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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day 5-11. 축제의 도시 몬트리올, 프랑코폴리 축제 Les Francofolies
2013. 12. 5. 15:29

축제의 도시 몬트리올
Montréal, The city of Festival

 

정말 간만에 몬트리올 이야기.

나의 시공을 넘나드는, 느리고 느린 블로그는 아아주 오래전으로 돌아간다. -_-;

늙은이 같지만 한마디 해야겠다. 아~ 시간이 참 빠르구나...

 

 

우리가 퀘벡에서 야채사육장으로 돌아왔을 때 몬트리올은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바로 프랑코폴리 음악 축제가 시작해 있었던 것. 몬트리올은 축제의 도시라는 별명대로 일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날씨 좋은 5월부터는 거리 음악제가 시작되는데, 이 프랑코폴리도 그중 하나로 정말 멋지게도 거의 모든 공연이 무료이다. 가끔 실내 공연장에서 유료로 하는것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커다란 무대는 야외에 설치 되어있어서 누구에게나 무료! 입구에서 식음료가 있는지 가방검사를 하는데, 무료공연인 대신 그곳에서 사먹으라는 취지라고 한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서 안에서 사먹어도 되지만 음식류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핫도그, 햄버거, 피자, 푸틴 정도?) 식사는 공연 존 바깥에서 먹는것이 나은듯 ^^

 

몬트리올 음식점 가격은 서울과 비슷하거나 1-2천원 정도 더 비싸다. 스위스의 살인적인 레스토랑 가격에 길든 야채들은 상대적으로 이 곳 가격이 부담스럽진 않았지만 숙소가 공연장에서 십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집에서 해결했다. 사육장, 이렇게라도 써야하지 않겠는가...

 

프랑코폴리는 프랑스어권(Franco) 지역의 가수들(Folies : '미친 사람들' 이란 뜻이나 그냥 장난스럽게 쓰는 단어)을 초청하여 10일간 이어지는 대규모 음악 축제이다. 출연진에 내가 아는 이름은 없었지만 우리 프랑코 폰 (Francophone : 프랑스어가 모국어인 사람)인 오이군은 나름 유명한 몇몇 가수들이 온다고 신나하고 있다.

 

 

유후~ 공짜 이벤트.

가수를 알든 모르든 공짜 축제는 한껏 즐겨줘야지~

퀘벡에서 놓친 여름 이벤트들을 만회하려는 듯 야채들은 매일 저녁 거리로 쏘다니며 콘서트를 즐겼는데, 불쌍한 오이군. 낮에 일하고, 밤에 즐기는 반쪽 관광객이라 졸린가보다. 공연보다가 가끔 서서 잔다.

나? 나는 이때 백수였으므로 레알 관광객이라 마냥 신이 났었다.

 

 

이 가수는 클로에 라까스 Chloé Lacasse 라고 우연히 발견해낸 보물이다. 가장 작은 공연장에서 펼쳐진 수수한 공연이었는데, 슈게이징(shoe gazing) 스타일의 연주가 몰입감이 있었다. 그렇게 유명한 가수는 아닌지 동영상이 많이 없긴 한데, 궁금하신분들은 한번 들어보시길. (위 동영상 클릭) 이날 우리가 봤던 공연을 관객이 녹화한 듯하다. 야채들이 팍 꽃혔던 노래는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그리고 이것이 메인 무대이다. 화려한 조명과 신나는 음악이 도시 한가운데를 가르는 것이 통쾌했다. 보통 이런 대형 야외 공연은 중심에서 벗어나 시골비슷한 곳에서 하기 마련인데, 이 신나는 몬트리올 사람들, 아예 가장 복잡한 최중심가를 골라 찻길을 다 막아 놓고, 죽어라 밤새 떠들고 논다. ^^;

늘 파티하는 도시라 시끄러워서 잠은 좀 못잤지만 뭐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는 사실 쫌 부러웠다. 가수들이 80년대를 장식하던 락엔롤 스타부터 20대 팝 가수까지 다양한 만큼 관객 연령층도 다양했다. 가족단위로 나와 애들 무등 테우고 엄마 아빠들이 방방 뛰는 것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왼쪽 사진의 노래는 분위기 있었고, 오른쪽 사진에 듀엣으로 부르고 있는 여가수는 목소리로 방탄벽도 깰것같은 파워를 자랑하던 락엔롤 가수다. 한 50대쯤 되보이는데, 섹시하시다 못해 무서웠다. ㅎㅎ 

 

 

그러다 잠깐 폭발 가창력의 여가수의 분위기가 뭔가 향수젖고 숙연해지는 듯 하더니 여러 사람이 나와 갑자기 때창을 한다. 뭐지 이 분위기...? 그런데 잘 보니 아...남자가수 두 팔과 한쪽 다리가 없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파워풀 하다. 다같이 모여 게리(Gerry) 라는 가수를 추모하며 불렀는데, 뭔가 사연이 있는듯 하다. 왼쪽의 흑백 영상은 이 가수들의 옛날 모습인듯.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

   

이 공연은 다른쪽에 설치되어 있던 서브 무대였는데, 신나는 정통 프랑스 음악 Chanson Francais 이었다. 어릴적에 샹송이라 함은 무조건 코맹맹한 소리의 멜랑꼴리한 음악을 말하는 건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샹송은 프랑스어로 그냥 노래라는 뜻. 따라서 샹송도 유행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또다른 장소의 또다른 공연. 무대가 도시 여기저기 있어 찾아 다니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데, 축제를 보는 내내 뭔가 빠졌다 느꼈는데, 축제 끝무렵에 출연했던 아프리칸 그룹을 보고 그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여전히 히피 비스므레한 칭구들이 존재하는 서구문화권에서는 레게류의 흑인 음악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히피라고 할 수도 없고, 흑인문화라 하기도 애매하고, 중남미 문화랑 섞인 것도 같은 차림의 친구들은 보통 드레드 머리에 인도, 아프리카, 네팔, 캐리비안 쯔음에서 건너온 듯한 원산지 불분명의 얇은 천으로 된 옷과 주렁주렁한 가방 등 으로 치장을 하고 다니는데, 그들의 삶은 직접적으로 히피나 아프리칸하고는 관련이 없는것 같다. 그냥 스타일의 한 종류.

