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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 일본/Japan | 도호쿠 : 아키타, 아오모리
[아오모리] 숙소리뷰 : 숲의 요정이 사는 곳, 호시노리조트 오이라세계류 호텔
2016. 8. 15. 01:32

아오모리의 신비로운 숲을 품은 호텔
요정이 나온다면 바로 이곳에서

 

숲의 신화. 동관 라운지에 위치한 8.5m의 거대한 난로이자 조형물. 계류와 자연, 요정 그리고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을 표현한 오카모토 타로의 작품 (1991.4)

 

푸른 숲의 왕국 아오모리. 이 지역의 특색을 가장 잘 담은 곳이 바로 오이라세계류가 아닌가 싶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초록으로 가득한 풍성한 숲, 그 사이로 흐르는 옅은 하늘빛의 신비로운 물줄기 그리고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했던 그 호텔.

 

 

 

 

 

 

요정의 성에 들어온 듯한 숲속 라운지

 

가루녹차와 사과 주스가 섞인 웰커밍 드링크. 아오모리 색이 확실하게 도드라진 음료였다

 

양조장 견학으로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를 안고, 오늘의 숙소인 오이라세계류 호텔에 도착했다. 다음날 이번 여행의 메인 포인트라 할 수 있는 오이라세계류를 산책하기 위해서 였는데, 내 평생 호텔에 들어서며 이렇게 감동해 본 적이 또 없었던 것 같다. 마치 숲의 심장부에 들어서는 느낌이었달까. 거대한 유리창 밖으로 녹색 숲이 가득했고, 그 중심에 있던 거대한 예술작품이자 벽난로 굴뚝이었던 청동기둥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너무나 압도적인 풍경에 입을 떡 벌리고 고개를 뒤로 젖힌채 (청동기둥이 하도 커서 쳐다보느라고) 한동안 그대로 굳어 있었다.

 

 

호텔 건물은 동관과 서관으로 나뉘는데, 우리 객실이 있었던 서관으로 오니 또다시 어마어마한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이 역시 계류와 일곱 계류 요정들을 표현한 난로로 동관 작품이 직선의 남성적인 느낌이라면 이것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한 물줄기덕에 여성적인 느낌이 들었다. 1996년에 만들어졌는데, 작가의 유작이라고 한다.

 

이 난로를 보면서 들었던 의문은 난로가 있는 중앙부를 제외하고는 천정이 그리 높지도 않은데, 높이 10미터에 무게가 7톤이나 나간다는 이 거대한 작품을 대체 어떻게 옮겨왔을가 하는 것이었다. 답은 간단했다. 작품을 먼저 만들어 놓고, 중앙에 위치시킨 다음에 건물을 지은 것이라고. @_@

 

 

동관과 서관 라운지에는 저녁이면 이 대형 난로들에 진짜 장작불을 떼서 은은한 나무 향기가 건물안에 퍼진다. 여름이라 더울 줄 알았더니 숲 한가운데 있는 이 호텔은 저녁이 되면 난로불가가 기분좋게 느껴질 만큼 서늘해진다.

난로 뒷쪽 창가 테이블이나 난로 주변에서는 사과 디저트나 차, 커피등을 마실 수 있는데, 동관 난로 주변은 유료로 운영되는 카페이고, 서관 난로 주변은 투숙객들이 자유롭게 무료 셀프 커피와 차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동관의 카페에는 사과 타르트가 유명하고, 서관에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준비되어 있어 에스프레소나 밀크커피가 제공된다. 또 사과의 고장 아오모리답게 사과차 티백도 준비되어 있다. 커피도 향기롭지만 이 사과차가 정말 맛있으니 이곳에 투숙한다면 꼭 한번 맛보기를 추천한다.

 

서관 라운지에 준비된 무료 커피와 사

 

 

 

 

 

 

오이라세계류를 품은 유일한 호텔

 

 

이 계류는 국가 특별 명승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 주변에 호텔과 료칸이 몇개 있는데, 정원에 계류를 포함하고 있는 것은 이 호텔이 유일하다. 따라서 오후나 아침에 호텔 주변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오이라세계류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갤러리같은 느낌의 호텔에는 숲에도 예술작품들을 녹여 놓았다
살짝 불투명한 하늘 빛을 띠어서 신비로운 오이라세계류. 호텔 뒷뜰을 산책하며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호텔 뒷쪽으로는 계류를 따라 산책할 수 있는 오솔길이 나 있다. 아침 식사 전에 혼자 이곳을 산책했는데, 너무나 싱그로워서 그대로 이 길을 따라 14km나 된다는 계류를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걷는 것을 좋아하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물론 그래도 되겠지만 한두시간의 산책을 선호한다면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계류의 가장 멋진 포인트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곳에서 체력에따라 걷다가 셔틀버스의 다음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면 된다.

