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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yeongsang | 경상도
절골계곡, 주왕산 국립공원의 숨은 진주
2015. 11. 22. 18:14

왜 여길 몰랐을까? 주왕산 국립공원 최고의 트래킹 길
쉽고, 다채로운 트래킹의 매력

 

 

주산지 앞 마을에서 간단하지만 맛난 점심으로 식사를 마치고, 이번에는 주산지의 왼쪽에 있는 절골계곡으로 향했다. 차창 밖으로는 빨갛게 익은 사과들이 주렁 주렁 열린 과수원과 울긋불긋 단풍이든 풍경이 평화롭게 펼쳐진다.

 

 

절골계곡은 이번 트레킹을 계획하기 전까지 잘 몰랐던 곳인데, 조금 걷다가 그 풍경에 넋을 놓고 말았다. 양쪽으로 솟은 기암절벽은 어찌 그리 아름다고, 물길은 이보다 싱그러울 수가 없으며, 길이 단조롭지 않아서 걷기가 어찌나 재밌던지. 주산지와 주왕계곡을 생각하고 갔던 주왕산행이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니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다름아닌 절골계곡이었다.

 

 

 

 

초반에는 나무 데크길을 따라 걷는다
중간 중간 이런 징검다리를 여러번 건너게 된다
바위사이에 난 사다리 길

 

총 8km정도 이어지는 절골계곡 길은 양쪽으로 수직 절벽이 솟아 있는 계곡을 따라 걷는 거라 경사도가 거의 없다. 중간 중간 험한 곳은 나무데크 길이 나 있고, 그 이외의 곳은 그냥 자연 속을 걷게 된다. 단, 쉬운 트레킹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돌길이라 신발은 반드시 발을 다 감싸는 편한 것을 신어야 걷기도 쉽고, 보호도 될 것 같다. 계곡 전체 길이는 약 8km인데, 우리는 전부 걷지는 않고, 초반의 2-3km미터, 즉 왕복 4-6km 정도만 걸어볼 예정이다.

 

 

요즘에는 가뭄으로 물이 별로 없었지만, 여름철이나 비가 온 뒤는 하천이 범람할 수도 있으므로 긴급 대피 밧줄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트레킹 중에 혹시 비가 내리면 로프 위치를 확인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계곡위로 올라가도록 하자. 계곡 위는 일반 트래킹로는 아니므로 비상시에만 이용할 수 있다. 주왕계곡과는 다르게 계곡 폭이 좁아서 비가 온다면 물이 급격하게 불 것 같기는 하다.

 

 

열심히 사진을 찍다보니 오이군이 사라졌다. 찾느라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갈대 숲 뒤에서 쓰레기를 주워가지고 나타난다. 역시나 오늘도 ^^; 

오이군이 처음 한국의 산과 들에 갔을 때는 적잖이 충격을 받아했다. 이 아름다운 자연에 너무나 당연한 듯 흔하게 떨어져 있는 쓰레기들 때문이었는데, 스위스 사람들은 딱히 규제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자신의 쓰레기는 모두 가지고 내려오기 때문에 자연 속에 방치된 쓰레기를 이해할 수 없었던 거다. 오이군은 한동안 쓰레기들을 물끄러미 지켜보더니 조용히 하나, 둘 줍기 시작했다. 나도 쓰레기를 보면 인상을 찌푸리지만 줏을 생각은 못해봤는데, 남편의 행동은 놀랍고, 숙연하게까지 만들었다. 내가 늘 사랑한다 말하지만 정작 쓰레기 한번 안 주워 준 우리나라를 외국인인 남편이 아껴주는 모습에는 감동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뒤로 오이군은 산에 갈 때면 늘 쓰레기봉투를 하나를 챙겨가지고 간다. 오늘도 쓰레기 사냥에 나섰는데, 그래도 주왕산국립공원은 다른 산보다 훠얼씬 깨끗한 편이다. 대부분의 쓰레기들은 생수병과 걷다가 당 떨어질 때 하나씩 까먹는 작은 사탕이나 초컬릿 껍질이었으니 말이다. 이정도면 먹다 남은 도시락 통이 통째로 버려져 있는 다른 산들에 비해 무지 깨끗한 편이다. 언젠가는 그 조차도 떨어져 있지 않은 우리의 자연을 상상해 본다.

