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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 평범해서 소중한 일상
[365일 전국일주 중] 원주에서 두달 살아보기를 마무리하며 폭설 세레모니
2016.03.01 00:50

  스위스가 아닙니다, 북해도도 아닙니다, 대한민국 원주입니다

그 어느나라 부럽지 않은 설경을 만나다


원주에서의 두달살기도 이제 일주일이면 끝이 난다.

살아보기 여행을 시작하니 어째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짐 풀고, 한숨 돌리면 다시 싸야하는 날짜가 와버리는 듯. -_-;


강원도는 사실 다른 것 보다 눈이 보고 싶어서 찾아왔었다.

그런데, 도착 후 첫 3주는 따뜻해서 꽃이 필 지경이었고, 그 다음 3주는 엄청난 한파가 우리를 방구석으로 몰아 넣었다. 별로 뭐 한 것도 없이 두달이 거의 다 지나갔네. 난생 처음 해보는 전원생활이 인상적이었지만 그래도 뭔가 허전하구나...라고 느낄려고 하는데, 원주가 비장의 카드를 흔들었다.

내 평생 한국에서 본 것 중 손가락에 꼽히는 폭설로 멋지게 마무리를 한 것이다.

정말 한치 앞이 안보이는 함박눈이 하루 온종을 쉴틈없이 내려냈다.


토요일 아침 올해들어 가장 많이 눈이 왔다는 포스팅을 올렸는데, 바로 다음날 했던말을 번복하게 되었다.

일요일은 토요일과는 비교불가능한 엄청난 눈이 내렸다. 오이군은 한국에서 본 가장많은 눈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나도 어릴적에나 몇번 본 듯한 그런 엄청난 눈이라 뭔지모르게 설레였다.

아침에 창밖을 내다보니 저 편으로 보여야 할 백운산이 사라졌다. 어찌나 눈이 퍼붓던지 시야가 20미터도 안되는 듯. 이거 무슨 스쿠버다이빙도 아니고...


.



새들도 눈을 피하는 것도 잊은채 넋을 놓고 있다. 그냥 눈을 펑펑 맞으며 맞으며 전깃줄에 앉아 될대로 되라는 듯 ^^;



올해는 눈이 와도 그치고나면 바람에 날리고, 햇살에 녹아서 나무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꽃을 보기가 어려웠는데, 오늘은 원없이 볼 수 있을 듯 하다.



한시간 조금 지나서 테라스를 보니 올겨울 바베큐로 전원생활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 주었던 테이블이 눈에 파묻혀 있다.

아직 한번 더 쓸 숯이 남아서 이번주 굿바이 바베큐를 할려고 했더니 저대로라면 조금 힘들지도...



그런데, 이렇게 앞도 안보이게 눈이 퍼붓는데, 우리는 차를 몰고 밖으로 나왔다.

이게 웬 객기 인가. 밖에 있다가도 집에 들어가야 할 마당에...

시속 10km도 너무 빠르다며 굼뱅이같은 속도로 기어 우리는 어디로 갔을까?

영화관으로 향했다. ^^;;

예매표 취소하자니까 오이군이 극구 가고 싶다고 해서...


집 밖에 나오니 옆집 삽살이가 멀뚱히 서서 눈구경을 하고 있다. 이녀석 발랄하고, 귀여운데, 저집 사람들은 이 녀석을 많이 아껴주지 않는 것 같아서 늘 마음이 아프다. ㅠ_ㅠ 친구라도 한마리 같이 묶어주지.



사진좀 찍으려고 잠시 창문을 열었더니 30초도 안돼서 앞좌석에 눈이 수북히 쌓여버렸다. 

구도 잡을 여유도 없이 그냥 대충 찍은 동네 풍경. ^^;



그냥 막찍은 동네풍경 2.



보통 요즘은 눈이 와도 도로는 금방 금방 녹고, 치워서 별 문제 없을 줄 알았는데, 도로에도 눈이 잔뜩 쌓여있었다. 덕분에 보통 10분도 안걸려 도착할 원주 시내에 30분이 걸려 도착했다. 

도로 중간에 그냥 차를 세워 놓고, 체인을 감는 사람들도 있었고, 고가도로 진입로의 경사를 오르지 못한 차량이 그냥 서 있는 바람에 뒷차들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풍경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우리 가는 길은 굼벵이 같을 지언정 계속 움직여서 무사히 영화관에 도착했다.



우리가 원주 외곽 산기슭에 살아서 원주가 무슨 청학동같은 분위기로 비춰지는데, 사실 원주의 메인 파트인 시내는 꽤나 크고, 번화하다. 

이런 날은 도심이 더욱 복잡해 지는데, 원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차와 눈과 사람이 범벅이 되어 얽혀있는 느낌.



그래도 오랜만에 제대로 내리는 눈 덕분에 거리를 지나는 이들의 말투에서 약간의 설레임과 흥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왔더니 눈이 그쳐있었다. 그래서 눈도 많이 녹았을거라 예상했는데, 웬걸. 이번 눈은 녹지 않고, 머무를 기세. 뽀송한 눈 아래 살짝 녹았던 것들이 얼어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오호...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짜잔~

그 내일이 오늘인데 (무슨말이야...)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눈이 고대로 쌓여 온세상이 새하얀, 그야말로 겨울왕국이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동네 산책. 