 

그리고, 이런 차림의 친구들이 나올 때 항상 따라다니는 것은 바로 마리화나 구름이다. 처음에는 어마어마한 문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스위스에 갔던 첫 해에 야외 콘서트 장에 갔는데, 담배와는 좀 다른 민트잎 태운 듯한 냄새가 어디서 솔솔 풍겨 온다. 오묘한 냄새가 이상해서 친구들에게 뭐냐 물으니 시큰둥하게 마리화나 라고 대답한다. 헉...그, 그것은 바로 우리가 대마초라 부르며 피우면 각종 범죄를 저지른다 소문이 나 있고, 그러다 걸리면 쇠고랑 차는 그 무시무시한 마약의 한 종류가 아닌가? 그러나 마리화나 법이 애매모호한 유럽 쪽에서는 이게 불법이기는 한데, 그 강도가 어정쩡해서 야외 콘서트 장에 가면 흡연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다행히도 걱정하던 것과는 달리 그들이 뭐 행패를 부리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문제는 이게 근육 이완작용을 하는데, 주변에서 단체로 뻑뻑 피워대면 옆에 있는 사람도 영향을 받는 다는 것. 특히 나는 담배 연기에도 쉽게 손발이 저린 타입이라 이 냄새가 스믈스믈 올라오기 시작하면 한껏 신이 나서 공연을 보려다 갑자기 피곤이 쯔나미 몰려오듯 기운이 쭉 빠져 삶은 감자처럼 흐믈 흐믈 바닥에 풀어져 버린다. 이날도 주변에 히피들이 버글버글 했지만 설마 이 큰 도심 한가운데서...? 라고 생각 했다가 큰 코 다칠 뻔. 공연이 시작하자 스위스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초대형 인공 마리화나 구름이 생겨난거다. 처음에는 드라이아이스로 무대 안개 뿌린 건 줄. 무대 연출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기운이 쪽 빠져 버리며 속이 메스껍길래 오이군과 잽싸게 후퇴를 했다. 결국 이 날이 축제 마지막 날이었는데, 공연이고 뭐고 엄청난 피곤에 맥을 못추고 지친 발을 질질 끌며 야채 사육장으로 되돌와야만 했다. -_-;

 

 

이들은 소박했지만 기억에 남는 신나는 헤비메탈 밴드. 키가 크다는 점을 제외하고 외모가 드워프를 연상 시켰던 파워풀한 밴드였다. 조선무 두개는 붙인 것 같은 엄청난 다리에 스코트랜드 사람인지 퀼트를 입고 있어서 더 인상적이더라. 어찌나 열정적으로 흔들던지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도 사진이 전부 흔들렸다. ^^;

간이 펍(Pub)내에서 펼쳐진 공연으로 관객들이 1000cc 대형 맥주컵을 들고 테이블을 쿵쿵 치며 관람했으면 딱 좋았을 분위기였지만...모두들 이렇게 얌전히 앉아서 이 신나는 공연을 다소곳하게 경청하더라. 관객만 보면 클래식 콘서트였대도 믿었을 정도...-_-;

 

 

그리고 또 다른 날 메인 공연장에 이번 축제기간 중 유일하게 나도 아는 가수인 칼리(Cali)가 나왔다. 오~ 유명가수 공연을 제일 큰 공연장에서 공짜로 보다니...좋구나!

이 사람은 요란한 퍼포먼스가 트레이드마크인데, 발광하는 관객에 힘입어, 관객 밟고 걸어가기를 시도하더라. 파닥파닥파닥...쉽지 않은가보다. 하도 파닥파닥해서 날아도 갈 수 있을것 같다. 결국은 걷기 포기하고, 사람들 손에 엎드려 이리저리 이동해 다닌다. 근데, 이 가수...보다보니 왜 김장훈씨가 떠오르는걸까? ㅎㅎ

 

 

드디어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우뚝 섰다.

'엄마~ 나 관객밟고 섰어!'

자랑스러운듯 한팔을 번쩍 치켜 올렸다.

 

 

제대로 신났는지 관객도 무대위로 불러들인다. 물론 여자만...

자연스런 어깨동무~ 여자는 가문의 영광인듯 카메라를 보고 있는 힘껏 환하게 웃는다. 

'엄마, 나 방송탔어~ >_<'

 

 

 

 

 

물론 이렇게 열흘 내내 모든 공연에 사람들이 가득했던 것만은 아니다. 작은 무대에서는 위의 인상좋은 아저씨처럼 땀을 뻘뻘 흘리며 열창을 해도...

 

 

이렇게 텅빈 객석에서 가수의 가족임을 의심케 하는 한명의 여성 팬만이 신나게 흔들고 있을 때도 있었다.

'힘내세요, 미스터 김~ 언젠가는 당신도 할 수 있어요!'

 

 

 

 

       

공짜 좋아하는 녀자, 물만났네!

축제일자 : 2011.0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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