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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 | 아프리카/Seychelles | 세이셸
[마헤] 숙소 리뷰 : 세이셸 보발롱 해변가의 게스트하우스 다이버즈 롯지
2015. 1. 10. 08:30

가성비 최고의 로맨틱 게스트 하우스
세이셸을 가볍게 즐기고 싶은 당신에게

 

게스트 하우스 앞 해변

 

죽기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라는 세이셸.

정말 저 말이 무색하지않게 어딜가도 한적하고,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아름다움이 뚝뚝 떨어지는 나라였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비행시간이 유럽과 비슷한데다가 항공료도 만만치 않고, 현지 물가도 그다지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별 계획없이 마구 날아가기에는 조금 부담이 되는 여행지다. 게다가 여행사들은 허니무너들을 겨냥하여 비싼 패키지만 선보이므로, 아름답다는 걸 알면서도 선뜻 여행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뭐 신혼부부들이야 한번뿐인 신혼여행이니 거금들여 가본다지만, 아이들까지 딸린 가족이 그냥 휴가로 가기엔 아무래도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사실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검색을 해 보면 세이셸에도 호화로운 리조트가 아닌, 저렴한 가격의 꽤 괜찮은 숙소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이용했던 마헤섬의 다이버즈 롯지 게스트 하우스가 바로 그런 곳 중에 하나였다.

 

 

 

 

다이버즈 로지 입구. 커다란 고래상어 모형이 있어서 찾기가 쉽다

 

이번 여행에서 세이셸에 총 10일간 머물렀는데, 본섬인 마헤에 4일, 세이셸 홍보대사 활동으로 리조트를 지원 받았던 프랄린에서 4일, 그리고 세이셸의 보석같은 섬 라디그에서 2일을 보냈다. (참고로 만약 다시 계획을 짤 수 있었다면 마헤 3일, 라디그 3일로 변경했을 것 같다. 가보니 라디그가 작지만 너무너무 예뻐서 2일로는 부족하더라.) 그 이후에도 레위니옹 5일, 모리셔스 4일, 아부다비 1일을 묶어 떠났던 여행이라, 여행경비가 만만치 않게 올라갔으므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저렴한 숙소를 눈빠지게 검색했다. 그 멀리까지 가서 비용에 무릎 꿇고 볼 것을 못본다던지, 하고 싶은 액티비티를 안하고 올 순 없지 않은가. 이럴때 비용 줄이기에 가장 만만한 것은 언제나 숙소.

 

직접 갈아만들어 주는 상큼한 웰컴 드링크

 

그러나 세이셸은 몰디브처럼 고급 리조트외에 숙소는 없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살짝 걱정이 됐다. 2-3일 고급 리조트에서 분위기 내는 거야 좋다지만, 대부분은 하루 종일 이곳 저곳 구경다니느라 숙소에서는 저녁에 지쳐 쓰러져 잠만 잘텐데, 10일을 내리 리조트에서 머무르기는 사실 좀 아깝지 않은가. 다행히 검색해 보니 여기에도 주방이 딸린 펜션이나 무난한 가격의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숙소가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호스텔이나 백팩커스는 없더라. 따라서 초저렴 배낭여행은 불가능 할 듯. 호주에서 많이 하듯이 기후가 따뜻하니 해변에서 침낭만 덮고 잔다고 하기에는 대부분의 해변이 조수간만의 차가 꽤 커서 밤에 자다 떠내려 가는 수가 있다. 그렇다고 산에서 텐트치고 자기도 좀 그렇다. 울창한 정글이라 일단 텐트칠 공간이 거의 없고, 트래킹 하다보니 뱀이 있더라.)

 

체크인 하는 동안 우리 주변을 알짱거리던 게코. 열대 기후라 게코들이 많다

 

우리는 놀기 바빠 딱히 요리를 해 먹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침은 먹어야 하루가 든든하므로 조식이 제공되는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했다. 위치는 마헤섬에서 가장 유명한 보발롱 해변. 이곳은 대부분의 숙소가 몰려 있는 곳으로 초호화 리조트들은 물론 펜션,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한 숙소가 있다. 수영장이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있었지만, 세이셸의 눈처럼 흰 모래 해변을 두고, 수영장이 무슨 필요인가. 우리는 해변에서 가깝고, 이용객들이 깨끗하다 침이마르게 칭찬했던 다이버즈 롯지를 4일간의 보금자리로 선택했다.

 

 

첫날 숙소에 도착했을때 햇살이 쨍쨍한데, 시원하게 비가 내렸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이 햇살에 반사되어 공중에서 보석같이 빛나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아~여기 정말 천국의 섬 맞나보다.

