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우산을 쓰지 않는 남자
❝ 깨어나라, 네오! 네가 알던 세계가 전부가 아니다 ❞ 나는 어릴 적, 비 내리는 여름날을 좋아했다. 학교 갔다 오는 길에 비가 내리면, 물 웅덩이가 생기는 곳을 찾아, 한참을 첨벙거리다가 돌아가곤 했다. 물론 어머니는 더러우니 그러지 말라 하셨지만, 세상에 그렇게 재밌는 놀이가 또 있을까? 혼날걸 알면서도, 여름에 비만 오면, 이성을 잃고 물웅덩이로 뛰어들곤 했다. 그러나 그때에도 내가 사수 했던 한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산이다. 어차피 물웅덩이에서 첨벙거리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게 마련인데, 그래도 우산은 꼬옥 받치고 있었던 것 같다. 왜냐? 비가오면 누구나 우산을 쓰는거니까. 내가 나고 자란 한국에선 그게 당연한 거였으니까. 그런데, 내가 처음 장기체류한 해외, 호주에서 나에게 당연한..
2014. 7. 10. 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