 

 

걷다보니 계곡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나왔다. 이곳이 절골계곡 트레킹의 메인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다리가 놓인 모습도 멋지고, 그 다리위에서 온 길을 뒤돌아보면 모르는 사이 히야아아하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물위로 난 길

 

 

 

 

끼악~ 눈부셔!
쓰레기 월척!

 

계속해서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도 보고, 사진도 찍고, 쓰레기도 줍다 보니 어느새 햇살이 늦은 오후의 가을 햇살로 바뀐다. 국립공원은 코스에 따라 입산할 수 있는 시간을 다르게 지정하는 입산시간지정제를 운영하고 있어서 시간 내에 공원을 벗어나야 한다. 야간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야간에 이루어지는 불법행위들을 근절하기 위해서라고. 

 

 

주왕산 절골계곡 코스는 10월까지는 오후 4시까지,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후 3시까지이다.

 

앗, 어느새 벌써 3시! 시간 맞출려고, 씩씩하게 되돌아 나오는 중
그래도 인증샷을 빼 놓을 수는 없지 :-)
수정처럼 맑은 물속에는 수많은 산천어와 작은 고둥들이 살고 있다
절벽 끝에 아슬 아슬 곧게 뻗은 소나무 두그루

 

아름다운 풍경에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입산지정시간도 다가오고, 배꼽시계도 슬슬 시동을 걸어오기에 되돌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법같은 가을 오후의 햇살이 어찌나 아름답게 사물위에 떨어지는지, 사진을 찍고 또 찍어도 아쉬움이 남아 돌아오는 길이 생각보다 많이 더디다. ^^

 

무사히 해지기 전에 펜션 입성
톡 쏘는 달기약수로 끓인 백숙. 청송의 명물이다
달기약수 백숙의 뱃속에는 녹두가 섞인 찹쌀이 들어간다. 오동통한 도토리묵은 투숙객을 위한 써비쓰! :-D

 

둘째 날은 주왕계곡을 걸을 예정이므로 저녁식사 장소와 숙소도 주왕산 입구 앞으로 정했다. 저녁메뉴는 청송에 왔으니 당연히 지역 명물, 달기약수로 끓인 백숙. 푸짐한 토종닭 한 마리에 향긋한 약재가 가득 담겨 나왔다. 백숙국물로 끓인 녹두죽과 함께 먹는데, 고소하고 살살 녹는 맛이 일품. 숙박과 식사를 같은 곳에서 해결했더니 서비스로 도토리묵도 한 접시 나왔다. 직접 만드신 묵인지 오동통한 묵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부서졌다. 구수한 백숙과 상큼한 나물과 버무려진 도토리묵까지 든든하게 먹고 나서 소화도 시킬 겸 이번에는 밤 산책을 나간다.

 

 

공원 입구에는 넓은 캠핑장도 있다. 캠핑을 하는 것도 국립공원을 자연 속에서 제대로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일 것 같다. 그런데, 주변을 구경하다 재미있는 것을 발견. 바로 사과 자판기가 그것이다. 사과의 고장, 청송에는 사과 자판기가 있구나. 사과즙과 사과 한 개가 각 1천원. 아직 상점이 문을 열지 않은 이른 아침 산행을 시작한다면, 간식으로 자판기 사과를 하나 뽑아서 가져가도 좋을 것 같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땅위에는 사과가 총총
때가 10월 마지막 주말이라 할로윈 특집!

 

빠알갛게 사과가 익어 가는 과수원위로 별이 총총히 떠 있는 모습을 감상하며 주왕산 국립공원에서의 첫날을 마무리 했다.

 

 

 

 

 

 

황토방갈로펜션


홈페이지 | www.banglowpension.com
주소 |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공원길 100
전화 | 054-874-5200
숙박비 | 7만-30만
전화 | 054-87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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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날짜 | 201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