이 사진은 스위스가 아니다.

캐나다도 아니다.

북해도도 아니다. 

대한민국 원주의 백운산 휴양림 입구에 있는 서곡전원마을 단지다.

그림같이 예쁜 집들이 백운산에 포옥 안겨 있는데, 정말 예쁜 집들이 많다. 모던하고 멋진 집도 많고...

언젠가 우리 가족이 각자 다 이런 그림 같은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초등학생같이 일기에 써 본다. ㅎㅎ



그동네도 묶여 있는 개들이 많은데, 그래도 얘는 똑같이 생긴 녀석이랑 나란히 묶여있어서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자연 파라솔 아래서. ^^



영화든 소설이든 여행이든 뭐든 마지막 마무리의 임팩트가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원주의 마무리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이런 해외에서나 볼 법한 그림같은 설경을 선물해 줬으니 말이다.

하마터면 오이군에게 강원도가 눈 많이 온다고 거짓말한 양치기 소녀가 될 뻔 했는데, 나의 신뢰도를 유지해 줘서 고맙다, 원주!

아아. 이제 미련없이 이삿짐을 쌀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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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광제2016.03.01 03:29 신고

    설경은 막찍어도 근사한것 같네요...올해는 유난히 폭설이 많네요..
    눈피해도 유난했던 한해..특히 제주도 감귤이 엄청난 피해를 봤지요...
    사진 좋아하는 저는 눈이 반갑지만 생업에는 지장 없었으면 하는데요...
    모두를 만족시킨다는것이 어렵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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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제주도에는 겨울에도 귤 과수원이 있군요. 원주는 눈이 많이 오긴 했는데, 겨울은 농한기라 딱히 피해 본 분들은 없는 것 같아요. 동네분들이 눈 쓸어내시느라 좀 피곤해 보였던 걸 제외하면 말이죠 ^^;
      맞아요. 저도 눈이 많이 오면 보기 예뻐서 신나는데, 모든 분들이 행복하신건 아닌가봐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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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myworldcanada.tistory.com my세상2016.03.01 05:31 신고

    와~~ 눈이 많이 왔군여.. 한폭에 그림같네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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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그림같은 설경,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한국에서 눈 이렇게 많이 오는건 어렸을 때 이후로 본 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추억이 새록 새록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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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taejusoul.tistory.com SoulSky2016.03.01 09:25 신고

    저도 원주에서 지내면서 일한 기억이 나네요. 제가 있을때는 정말로 시골같은 느낌이 확났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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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호~ 원주에서 지내셨군요.
      지금도 도심을 벗어나면 확~시골로 변해요. 근데, 그 중간 중간에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서서 외국 시골 분위기가 좀 나기도 하네요. ^^;
      논 한가운데 뜬금없이 잘 꾸며진 카페가 턱 자리잡고 있기도 하고 말이죠.
      여기 저기 전원마을을 많이 만들고 있던데, 몇년 후에는 어떻게 바뀔지 궁금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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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onion02.tistory.com 까칠양파2016.03.02 15:19 신고

    2월의 마지막날, 아니 올해는 29일이 있죠.
    암튼 28일, 서울도 엄청난 눈이 오셨답니다.
    매번 님들 블로그에서만 보던 눈을 저도 원없이 봤어요.
    그런데 의문의 1패를 했네요.
    원없이 봤다고 했는데, 감자님 글을 보니 그저 그런 눈이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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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 서울에서야 그정도면 많이 온거 맞죠~ 저도 이런 눈 정말 오랜만에 본답니다. 저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에도 이렇게 눈이 많이 온 적이 딱 한번 있었던 기억이 나요. 엄마랑 동네 공터가서 막 사진찍고 그랬는데...ㅎㅎ
      오랜만에 원주의 폭설덕에 옛날 추억을 곱씹어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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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라오니스2016.03.02 15:39 신고

    강원도가 ... 오이군님에게 마지막으로 큰 선물을 주었군요 .. ㅎㅎ
    그러고보니 .. 올해 겨울은 눈다운 눈이 오지는 않았던 것 같군요 ..
    하이얀 풍경속의 예쁜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상상을 살짝 해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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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0572.tistory.com 『방쌤』2016.03.02 18:00 신고

    그렇지~~~!!! 이게 강원도죠!
    이 모습을 만나고 싶어서 창원에서 강원도까지 달려간 것이었는데,, 아쉽지만 사진으로만 만족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완벽하게 타이밍을 잡아서 제대로 강원도여행을 즐겨보고 싶네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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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번 2월 말에 폭설이 오는 것 같아요. 제작년에도 용평에 스키타러 2월 말에 갔었는데, 2월 후반부터 30센티 넘게 쌓일 정도로 눈이 여러번 와서 펜션 주인분이 장사에 지장 있었다고 속상해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올해는 저 눈 많이 오는 것 포기하고 있었는데, 떠나기 바로 전에 소원성취 했습니다. ㅎㅎ
      내년엔 꼭 눈꽃사진도 담으셔서 사계절 꽃블로그의 위상을 빛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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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view42.tistory.com viewport2016.03.02 23:01 신고

