로 찍어서 올려놨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공연장 근처에서 데일리여왕 아이스크림을 본 감자는 정말이지 너무 너무 기뻐서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한국에서 가뭄에 콩나듯 한번씩 먹던 건데, 스위스에 가니 이거 페스트 푸드라고는 맥X날X 밖에 없는 거다. 아이스크림도 이렇게 초컬릿에 풍덩 담가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질 않는다. 집에서 직접 초컬릿 녹여 부어 먹는 수 밖에...물론 집에서 해 먹어도 맛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이쁘게 콘에 담아 골고루 묻혀 주는 것 하고 같나. ^^; 사실 감자는 패스트 푸드에 그리 열광하지 않았는데, 희귀성의 법칙. 없으면 땡긴다. 약간 오버해서 스위스에서는 문명과 동떨어진 전원생활을 했더니, 아이스크림 하나에도 이렇게 감격하게 된다. 물론 아는게 많아야 먹고 싶은것도 많다고, 이 아이스크림을 먹어본적도 없고, 먹어도 그렇게 대단히 특별한 것을 못느끼는 오이군은 아이스크림 들고 혼자 히죽 히죽거리며, 사진찍고 있는 감자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다. 이건 맛보다는 뭐랄까...내 고향인 도시 생활에 대한 그리움? 하여간 그런게 있어~~~ 훌쩍.

(이때 나는 5년 반 동안의 스위스 생활을 접고, 바로 캐나다로 갔었기 때문에, 이런 도시 문명에 목이 말라 있었다.)




공연장 주변의 밤풍경

몬트리올 

공연장 주차장 옆에는 이렇게 자전거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어, 복잡한 도심속의 콘서트에 시민들이 간편하게 자전거를 타고 올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한국도 자전거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공연장 주변의 임시 자전거 주차장, 좋은 대책이 되지 않을까? 물론 한국에도 역주변에 있는건 알지만, 행사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면 이용인구가 더 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자전거가 보편화 되어 있는 이곳에는 공연장 뿐만 아니라 시내 가게 앞에 위 사진처럼 아예 자전거 주차대가 설치되어 있다. 일반 자동차 주차장 처럼 동전을 넣고, 제한 시간동안 주차를 하는건데, 물론 차보다 훠얼~씬 저렴하고, 가게 앞까지 가서 안전하게 매어 둘 수 있으므로, 간편하게 자전거 쇼핑이 가능하다. 주차 요금이 있는 이유는 당연히 차와 마찬가지로 누가 하루 종일 주구장창 매어 놓고 영업 방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감자랑 오이도 자전거를 타고 자주 동네 슈퍼나 가게등을 다니는데, 한국에서는 가게 앞에 마땅히 세우기도 애매할 뿐더러 세워도 누가 집어갈까봐 조마조마, 물건을 제대로 사기가 힘들어서, 요즘엔 포기 했다.


몬트리올은 프랑코폴리도 유명하지만, 그 이후에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이 더 유명하다. 물론 이 재즈 페스티벌도 야외 공연은 전부 무료로 진행이 된다. 이 건물은 그 재즈 페스티벌의 주최가 되는 재즈관. 세계의 유명한 재스 아티스트들이 찾는 곳으로, 감자와 오이도 매우 궁금하였으나, 아무래도 실내 콘서트는 가격이 좀 있는 관계로 패스. 주변에 무료 공연이 끊이지 않는데 뭘 구테여 ^^; (사실 감자와 오이는 재즈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ㅋㅋㅋ)

 

이렇게 거의 세달간 몬트리올 시내에서는 대략 10일 간격으로 장르를 바꿔가며 콘서트를 열어서, 페스티벌의 도시라는 별명에 손색이 없는 방침을 펼치고 있다. 캬아~ 이러니 몬트리올 사람들이 밝고 상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즐거운 일이 주변에서 끊이지 않으니 말이다.


근처 샵에서 팔고 있는 아이디어 섹쉬 의자. 그렇지만 근육질의 또는 배나온 아저씨가 앉으면? ㅋㅋ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따뜻한 차한잔이 생각나서 24시간 하는 카페에 들어갔다. 이것 역시 내 고향 서울을 그립게 하는 한가지, 카페에 앉아 내 노트북 꺼내서 인터넷 하기. 읽으시는 분들은 무슨 미개한 곳에 살길래 이런 얘기를 하나 싶으시겠지만, 감자와 오이가 5년반 동안 지지고 볶았던 스위스에는 이런류의 카페가 정말 없다. 취리히나 로잔, 제네바쯤 가면 별다방이 있어서 인터넷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2011년 초까지 스위스 전체에 있는 별다방 수는 내가 알기로 9개. 때문에 어떤 지점에를 가나 자리 맡기는 오이 줄기에 감자 나는것 만큼 어렵고, 주말엔 주문 줄이 십미터씩 서 있을 때도 있다. 무슨 전국 맛집도 아니고 별다방 줄이 이십분씩 기다린단 말인가...그러면서 사실 감자도 뉴욕식 치즈케이크 한조각에 초코 프라페치노가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그리운 날이 있어, 사십분 기차 타고 가서 이십분 줄 선 후, 자리가 없어 테이크 아웃으로 가지고 나와, 호숫가에 앉아 고물 고물 먹은 적이 있다. 그 달콤했던 맛이란...

내가 살던 뉘샤텔엔 그나마 있는 일반 카페들도 보통 아홉시 이전에 문을 닫는다. 어쨌든 이 인터넷이 되는 카페, 조만간 오이군과 하루 날잡아 이곳에서 일을 해보도록 해야겠다. (오이군은 프로그래머, 컴퓨터와 인터넷이 되면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 근데,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 24시간 카페는 없는듯? 있나? 나이를 먹으니 12시 넘도록 밖에서 놀 일이 없어서 사실 잘 모르겠다. ^^ㅋ



※ 여행일자 : 2011.06.09-18




Les Francofolies 축제

• www.francofolies.com

• 2014년 일정 : 6월 12일 - 22일 
(놓쳐도 아쉬워 하실 필요 없습니다. 끝나면 바로 재즈 페스티벌이 이어지고, 그 뒤로도 아프리칸 음악, 락음악, 드럼 페스티벌 등등 끊임없이 여러 무료 축제가 여름내 진행됩니다.)

• 장소 : 지하철 역 Place des Arts 앞 여러 건물과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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