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Instagram Facebook NAVER 이웃 E-mail 구독

Asia | 아시아/China | 중국
상하이 3. 상하이의 위용, 동방명주
2012. 10. 27. 14:48

Hurry up, 야채들!
여행은 함부로 아무나랑 가는게 아니다...

 

바쁘다 바빠, 허겁지겁...야채 꽁댕이에 불 붙은 듯, 감자 오이 바빠 죽겠다. 출국할 때 단체비자로 감자가 대장먹었던 할머니 그룹 여섯분이 알고 보니 초 스피드 관광객이었던 것이다. 또 10인 가족이 이번 여행멤버였는데, 여기 속하신 할아버지, 할머니 커플이 엄청난 관광속도로 6인 할머니 그룹과 경합을 벌이셨다. 결국 느린속도를 삶의 모토로 잡고 사는 감자와 오이는 상대적으로 굼벵이 커플 즉, 어르신들을 기다리게 하는 역적같은 야채쪼가리로 몰릴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점심때도 샤브샤브 국물이 끓기 시작해서 드디어 좀 먹어 볼까하는 찰라, 이미 끓다만 국물까지 원샷하신 어르신들이 문밖에서 에헴, 어험하는 바람에 안절부절하던 가이드가 멋적은 얼굴로 재촉하러 와서 우리는 덜익은 야채들을 서걱서걱 씹어먹었고, 신천지같은 카페거리가 입맛에 맞지 않으셨는지 권투연습용 스피드백을 치고 지나가는 속도로 장소를 대충 훑고 지나가셔서 

대체 내가 여기 뭘 보러 온건지 경보대회를 나온건지. -_-;

 

연착때문에 짧아진 관광시간에도 불구하고 삼분이나 집합장소에 일찍 도착했건만 어르신 전원 지루한 표정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아...소심한 안티소셜 야채들, 늦지 않았는데도 뭔가 눈치보이며 불편한 마음으로 다음 여행지, 동방명주로 이동.

 

 

챠라라~

도착한 곳은 와이탄, 상하이 금융중심가로 한국으로치면 여의도와 비슷한 곳인데 훨씬 넓은 영역으로 고급스럽게 부티나는 빌딩들이 쭈우욱 늘어서 있었다. 그중 제일 높은 건물은 상해환구금융센터로 101층, 무려 492미터,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은 건물이라고 한다. 492미터? 숫자를 보고 실감이 안났으나, 생각해보면 어릴적 운동회 백미터 달리기 다섯번쯤 하는 높이. 

대박이다. 게다가 옆에 짓고 있는 상하이센터는 거의 1.5배 더 높은 150층이라고 한다. 집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데 사실 반나절도 안걸리는데 다지으면 와볼만 하것네...ㅎㅎ

 

길죽 길죽한 빌딩들과 잘 어울리는 길죽한 오이군 ^^

 

 

 

 

 

동방명주
Oriental pearl

 

 

이곳이 바로 동방명주(동쪽의 밝은 구슬?)의 입구이다. 주변이 하도 눈 돌아가게 화려하여 여러번 셔터를 눌러보았으나 점점 짙어지는 안개덕에 그 화려함이 느껴지지않아서 아쉽다. 머릿속에만 꾸역꾸역 담아보았으나 글을 쓰는 지금 이미 안개속으로 멀어져버린 이미지들...역시 남는건 사진밖에 없다. ^^

 

 

짜쟌~ 전경은 이러하고...분홍색으로 주변과 다르게 뭔가 미래소녀적인 느낌의 특이한 모양의 탑이다. 왜 소녀적인가 하면 전반적으로 핑크색이기 때문이다. 용도는 방송용 탑. 

 

 

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상하이 동부 (새로 급부상하고 있는 지역)의 이십년 변천사 사진이 쭈욱 붙어있는데, 짧은시간에 허허벌판이 세계적인 도시로 변화하는 모습은 감자와 오이의 입을 잘 익은 수박마냥 쩍! 벌어지게 했다. 전망대 엘리베이터로 가는 길도 무언가 볼것이 많았는데, 어르신들이 앞뒤로 에워싸 우리를 호위하고, 스위스 목장의 방목하던 소들을 우리에 몰아 넣듯, 재빠르게 엘리베이터안으로 몰아 넣으셔서 뭐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 

 

 

두두둥~

이곳이 261미터 높이의 전망대. 저기 왼쪽 끝에 보이는 상하이환구금융센터에 있는 전망대가 100층으로 세계에서 제일 높은 층에 있는 전망대라고 들어서 261미터쯤은 63빌딩 전망대보다 대략 십미터쯤 높네...하고 왔는데, 뜨아아아...충분히 감동적이다. 그 옆의 88층건물이 금융센터가 생기기전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고. 중간의 건설중인 건물이 바로 상하이센터, 150 층 건물이 될 예정이다.

 

(이 여행을 갔을 때는 한국의 롯데타워가 개장하기 훨씬 전이다. 그리고 이후로 중국 여기저기에 수많은 높은 건물들이 더 생겨나서 높은 건물 순위는 계속 변동중)

 

 

상하이는 높은 건물들이 엄청 많아서 전반적으로 미래공상과학 영화속의 도시 같았는데, 저 아래 원형 육교가 그 분위기를 한껏 더해준다. 저게 참 좋은 아이디언데 보통 육교와 달리 대각선으로 갈려면 두번 건널 필요없이 한번 올라가면 원하는 곳으로 내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횡단보도보다도 편하더라. ^^

 

 

그리고 건물 사이 공원같은 것이 있는데, 사이버풍의 원형 노천 카페가 있고, 그 가운데 애플 로고가 뙇 박혀 있었다. 애플 카페인건지 그냥 광고인지는 모르겠지만 임펙트하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황포강. 상하이를 신시가인 동쪽과 구시가인 서쪽으로 가르며 흐르는 강이다. 황색 물빛이 별로 매력적이지는 않았지만 주변 화려한 풍경에 힘입어 웅장해보이더라. 

