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의 숨은 명소 도로유 온천마을 가는 길

아키타의 연두빛 5월의 봄산에는 아직도 눈이?!


 드라마 아이리스로 유명해진 아키타현은 맛난 쌀로 유명하다. 모내기 전 풍경


5월에 두번이나 있는 황금연휴에 어디를 갈까?

만약 내게도 그런 황금연휴라는게 주어진다면 나는 아키타를 한번 더 가고 싶다. 한국보다 북쪽에 위치해 5월 말이나 되어야 드디어 눈이 거의 다 녹으면서 푸르르게 빛나는 아키타. 수량이 풍부해 온산과 들판이 싱싱한 연둣빛으로 물드는 그곳에서 뜨끈한 온천과 함께 대자연속에 파묻혀 트레킹을 즐겨보리라. 맛깔스런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는 당연한 이야기고 ^^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집은 오이군이 스위스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므로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은 그냥 평범한 하루. 황금연휴라는게 없어서 군침만 꼴깍 삼기며 지난 여행을 되돌아 본다.)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는 엄청난 양의 눈이 쌓인 풍경만 소개되었지만, 봄이되면 이렇게 녹음이 푸르르고 때묻지 않은 웅장한 자연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때는 5월 말이었는데, 산 아래는 모내기 준비에 한창인 반면 아직도 산 꼭대기에는 눈이 다 녹지 않아 어딘지 스위스의 풍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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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도 이렇게 처음 보는 새들이 동네를 거닐고 있다



우리는 아키타현의 남쪽에 있는 도로유 온천마을에 가고 있었는데, 산 기슭 곳곳에 연보라빛 꽃이 피어 그림보다 더 그림같은 풍경이 차창밖으로 흘렀다.

한국에는 드라마 아이리스에 나왔던 츠루노유 온천이 있는 뉴토 온천마을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아키타현에는 전역에 매우 많은 온천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 숲속의 옹달샘처럼 자연에 포옥 파묻힌 노천탕을 가지고 있고, 남녀혼탕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뾰족한 모양의 소나무들 하며, 저 멀리 눈이 다 녹지 않은 산이며, 강수량이 많아 촉촉하게 연둣빛으로 덮인 들판하며 전반적으로 오이군의 고향 스위스와 많이 닮아 있다



역시 스위스의 집들처럼 돌담을 타고 꽃이 자라고 있다



이렇게 일본식 건물들이 없었다면 정말 스위스라고 착각할 뻔



 길가다 풍경이 너무 예뻐서 잠시 포토 타임


일본은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어서 렌트카 여행을 망설이시는 분들이 있는데, 의외로 별로 다르지 않다. 깜빡이 대신 앞 유리 와이퍼를 작동하곤 하지만, 큰 문제 없이 다닐 수 있었다. 좌회전이나 우회전 할때 가끔 차선이 헤깔리는데, 옆사람이 계속해서 왼쪽 차선, 왼쪽 차선을 외쳐주면 된다 ^^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도 낭만이 있지만, 역시 렌트카를 이용해야 스케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구석 구석 돌아다닐 수 있는 것 같다. 길가에서 예정에 없던 멋진 곳을 발견해 멈춰 구경할 수 있는 건 역시 렌트카로만 가능한 일이니까.


일본 렌트카로 여행하는 법



온 들판이 연두빛



앗, 그런데, 빽백한 소나무 숲에 볕이 잘 들지 않는 지역에가자 5월 말인데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잔뜩 쌓여 있는게 아닌가. 한국보다 위도가 대단히 높은 것도 아닌데, 이런 큰 차이를 보인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이 시즌에는 정해진 산책로 이외의 길을 걷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쌓인 눈 아래로 시내가 흐르거나, 황화수소(온천지역이므로)가 나와 눈 동굴을 형성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못 걸었다가 동굴이 무너지며 아래로 빠지면 무지 곤란하니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자. ^^



연두빛 숲속의 푸른물이 매력적인 오쿠야마 료칸

근데 제일 멋진 탕은 남녀 혼탕이라는...


