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수많은 별똥별이 쏟아진다! ...더라마는...

별에서온 그대


8월 12일, 12년 만에 최대치로 별똥별이 떨어지는 날 밤. 우리는 저어 멀리 산방산이 보이는 카페에 앉아 있었다.

움직이지 않아도 내 몸에 수분이 이렇게 많았는지 깨닫게 해주는 날씨 덕분에 바닷바람쐬며 망부석처럼 앉아 눈앞의 바다대신 손안의 인터넷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는데, 마침 오늘이 바로 그 별똥별이 쏟아지는 날이라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마침 하늘도 맑겠다, 장소만 잘 찾으면 괜찮은 사진이 걸리겠는걸?


매년 8월이면 볼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특별히 더 많이 떨어진다고도 했고, 마침 밤중에 밖에 있겠다, 카메라에 삼각대도 있었겠다, 

우리도 별똥별 한번 담아볼까? 서방님?

순간 오이군의 눈빛에서 지루하겠다 라는 기색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지만, 오늘이 아니면 또 유성우 떨어지는 날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한다기에 단호하게 졸랐더니 덥고, 모기 뜯고, 지루하다 투덜거리면서도 못이긴 척 별이 보일만한 어두운 곳을 열심히 찾아준다. 

자상한 서방님, 오늘도 오밤중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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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의 산방산


그러나 오늘 우리가 깨달은 사실은 제주도 밤하늘이 무지 밝다는 것이었다. 가로등도 없어서 내 손도 보이지 않는 외진 곳에 가봤지만 바다쪽으로는 한치잡는 배들이, 산너머 저쪽엔 마을들이 밤하늘을 환하게 빛내고 있었다. 곳곳에 리조트며 펜션이 산재해 있어 완전히 어두운 곳을 찾기가 꽤나 어렵더라. 한라산으로 올라갔어야 했나...



사진에 선명한 빛줄기가 찍혀 잠시 유성인가 호들갑떨며 움찔했으나 머리위로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유유히 지나간다. -_-;



답답한 마음에 시간 설정을 조금 길게 해놨더니 별이 벌써 돌아가기 시작해서 점이 아니라 궤적이 되어버렸고, 초저녁같은 사진이 나왔다. 한시간에 약 150개씩이나 떨어진다던 유성은 대체 다 어디로 떨어졌나. 

그나저나 산방산은 밤에 봐도 참 멋지구나.


유성우가 쏟아진다던 곳을 중심으로 열심히 찍었는데, 엄한 곳에서 별똥별이 긴꼬리를 반짝이며 순식간에 사라졌다. 생각치 못한 방향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하느라 당연히 소원따위는 빌 겨를도 없었다. 

아아...내 로또가 바다위로 떨어졌구나...




산방산과 멋지게 유성우...가 아니라 별똥별 한개만이라도 담아보고 싶었는데, 결국 모기와 사투를 벌이다가 포기하고, 숙소 근처 갯깍주상절리 반딧불이 보존지역으로 왔다. 유성은 됐으니 반딧불이라도 담아보겠다는 심산이었는데, 이것도 사기네...반딧불은 거녕 흔한 나방 한마리 보이지 않는다. 반딧불이는 다음에 곶자왈을 노려봐야겠다.


아무것도 이렇다하게 건진게 없어서 별이나 돌아가게 놔 두려고 했더니 저편 바닷가에 쪼그리고 앉은 오이군이 지루함에 몸부림 치는 것이 보인다. 별똥별 잡으려다 서방님 잡을 것 같아서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두시간 동안 본 별똥별은 총 4개. 모두 전혀 다른 예상치 못한 곳으로 지나가서 사진속에 담지 못했고, 매번 멍때리고 있을때라 소원도 바다건너 가버렸다.


밤에 가면 영화 트론의 한장면이 떠오르는 논짓물에서 반딧불이 보러가는 길


그래도 내게는 별에서 온 그대가 남아 있으니 뭐...이걸로 만족하는 걸로. ^^


제주의 아쉬웠던 별놀이 fin

여행날짜 | 201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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