 

 

 

 

 

초현대적인 건물 사이에 이런 건물도 섞여 있었다. 뉴욕의 1930년대에 지어진 건물 느낌이 나서 스파이더맨이 어딘가 날아 가면 어울리지 싶었다. 근데, 전망대에 오기에는 엄한 안개낀 날씨라 좀 아쉬웠는데, 저녁이 되어 하나 둘 불이 켜지기 시작하니 이게 또 어슴푸레 환상적인 느낌을 주더라.

 

 

 

공중 곡예?!
스릴 러버

 

 

261미터층에서 상하이 공중관람을 마치고  한층 아래인 259미터층으로~

63전망대에도 부분적으로 있는 유리바닥 전망층이다. 대신 여기는 층 전체가 유리바닥으로 아래에는 아무층도 없다. 진심으로 259미터 공중에 덜컹 서 있는 기분이 들어 오금이 저렸다는. 나도 모르게 글로 다시 쓸 수 없는 이상한 소리가 내 입에서 저절로 나오고 있더라. 대략 으으아흐크하우으야으흐흐....뭐 이런 소리.

 

 

200미터가 넘는 높이의 알프스 절벽과 절벽 사이에서도 가뿐히(?) 번지점프를 했던 오이군인데, 여기서는 다리가 풀려 주저 앉아 버렸다. 유리가 있다는건 이성적으로 알지만 몸이 서있기를 자동 거부해서 쭈삣쭈삣 앉아서 한컷. 우리를 양떼몰이 하시던 어르신들은 이미 '흐미~~~'하시더니 엘리베이터로 고고씽.^^;

 

 

마치 사진을 위해 카메라를 보는 척 했지만 사실 아래를 보지 않고 찍기 위해서 였다. 도대체 엉덩이가 근질 근질 해서 얌전히 앉아 있을 수가 있어야지. 그런데 이거 가만히 보니 창유리 위쪽은 그냥 뚤려있는거구나. 물론 내키보다 높아서 떨어질 염려는 없었지만 이거 창문이 잘 봉합되어 있는 것이 아니네? 게다가 바닥 강화 유리와 유리 사이의 공간에 철근 지지대가 있는데, 유리와 철근 사이가 밀봉된것이 아니었따! 헉바람이 솔솔 259m위로 쳐몰아 올라와 고오오오~ 소리를 내며 안그래도 후들후들 시린 내 몸에 닭살을 더해 주더라.

이...이거 그러고 보니 메이드인 차이나잖아... @#*#!^&!@*!@$@!&

"빠..빨리 내려갈까요, 가이드 아저씨?"

 

 

 

 

 

이렇게 우리의 스릴 넘치는 전망대를 뒤로하고 다시 동방명주 1층으로 무사 귀환. 90미터쯤 되는 곳으로 내려오면 벽면이 유리로 된 엘리베이로 갈아 타게 된다. 갈아 타는 곳은 각종 게임 기계와 약간의 놀이기구가 있는 미니 놀이 동산으로 로봇들과 디스코 불이 한대 섞여 우리를 유혹했지만 안된다, 이런 시시한 것들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우리의 오늘 일정은 아직 두개나 남아 있다구~!

원래 동방명주와 황포강 유람선이 마지막날 배치되어 있었는데, 곧 비소식이 있어서 가이드 아저씨가 급히 일정을 조정을 해주셨다. 연착과 함께 첫날 일정이 조금 빡빡해 졌지만 그나마 비오기 전에 점점 뿌옇게 안개가 짙어진다는 상하이에서 이정도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었다. 순발력 있게 대처해 주신 가이드 아저씨에게 엄지 척.

 

 

중국에 온 뒤로 본 광고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이 코카콜라 광고 인데, 개화기 무렵의 사진을 팝아트 스타일로 믹스해 놓은 것이다. 잘 인쇄된 포스터라도 하나건져 전리품으로 안고 귀향해서 내방 작업실에 쩍~ 붙여 놓고 싶었으나 어디서 파는지 알 수가 없네...

 

여기서 잠깐 알고 가는 재미있는 중국어.

중국어로 코카콜라는 可口可乐 가구가락이라고 쓰는데, 한국식 발음으로 읽으면 전혀 비슷하지 않지만 중국식으로 발음하면 커코우크얼러 쯤으로, 코카콜라의 미국식 발음과 꽤 비슷하다. 뜻도 좋아서 '마시면 입이 즐거워진다' 로 해석. 코카콜라가 중국에 처음 들어갔을때 처음 사용했던 한자는 발음이 좀 더 비슷하지만 뜻이 이게 아니었다는데, 이름을 이렇게 바꾸고 대박이 났다고한다. 역시 사람은 이름을 잘써야 한다.

흠. 감자와 오이도 대박과 대통으로 바꿔야 할까보다. ^^;

 

 

 

 

 

아래 하트를 꾹! 눌러서

집없는 커플 토종감자 수입오이의 세계일주를 응원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