GPS가 가르키는 곳이 맞는지 갸우뚱 하고 있는데, 저편에서 하얀 물수증기가 오르는 것이 보인다. 온천마을에 가까와진 모양이다.



이곳은 곳곳에서 돌틈으로 뜨거운 물이 솟아나와 하얀 수증기로 덮힌 매우 작은 마을이었다. 10채정도 되는 집들과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이 마을의 전부 인 듯.

온천 수증기가 나오는 곳 주변으로는 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흙과 돌이 드러나 산신령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다. 일본 온천 지역에가면 XXX지고쿠(지옥) 라고 해서 산이나 들판, 작은 샘에서 수증기가 쏟아져 나오는 지역을 관광지로 개발해 놓은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곳은 그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그냥 자연 상태로 내버려 둬서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그 연기가 나오는 지역을 신기하다고 해서 함부로 돌아다니면 큰일이 난다.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곳 부근에는 무지 온도가 높은 물이 쏟아져 나올 수 도 있고,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황화수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황화수소가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유황온천 특유의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그 양이 무지 많아지면, 오히려 냄새가 느껴지지 않고,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하니 절대 임의로 숲에 들어가 돌아다녀서는 안된다.



작고 소박한 도로유 온천 마을



이 마을에는 몇개의 료칸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멋진 노천탕을 가지고 있는 곳은 오쿠야마 료칸이다.


사실 우리는 도로유 온천이라는 것이 이 료칸 하나인 줄 알고, 마을에 가서 밭에서 장작을 패고 있는 주민에게 어디가 도로유 온천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팔을 크게 휘이 돌리면서 여기가 다 도루유 온천이라는 것이 아닌가. 음...? 그럼 어디서 온천욕을 할 수 있냐고 묻자, 자기네 집도 온천이라며 따라 오라고 한다. 우물쭈물 따라가 봤더니 사진에서 봤던 그곳이 아니네. 낭패다. 나의 일본어는 이미 한계치에 달해있었으므로, 더이상 질문을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그다지 여기서 온천욕을 하고 싶지도 않은데, 이를 어쩌나. 문맹의 답답함을 다시 온몸으로 느끼면서 망설이고 있자 주인은 우리를 남겨 놓고, 다시 장작더미로 가버렸다. 참 쿨하네. 워낙 시골에 인적이 드문 곳이라 호객 행위도 없고, 뭐 딱히 어리버리한 외국인들에게 열심히 설명할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곳에서 온천욕을 하지 않고, 사진에서 봤던 그곳을 찾아 집집마다 기웃거렸다. 그러다 발견한 곳, 오쿠야마. 그렇구나. 바로 여기였어!



이곳은 어느정도 규모가 있어서 탕도 여러개고, 남녀 실내, 실외탕과 혼탕도 있었다. 그래서 오이군과는 사람이 없으면 혼탕에서 만나고, 다른 사람들이 있으면 각자 30분씩 탕에서 쉰다음에 밖에서 만나자는 약속을하고, 여탕으로 향했다. 일단 실내에서 몸을 조금 덥힌다음에 조심스럽게 바깥을 힐끗 내다 봤더니 한쪽은 보수중인 듯 했고, 저쪽으로 운치 있는 노천탕하나가 보인다. 오. 저기는 노천 여탕인가, 혼탕인가. 뭐 딱히 써있지를 않았기 때문에 알려면 직접 가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큰 수건을 두르고 아직은 차가운 공기에 잔뜩 움츠리고 다가갔는데, 흐익. 나무벽 하나를 두고 두런 두런 남정네들의 목소리가 들리는게 아닌가. 그래도 저 탕으로 가면 남탕과는 분리가 되어 있는 건 아닐가 잠시 고민했는데, 마침 어떤 아저씨 한분이 느긋하게 걸어 탕에 들어가신다. 흐미. 저거 혼탕이구나. 난 아저씨들과 쿨하게 어깨를 맡대고, 온천욕을 할만한 배짱은 없어서 다시 터덜 터덜 실내여탕으로 되돌아 왔다. 힝...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데 -_-;