 

 

 

 

게스트 하우스 구석 구석
깔끔함으로 승부하는 곳

 

 

넓은 객실 Room

 

 

이 게스트하우스에는 방이 딱 4개 밖에 없다. 그리고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는 것보다 아고다나 북킹닷컴 등을 이용하는게 더 저렴했는데, 우리는 조식포함 1층 객실을 딱 10만원에 예약할 수 있었다.

객실은 트립 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여행 사이트 리뷰에서 깨끗하다 칭찬했기 때문에 청결도 이외의 시설에 대한 기대는 딱히 없는데, 이게 웬일? 웬만한 비지니스 호텔보다 사이즈가 훨씬 크고, 커다란 욕실과 시원한 발코니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는 순간 마음에 쏘옥 들어버려 침대에 누우니 더이상 나가기가 싫더라 ^^;

2층은 2-3만원쯤 더 비싼데, 방 구조와 조식은 모두 같고, 전망이 조금 더 있다.

 

 

침대와 욕실, 미니 부엌 곳곳에 놓여 있었던 노란 꽃.

이름 모를 이 꽃 덕분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나는 리조트나 호텔에 이렇게 꽃으로 장식이 되어 있으면 전부 모아 뒀다가 저녁에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목욕할 때 그 위에 동동 띄워 준다. 그러면 셀프 로맨틱 플라워 바스를 즐길 수 있다 ^^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왼쪽으로 샤워부스가 있다. 로맨틱 리조트형 욕실은 아니지만, 넓고 깨끗해서 쾌적했다. 습한 기후의 열대 지방인데, 구석에 곰팡이 하나 없이 관리해 놓은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요리할 수 있는 주방은 아니지만 침실과 욕실 사이에 싱크대와 냉장고가 있어서 재래시장에서 열대 과일을 사다가 씻어 먹거나 테이크아웃한 음식을 보관하기에 좋았다. 

 

 

관련글 : 세이셸의 하나밖에 없는 재래시장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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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셀윈-클라크 마켓 Sir Selwyn-Clarke Market 세이셸 수도에 딱 하나밖에 없는 시장, 이곳에서는 무엇을 팔까? 도시여행에서 가장 재미있는 한가지는 어딘가에는 꼭 하나 있는 슈퍼마켓이나 재래시장

lucki.kr

 

 

 

전용해변? 게스트하우스 앞의 소녀같은 바다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주인 가족의 집이다. 오른쪽의 녹색 지붕이 있는 테라스에서 아침 식사가 제공된다. 가운데로 바다가 보인다

 

세이셸은 한국보다 5시간 느리고, 스위스 보다는 3시간 빠르다. 따라서 스위스에서 날아온 오이군은 쯔나미가 닥쳐도 못깨어날 기세로 자고 있었고, 나는 새벽 4시부터 또랑또랑한 정신으로 천정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가서 일출을 볼까 했지만 보발롱 해변은 북쪽과 서쪽하늘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별로 볼 것이 없을 듯 했다. 그러나 안자고 누워있으려니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음. 동트면 바로 달려 나가야지...

 

 

바깥이 살짝 밝아졌다 싶을때 번개처럼, 그러나 오이군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아~시원한 바다 내음. 부드럽고, 따뜻한 아침 공기. 마치 귓가에서 파도가 치는 듯 시원하게 들리는 파도 소리.

약간 오버하면 게스트하우스에서 넘어지면 모래가 코에 닿을 만큼 해변이 가까이에 있었다. 리조트가 아닌 게스트하우스라서 전용해변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마치 전용해변이라 착각할 만큼 바다가 숙소에서 가까왔고, 아무도 없더라. 

 

 

숙소 앞에서 양방향 일차선인 도로를 건너자 바로 보발롱 해변이 우아하게 펼쳐졌다.

흰모래. 푸른바다. 하얀게들.

히야...진짜 낙원이군.

 

 

혼자 해변을 거닐었는데 사실은 혼자가 아니었다. 수많은 게들이 아침부터 나타난 이방인의 발걸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위를 멤돌았기 때문. 매일 아침나절 두시간 즈음을 바다에 누워 있다가, 미지근한 바다에 발을 적시며 걷다가, 게를 쫓아다녔다가, 꽃사진과 게사진을 찍었다가 하며 보냈는데, 3일간 아침산책을 할 때 딱 한명의 조깅을 나온 동네 주민이 지나갔을 뿐 그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았다. 이정도면 게스트 하우스 전용 해변이 아니라 내 전용해변이라 해도 될 것 같다. ^^;

 

 

 

 

 

섬에서 시내같은 물길이 이어져 바다로 흐른다. 

살짝 구름낀 아침 풍경은 마치 수줍은 소녀가 흰 원피스를 입고 앉아 있는 듯, 청순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여긴 어쩜 색감이 이럴까.

