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Instagram Facebook NAVER 이웃 E-mail 구독

Japan | 일본/Japan | 오키나와, 이시가키
[이시가키] 야이마무라, 이시가키 전통마을 이야기
2013. 8. 2. 00:00

야이마무라 민속촌
과거로의 초대

 

 

야에야마에서의 삶, 그 여유로움

 

이시가키 섬 서쪽에 자리잡은 야이마무라 민속촌은 이 지역의 자연과 어우러진 야에야메 제도의 집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처음엔 민속촌이라기에 꾸며놓은 마을일 것 같아 큰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가서 보니 류큐의 민가를 제대로 복원해 놓은 것은 물론, 시내에 있었다는 80년된 주택까지 이축해 놓아 정말 과거의 이시가키에 들어와 있는 듯한 풍경이었다.

 

 

이끼가 낀 낮은 담장이 열대 식물들 사이에서 이시가키만의 운치를 더했다.  바로 이것이 이시가키를 포함한 야에야마 제도의 집들에서 볼 수 있는 '붉은 기와'이다.  바닥에 부서진 하얀색의 산호 모래와 대조를 이루어 이시가키만의 독특한 색을 보여주는 붉은 지붕은 바로 이 담장과 같은 붉은 기와가 덮여있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까마귀 한마리가 날아와 방문객들을 궁금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이곳엔 까마귀가참 많다. 

 

 

 

 

 

바로 이것이 야에야마제도의 대표적인 빨간지붕을 가진 류큐제국의 전통가옥으로, 이 건물은 국가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있다고 한다. 검은색 돌담과 열려있는 대문이 어딘지 모르게 제주도를 떠올리게 하는데, 다른점은 돌담이 제주도는 검은 현무암, 이곳은 원래는 하얗지만 비바람에 의해 검어진 산호퇴적암이라는 것과, 대문이 세개의 나무 기둥 대신 낮은 돌벽으로 막혀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 대문처럼 집안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는 알려줄 수 없지만, 내부를 살짝 가려주는 역할을 한다.

어쨌든 제주도나 이시가키나 전통가옥의 대문에서는 '신뢰'를 느낄 수가 있다. 훤히 뚫려있거나 집안에 사람이 없다고 공공연하게 알려줘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만큼 서로를 믿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민속마을 내에는 전통의상 체험, 수호신 시사 색칠하기 등 여러가지 체험교실과 공방등이 운영되고 있는데,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것들도 있다. 이곳은 캐스터네츠와 비슷한 전통 악기를 가르쳐 주는 곳이다. 한국의 민속촌처럼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오는 모양인지 교복입은 학생들이 단체로 체험교실에 참여중이었다. 단체는 물론 개인도 그냥 들어가서 참여하면 된다길래 우리도 들어가 보았다.

 

 

이렇게 왼손의 검지, 중지 사이에 악기를 걸고 다른 한손으로 새끼 손가락부터 닿도록하여 박자에 맞춰 치면되는 매우 단순한 원리이나...생각보다 박자에 맞춰 치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해맑게 웃으시는 선생님이 산센(또는 산신)을 연주해 주시면 그에 맞춰 '따다닥'하는 소리가 나게 치면 되는데, '따다닥'은 고사하고 박자 맞추기도 벅찼다는. ^^ 어쨌든 단체로 딱딱 거리는 불협화음을 신나게 연주하고나니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더라.

 

 

이것은 무엇일까? 떡 방아나 대형 멧돌같이 생겼는데, 알고보니 이것이 바로 사탕수수의 즙을 짜는 전통 도구였다. 아열대 기후인 야에야마제도에서는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농사가 주업이어서, 옛날부터 사탕수수를 재배하여 즙을 짠 후 가열하며 흙설탕을 제조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 방법은 바뀌었지만 주업은 변하지 않아서 곳곳에서 사탕수수밭과 파인애플 받을 볼 수 있었다.

 

 

시장에 가면 이렇게 사탕수수원액을 그대로 가열하여 반 건조된 것부터 완전 건조된 덩어리까지 다양한 흙설탕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맛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흙설탕 맛이지만 반건조된것은 살짝 촉촉하여 입안에서 스르륵 녹는 맛이 꽤 괜찮다. 입에서 녹는게 유럽식 카라멜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사용법은 커피 또는 요리에 일반 설탕대신 사용하면 된다고.

 

 

그리고 야에야마제도의 또하나의 주요업은 바로 어업. 섬이니 너무나도 당연할 수도 있겠다. 어업에 사용되는 도구들과 바다거북, 새우. 랍스터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30cm는 넉근히 되어보이는 무지개빛 랍스터를 보는순간 나도 모르게 군침이...^^; 음식점에 가면 해산물이 주류인 이곳에는 어업도 여전히 주된 업종의 하나라고 한다.

 

 

이시가키의 매력넘치는 자연

 

바로 이 야이마무라 민속촌의 또하나의 매력포인트는 바로 야에야마제도 자연의 축소판이라는 것이다. 야에야마 제도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이 사육되고 있고, 이곳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해 놓은 나구라 안빠루 라는 습지가 야이마무라 민속촌에 있기 때문이다. 이 곳에는 맹그로브 숲과 아열대 식물은 물론 이지역 고유의 희귀 생물들이 살고 있다.

 

 

동물원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 당찬 주인공은 바로 관머리 수리. 사진처럼 머리에 관을 쓴 듯 뒷통수 깃털이 서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정말 신기한게 부르면 고개를 확 돌려서 똑바로 쳐다본다. 눈이 어찌나 부리부리한지 눈싸움 한가닥 하는 나도 하마터면 눈을 내릴뻔 했다는...