 료칸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으로, 이 운치 있는 곳에 가고 싶었는데, 어느 문으로 가야 하는지 못찾아서 못갔다는 어이없는 슬픈이야기



 역시 료칸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으로 이곳이 바로 내가 흘긋 쳐다만 보고 가지 못했던 남자 노천탕이자 남녀 혼탕


오이군은 이곳을 일본인 아저씨들과 느긋하게 앉아 잘 즐기다 나왔다고 한다. 근데, 한자를 아예 모르는 오이군이 여기 저기 탐험(?)하고 다니다 여탕이라고 쓰여있는 곳으로 당당히 갔더니, 혼탕에 있는 아저씨들이 껄껄껄 웃으며 거기는 레이디 탕이니 가지 말라 했다고 한다. 오이군이 실내 여탕에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모습을 상상하니 어찌나 웃긴지. 함께 있었던 아주머니들은 화들짝 놀라지만 절대로 눈은 안감으시겠지 ^^;;



 실내 여탕. 마침 아무도 없어서 재빨리 한컷 ^^


처음엔 아무도 없던 여탕에 잠시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들이 두분 왔다 갔는데, 아무도 모를 것 같은 이 시골에 그래도 사람이 계속 온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뭐 하긴 우리같은 외국인도 오는데, 내국인이 오는건 당연한 거겠지만서도 말이다.



 유황온천덕에 뽀송뽀송 보드라와진 피부로 곱게 앉아 마누라 기다리는 오이군 ^^


도로유 온천마을의 오쿠야마 료칸은 그야말로 온천만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의 조용한 곳이다. 주변에 상점도 없고, 식당도 없어서, 우리같이 낮에 잠시 들르거나, 여기서 머무르려면 숙식을 모두 료칸에서 해결해야 한다. 작은 정원과 료칸 내부도 깔끔하게 잘 정비를 해 놓았지만, 인터넷같은 것은 없어서 정말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에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 외국 관광객에게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 뿐더러 주말에도 사람이 하나, 둘 찾아오는 무지 한적한 곳이니 진정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곳이다.



INFORMATION


오쿠야마 료칸 일본어 홈페이지 

www5.ocn.ne.jp/~doroyu-o


이용시간 | 24시간

숙박비용 | 식사 불포함 약 13만원 선, 조, 석식 포함 16만원 선


가는 방법 (출처 아키타현 홈페이지)


[에어포트라이너] 

요금 | 편도 5,800엔 (공항-관광지간 운영 승합택시로 1인 금액) 출발 3일전까지 예약해야 합니다.

공항출발시간 | 12:20  아키타공항 → 오쿠야마 료칸(2시간 30분 소요) 비행기 도착이 12:10이므로 조금 서둘러야 합니다.

료칸출발시간 | 8:25  료칸 앞 → 아키타공항 (2시간 30분 소요) 대한항공 직항이 13시 10분에 있으므로 약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수속을 밟기에 넉넉합니다.


[기차, 버스]

버스요금 | 편도 990엔

아키타역 → JR오우본선(奥羽本線)「유자와역(湯沢駅)」하차 → 유자와역에서 「도로유온천(泥湯温泉)행 버스(우고교통)」 이용 이코이노무라 하차

1일 4왕복하지만 현재 도로유온천까지는 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있어 이코이노무라에서 내리셔야합니다. 이코이노무라부터는 료칸에서 1인부터 송영차량을 운행합니다. 



가는 방법과 더 자세한 내용은 아키타편 홈페이지의 료칸 소개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여행일자 : 2014.05.23

이 포스팅은 아키타현 한국 코디네이터사무소에서 항공권, 숙박비, 교통비 일부를 지원받아 블로거 본인이 자유롭게 여행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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