 

 

그리고, 정확히 같은 포인트의 한낮의 풍경이다.

아침 나절의 청순한 소녀가 밝고 명랑한 소녀로 옷을 갈아 입었다.

섬 쪽에서 바다로 내려오는 시냇물은 매일 물길이 제멋대로 바뀌어 있었다.

 

 

이 푸르르고 아름다운 바다에서 셀카하나 안찍고 지나갈 순 없지?

그런데, 왜 대낮에도 혼자냐고? 이때 오이군은 펑크난 자동차 타이어를 갈고 있었다. -_-; 펑크난 렌트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다이버즈 로지의 매력 포인트, 신선한 아침 식사

 

치즈가 덩어리로 나온다(스위스 스타일?) 가장 맛있었던 것은 방금 만들어 나온 따끈, 쫄깃한 크레페

 

이곳에 또 한가지 사람들이 극찬했던 것이 신선한 아침 식사였다.

조식은 녹색 지붕의 테라스에서 제공되는데, 상쾌한 아침 바람과 시원한 바다 냄새 그리고 고소한 버터냄새가 한대 어우려져 더없이 행복한 아침을 만들어냈다. 메뉴는 토스트와 치즈 덩어리, 쫄깃한 크레페, 신선한 과일, 생과일 주스, 티, 커피로 간단한 듯 했지만 정말 신선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쫄깃한 크레페에 바나나를 돌돌 싸 먹었는데, 집에 와서도 자꾸 생각이 나서 여러번 흉내를 내서 해먹었다는. 늘 신선도에서 살짝 밀리는 호텔 뷔페식 아침 식사만 마주하다 이렇게 개별 서빙되는 아침식사를 받으니 훨씬 더 맛도 좋고, 기분도 좋더라.

 

향긋한 열대 과일과 함께한 아침. 이정도면 훌륭해~ ^^

 

그리고 아침을 더욱 아침답게 느끼게 해주는 건 지저귀는 새소리가 아니겠는가.

이곳은 간단한 방법으로 게스트의 아침을 더욱 풍요롭게 해 주었는데, 테라스 옆에 새 모이를 담아 나무에 매달아 둔 것이다. 그러면 온동네의 새들이 모여들어 같이 아침식사를 하는데, 새들이 어찌나 신기하게 생겼는지 동물원이 따로 없다. 

 

세이셸의 참새. 숫컷은 현란한 오렌지 색, 암컷은 동네 참새 같은 갈색

 

오렌지 빛 깃털이 인상적인 세이셸의 참새는 물론,

 

 

제브라 도브라고 하는 하늘 색 눈과 부리가 인상적인 세이셸의 작은 비둘기들이 우리가 식사를 하는동안 옆에서 열심히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주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로맨티스트를 위한 본의 아닌 이벤트

 

 

셋째날 열심히 돌아다니다 저녁에 들어왔더니, 게스트하우스가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이상하네, 우리가 그렇게 늦었나? 그러나 시간은 7시 반. 뭔가 이상하다?

알고보니 게스트하우스를 포함해 보발롱 동쪽 끝 전체가 정전이 된것이었다. 방으로 더듬더듬 들어서는 우리를 보자 주인 아주머니가 잽싸게 커다란 초를 가져다 발코니에 놓아 주었다. 덕분에 뜻하지 않게 맞이하게 된 로맨틱 캔들 나이트 ^^

 

 

 

 

게스트하우스 마당에서 찍은 밤하늘

 

이렇게 어두운 밤에 우리는 무엇을 할까? (응큼한 상상을 하신 당신 거기~)

주변에 불빛이 하나도 없는 이런 때는 별사진을 찍기 좋은 순간이다. 일단 게스트하우스 마당에서 찍어 보았는데, 자꾸 건물 모서리가 끼어들길래 아예 해변으로 내려갔다.

 

저 멀리 보발롱 서쪽끝은 불이 들어오나보네

 

달도 없고, 불빛도 없는 밤이라 대박 별사진을 건지는 건가 했지만, 아쉽게도 해변에는 바람이 세서 모래에 박아둔 삼각대가 흔들리는 바람에 선병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야자수와 세이셸 특유의 화강암 그리고 보발롱 해변이 들어간 밤풍경을 남길 수 있어서 나름 만족. (나만 알아볼 수 있게 찍혔지만 ^^;)

생각치도 않은 정전으로 세이셸은 우리에게 별이 쏟아지는 아름다운 해변의 밤까지 선물해 주었다.

 

 

       

세이셸의 별 헤는 밤

2014.10.04

 

 

 

 

다이버즈 로지 Diver's Lodge

주소  The Divers Lodge, Beau Vallon, Mare Anglaise, Mahe, Seychel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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