실제로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난 곳에 가면 전깃줄에 앉아있거나 창공을 나는 관머리 수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곳에는 희귀한 새들도 많이 서식을 하고 있는데, 특히 이 새는 날지 못하는 새로 야에야마 제도에서만 발견되는 새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섬에사는 새들이 천적이 없기때문에 타조나 키위새처럼 나는 기능이 퇴화된다. 대신 공격할 수 있도록 발톱이 날카로와지거나 달리기가 빨라지는데, 이 새는 후자쪽인것 같다. 야이마무라 민속촌에서도 두번이나 보았거늘 워낙 빨라서 카메라를 켤 시간 조차 없었다. 이 사진은 옆 고하마섬에서 도로위를 달려가고 있는 녀석을 포착한 것.

날지 못하는 새들은 천적이 없어서 나는 기능이 퇴화된 만큼, 천적(대부분이 사람)이 생기면 매우 빠르게 멸종되어버리는 새이기도 하다. 이시가키에서도 이 귀여운 녀석들이 잘 보호되어 오래 오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아무리 날지 못하는 새가 신기해도 이 동물원에서 가장 사람받는 녀석들은 바로 이 다람쥐 원숭이다. 이시가키 고유 동물은 아니지만 열대 기후에서 사는 볼리비아 다람쥐 원숭이들이 물건너와서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버렸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마리가 관광객들 손 닦으라고 있는 수도꼭지에 매달려 물을 마시며 애교를 부렸다.

 

 

동물원에서 200엔에 판매하는 먹이를 사서 주니, 쪼르르 달려와 두손 가득 집어들고 누가 뺏기라도 할까 잽싸게 나무위로 달려 올라갔다. 그러나 귀여운 원숭이도 순간포착은 피할 수 없는 법. 먹이를 아삭 씹는 순간 찍혀 인상파 원숭이가 됐다. 

 

 

사실 영악하고 호기심 충만한 원숭이들의 관심거리는 오직 사람들의 가방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안내해주시는 분이 절대 가방근처에 못오게 하라고 신신당부하신다. 버릇나빠지면 고치기 어렵다는게 그 이유인데, 이미 버릇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듯. ^^ 사람들 등을 타고 한사람 한사람 검문을 한다. '얘가방은 열려있나? 쟤가방은 열기 힘들어보이니 넘어가고.' 열심히 가방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열 수 없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가차없이 휙 떠나버린다.

 

 

새로운 곳에 갔을 때 가장 이국적인 정취를 많이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이 식물들이다. 이시가키에서는 공항에서부터 한곳 한곳 옮길 때 마다 아름다운 열대 식물들이 그득 차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다. 호리병 야자가 집 옆에 떡 버티고 있고, 열대기후에서 자라는 복슬복슬 한 아카시아가 정원에서 화사하게 미소짓는다.

 

 

이번에는 무언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숲을 지나 나구라 안빠루 습지로 가보자. 이 습지는 2005년 람사르 협약에 의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람사르 협약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보전에 관한 조약으로 우리나라도 순천만과 창녕 우포늪 등 11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있다.

 

 

습지에는 이리오모테섬에서 처럼 망그로브가 가득히 자라고 있었다. 이번에는 배위에 있지 않았으므로 조금더 가까이 관찰할 수 있었는데, 진흙아래서 뚫고 올라와 공기를 빨아들이는 호흡근이라 불리는 신기한 뿌리와 붉은 꽃 방울이 터져 피어난 하얀 꽃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맹그로브는 항상 해수가 닿는 곳에 살고 있는데, 염분을 모두 잎 하나에 저장해서 꽉 차면 그 잎만 똑 떨어뜨린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약 70여종의 맹그로브가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놀라운 적응력'이다. 물이 짜면 짠대로 땅이 무르면 무른대로 그에 맞춰 살아간다.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라 육지 동식물과 해양 생물에게 고르게 보금자리가 되어 주며 다같이 살아간다.

 

 

이 습지에는 맹그로브 뿐만아니라 방아게와 한 발만 커다란 꽃발게, 망둥이 그리고 5-10cm가량되는 커다란 고둥등 여러가지 생물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생물들이 있으니 그를 좋아하는 새들이 가득 모이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따라서 이곳은 새들을 관찰하기에 최고의 장소라고 한다.

 

 

이렇게 야이마무라에서는 이시가키의 모든 것을 요약해 놓은 것 같은 장소이다. 해양스포츠등의 목적으로 이시가키에 왔거나 짧은 일정으로 인해 모든 섬을 둘러보지 못한다면 이곳에 와서 야에야마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민속촌에는 다케토미섬의 민속마을이 녹아 있고, 열대숲은 유부섬 열대식물원의 축소판이며, 습지에는 이리오모테섬의 야생성이 숨어 있으니 말이다.

 

 

야이마무라 민속촌

주소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石垣市) 나구라(名?) 967-1
영업시간   09:00 - 17:30 연중무휴
입장료   중학생이상 840엔, 이하 반값
원숭이 먹이   200엔
류큐 의상체험   500엔
시사 색칠체험   1,200엔
가는법
이시가키 공항셔틀로 20분 소요
일반 자가용으로 공항에서 부터 15분 소요
카비라리조트선 탑승 후 야이마무라 민속원 입구 하차. 30분 소요
버스 탑승 후 모토나구라에서 하차. 23분정도 소요되나 편수가 적다.

 

취재지원
이 포스팅은 하나투어, 겟어바웃 트래블 웹진에서 여행경비(항공권, 숙박비, 교통비, 식비)를 지원받아 블로거 본인이 여행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여행날짜
201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