 

많은 것을 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앉아서 산림욕만 해도 여행의 의미가 충만해 지는 곳이다

 

 

 

전망 좋은 방, 계곡 소리 들으며 향긋한 차한잔 하실래요?

 

 

이 호텔은 고급 료칸 체인인 호시노에서 운영하는 것이니만큼 온천과 객실 수준이 최상급이다. 일본 료칸이 보통 그렇듯이 이곳에도 양실(침대객실)과 화실(이불을 깔아주는 다다미방)이 있는데, 내가 머물렀던 곳은 계류화실이었다. 보통 화실에 머물면 저녁식사를 하고 방에 들어왔을 때 룸서비스로 이불을 깔아주고 가는데, 이곳은 화실에도 거의 침대와 같은 두툼한 매트리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방에서 창밖 어떤 방향을 봐도 온통 초록초록
완벽할 힐링을 위한 배려. 방에는 핸드드립 커피, 고급 녹차, 달콤한 디저트 그리고 발 마사지기가 준비되어 있다

 

커다란 방에서 단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핫코다 산과 푸른 숲 그리고 계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이었다.

어찌나 마음에 들었던지 아침잠 많은 내가 꼭두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져서 창가에 준비된 카우치에 앉아 차한잔을 손에 들고, 계곡소리를 들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고, 숨은 감성이 마구 솟구쳐 올라서 이대로라면 창문열고, 시조도 한수 읊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다른 투숙객들의 여유로운 아침을 위해 자제하고 아랫층 온천으로 향했다. ^^

 

오후면 창문으로 따뜻한 햇살이 비춰든다. 싱그러운 숲과 햇살, 푸른 하늘의 절묘한 하모니
그 아래로는 계류가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흐르고,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테라스 테이블이 보인다 
일본의 전통적인 느낌을 베이스로 했으면서도 모던하고,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객실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료칸에서 다다미방에 머물면 1인 1이불을 깔아준다. 이곳도 2인실이지만 두개의 매트리스가 놓여있었다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면 싱그러운 풍경이 두눈 가득 들어온다

 

보통 료칸에서는 사람들이 아침 저녁으로 온천에서 씻기 때문에 객실에는 세면대만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곳에는 욕조가 있는 작은 욕실도 함께 있다. 화장실은 분리되어 있으며 세면대는 욕실과 화장실 사이에 따로 있어 편리함을 더했다. 그리고 일본 온천에는 대부분 꽤 품질이 좋은 목욕세제와 샴푸 린스가 비치되어 있으니 따로 목욕용품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 비치되어 있는 용품들이 호텔 상점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샘플개념으로 놓은거라 퀄리티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결국 이 욕실을 이용할 일은 한번도 없었다. 호텔에는 두개의 실내온천과 하나의 노천온천이 있어 이쪽 저쪽 온천 구경다니며 온천욕하기에도 바빴기 때문이다.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였던 호텔답게 작은 갤러리도 있다. 동관 1층에 있는 아트큐브에는 계절마다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이곳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봐도 좋다.

 

 

서관 1층에는 기념품과 여러 사과제품을 판매하는 샵이 있는데, 이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사과스크럽을 추천한다. 목욕소금과 사과성분, 비누 등을 혼합해 놓은 것인데, 향기도 무지 좋을 뿐더러 씻고나면 뽀득뽀득한 느낌이 최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나 구입했는데, 계속 사용하니 피부도 보드라와지는 것 같다. (웬 광고? 저 사과스크럽회사랑 관계 없습니다. ^^;) 그 외에도 사과과육이 살아있는 사과잼이나 사과 과자, 사과 파이 등 다양한 사과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같은 층에 액티비티 데스크가 있는데, 이곳에서 호텔에서 진행하는 액티비티를 신청하거나 MBT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오이라세계류가 좋은 이유 중 하나는 계곡이 전부 평지에 있다는 점이다. 보통 산속 계곡의 절경을 감상하려면 힘든 등반이 수반되는데, 이곳은 평평한 숲속에 흐르는 거라 등산없이 모든 곳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계곡이 아니라 계류라 부르는 거라고. 계류를 따라 숲속을 가로지르는 도로도 잘 닦여 있어서 MBT가 아니라 그냥 일반 시티바이크를 들고와서 타도 될 정도니 자전거를 대여하는 것도 계류를 감상하는 좋은 방법일 듯 하다.

 

- 노천 온천 풍경은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집니다.

 

 

 

취재지원
이 포스팅은 아오모리현 서울 사무소에서 여행경비(항공권, 숙박비, 교통비, 식비)를 지원받아 블로거 본인이 자유롭게 여행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여행날짜
2016.06.2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