    우와 정말 그림같은 말도 안되는 설경이군요 ^^ 새로운 곳 새로운 도전 저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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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원 감사합니다, 뷰포트님 ^^
      이런 설경 너무 오랜만이라 저도 설레이며 봤습니다. ^^ 눈구경 실컷했으니 이제 봄풍경 보고 싶네요. 욕심이 끝이 없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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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boom2580.tistory.com 칼퇴의품격2016.03.02 23:29 신고

    특히 지난주 진짜 눈 대박 오지 않았나요?
    저도 강릉 여행 갔다가 겨우 돌아왔어요.
    저도 원주에서 4~5년 살았는데 사진이 무수막 느낌이 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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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금요일 밤부터해서 월요일까지 눈이 참 많이 왔어요. 토요일 낮에 다 녹는가 싶었는데, 일요일날 정말 엄청난 양이 내렸죠. 이런 양의눈 오랜만에 봐서 설레이며 구경했습니다. ㅎㅎㅎ
      원주에서 사셨군요~ 여기는 흥업면과 판부면 사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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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jiguplanet.tistory.com 자판쟁이2016.03.03 07:12 신고

    아 예뻐요. ㅎㅎ그림이네요. 그림 ㅎㅎ
    저도 올해 눈이 보고 싶었는데 한국 온지 3일만에 펑펑 내리는 눈을 보고 완전 감동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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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dragonphoto.tistory.com 드래곤포토2016.03.03 08:45 신고

    금년엔 서울쪽에는 눈이 별로 오질 않아 아쉽네요
    그런데 남쪽이나 동쪽에는 눈이 많이 내려 대리만족하고 있습니다.
    멋진 설경 즐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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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날 서울에도 좀 많이 내렸다고 들었는데, 별로 였나요?
      저도 올해는 눈 구경 포기하고 있었는데, 2월 들어 꽤 볼만한 눈이 내려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행복하게 강원도를 떠나 남쪽으로 봄맞이를 갈 수 있게 됐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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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blog.naver.com/ossaarrtto 2016.03.03 09:24

    와... 강아지들은 저 폭설속에 어찌나 우두커니 서있는지~ 귀엽고 뭔가 대견하네요^^;;
    원주에서도 추억하나 만들고 이동하시게 됐네요~ 다음 여행지도 짐 풀기부터 시작이겠죠?
    역시 여행은 체력이 많이 필요한것 같아요~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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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은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절대 공감.
      요즘 체력이 부족해서 금방 금방 지치거든요. 집에 앉아 있는게 더 좋을려고 해서 걱정입니다. ㅎ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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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travelyoungdo.tistory.com 영도나그네2016.03.03 18:19 신고

    햐!
    정말 오랜만에 눈폭탄을 맞으셨군요..
    이렇게 하얀 세상을 보니 마치 이곳이 이국같은 느낌도 느낄것 같구요..
    모처럼 내린 눈폭탄으로 새롭게 변한 강원도에서의 마지막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것
    같기도 하구요..
    언제나 어린아이들마냥 들뜨서 눈오는날을 즐기는 두분의 모습들이 동심의 세계를 보는듯 하기도 하구요..
    덕분에 하얀 눈세상으로 변한 아름다운 강원도 원주의 전원풍경들...
    잘보고 갑니다..
    오늘도 편안한 오후시간 되시기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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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영도나그네님.
      원없이 눈 구경해서 미련없이 강원도를 떠나게 됐어요 ^^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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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chaey.tistory.com 안녕채영2016.03.07 17:15 신고

    눈내린 강원도는 정말 예쁘네요 :)
    다음 행선지는 어디인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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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suninstate.tistory.com S.U.N2016.03.16 07:16 신고

    우와 진짜 대박이네요!
    강원도가 정말 눈이 많이 오는걸로 유명하죠! 눈이 많이 임팩트 있게 와서 신뢰도를 지켜줄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댓글에 다른매체로 로그인해도 댓글써지는 기능
    어떻게 하셨는지 알수 있을까요? :) 제가 티스토리 초보라 모르는게 많은데 이 기능을 보고 애용해보고 싶어서요 ^_^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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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저는 그 기능 안커놨는데, 그렇게도 되나요? 전 로그인 없이 누구나 댓글달게 해 두었을 뿐^^;
      만약 말씀하신대로 티스토리나 다른 무언가로 로그인을 해서 답글을 달게 하시고 싶으시면 플러그인에 라이브 리 같은 기능을 활성화 하시면 됩니다.^^ 근데 저는 별로 스팸이 안붙어서 그냥 로그인 자체가 필요없게 해 두었어요. 그건 아마, 관리자 페이지의 글설정에서 변경했던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모바일앱에서 보고 있어서 정확한 메뉴가 기억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