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Instagram Facebook NAVER 이웃 E-mail 구독

Africa | 아프리카/Seychelles | 세이셸
[마헤] 허니문의 종결판 세이셸 렌터카 여행
2014. 4. 28. 17:33

7년만에 떠나는 정통 허니문
소원성취

 

올해로 우리는 7년이 된 부부다. 그런데, 뜬금없이 무슨 허니문이냐고? 

7년 전, 결혼할 당시 비자문제와 일, 학업 등등이 엮여 우리는 조금 서둘러 결혼을 했었다. 덕분에 여유롭게 신혼여행을 예약 할 겨를이 없었는데, 그래도 그냥 지나치기는 뭐해서, 아쉬운대로 바로 예약이 가능했던 땡처리 에어텔팩을 이용하기로 했다. 유럽에서 신혼여행지로 인기 있는 곳은 카리브해 주변이나 세이셸 등이었지만, 그런 곳은 한참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그래서 당시 스위스에 땡처리 여행으로 자주 등장하는 이집트, 마로크, 터키, 튀니지, 크로아티아 등이 물망에 올랐는데, 그 중 어릴적 부터 환상을 가지고 있던 이집트가 낙찰되었다. 당시 가격으로 4성급 리조트 2주 숙박에 아침, 저녁식사가 제공되고, 저가 항공사의 왕복 항공권이 포함된 가격이 세금 포함 인당 65만원 정도. 당시에도 믿을 수 없는 저렴한 가격에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그때 배낭여행에 흠뻑 심취해 있을 때라, 호텔은 아무래도 좋다며 황량한 사막으로 신이 나서 날아 갔었다.

 

그러나 이 땡처리 팩에는 함정이 있었으니, 

호텔룸이 신혼부부에게 가혹하게도 트윈실이었던 것이다. 차선책으로 멀찌감치 떨어진 침대를 옮겨 붙여놨더니, 룸서비스 하시는 분들이 힘도 좋게 매일 아침 원위치로 돌려 놓으신다. -_-; 우리는 악착같이 매일 저녁 침대를 도로 옮겨 붙이며, 언젠가 우리도 꽃세례 받으며 진짜 신혼여행한번 떠나보자고, 다짐했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흘러 7년이 지나고...

이제 바로 그 복수(?)의 때가 왔다.

 

당시 신혼여행을 계획하며, 오이군이 들먹이는 바람에 나는 세이셸이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내가 작년부터 한국 세이셸 관광청 홍보대사로 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리조트 숙박권 지원이 들어온게 아닌가? 그래. 이건 운명이다. 신혼여행 트윈실의 한을 풀라는 신의 계시. 그렇게 우리는 허니무너들의 천국, 세이셸로 떠났다.

 

 

 

 

 

 

나홀로 떠나는 허니문
남편은 신혼여행지로 직접 배달됩니다

 

그러나 맨날 보는 남편과 신혼여행같은 여행이 가능할까?

해결책은 이랬다. 마침, 여행을 떠나기 전, 남편이 한달 넘게 스위스로 출장을 가 있게 되어서, 남편은 스위스에서 나는 한국에서 각자 출발해, 세이셸에서 바로 만나기로 한 것이다. 이러니 7년 넘게 같이 산 남편도 스을쩍 보고 싶고, 가는 길이 은근히 설레이기도 하더라.

 

홀로 떠나는 신혼여행. 

남편은 현지에서 조달합니다. ^^

 

환승절차를 마치고, 아부다비에서 세이셸로 내려가는 구간은 에티하드 항공과 공동운행을 하고 있는 세이셸 항공이 맡았다. 기내에는 인어공주와 물고기들이 춤을 출 법한 음악이 경쾌하게 흘러나왔고, 승객들의 옷차림도 알록 달록 해변을 연상시켰다. 아, 드디어 세이셸로 가는 구나!

 

세이셸에 이번이 세번째라는 옆자리의 독일인 아저씨와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는데, 승무원이 와서 아저씨에게 세이셸 항공사의 로열 멤버이신 미스터 감자 씨냐고 묻는다. 속으로 이 아저씨 나랑 성이 같네? 독일에도 그런 성이 있다는 것에 신기해 하며 쳐다 보고 있는데, 아저씨 멀뚱멀뚱 쳐다보며 아리송해 하신다. 음...그럼 그렇지. 미스터 감자가 아니라 미세스 감자를 찾나보다. 근데, 웬 로얄 멤버? 승무원은 내게 그럼 미스 감자냐고 물었고 (아싸, 미스 >_< ), 맞다고 하자 로얄 멤버에게 특별히 제공되는 웰커밍 샴페인을 한잔 건네주었다. 내가 언제 로얄 멤버가 되었을까 한참 생각해 보았는데, 아마도 인터넷 회원가입을 해서 그런 것 같다. 세이셸 국내선 하나를 예약했는데, 아마도 그 덕분에 한방에 로얄 멤버가 된 듯. 혹시 세이셸 항공사를 이용할 일이 있으시다면, 스타얼라이언스도 스카이팀도 아니지만,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해보시기를. 여행길에 기분좋은 샴페인 한잔을 받을 수 있다. ^^;

 

 

 

세이셸 그리고 한여름 날의 산타
첫만남, 재회

 

공항에 내려서자 후덥지근한 바람이 후욱 불어왔다. 껴 입고 있던 옷을 정신 없이 벗어 던지고, 입국 절차를 밟아, 가방 찾아서 완전히 밖으로 나오는데 까지 17분.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작은 공항이다. 세이셸은 독립이후 92년 냉전이 종식되기까지 사회주의체계를 따라 왔으므로 크게 자본주의식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덕분에 예전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 요즘은 에코 관광지라 선전하지만,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고. ^^ 어쨌든 어느나라를 가나 획일화 되어 있는 현대 도시의 모습이 아닌, 소박하고, 이국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나저나 나보다 3시간 전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을 우리 남편은 어디? 로밍도 안해왔는데, 못찾으면, 정말 혼자 신혼여행 할 판.

 

그때 저 멀리에 때아닌 산타 모자가 보인다. 

늘 오랜만에 만날때면 산타 모자를 쓰고, 기다리기 때문에 추억이 물씬 밀려 왔다. ^^

 

감격의 재회를 격하게, 그러나 덥고 습한 열대기후에 땀이 비오듯 쏟아졌으므로 되도록 서로 멀찌감치 서서, 원격으로 마친 후, 공항 주변을 둘러 보았다. 아쉽게도 날이 좀 흐렸는데, 특유의 화강암으로 된 산과 야자나무, 예쁜 목소리의 알록 달록한 새들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어, 그저 모든게 신기하고 행복했다.

 

 

 

 

 

 

세이셸 렌트카 여행
베스트 드라이버 가슴 졸인 이야기

 

세이셸은 115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곳에 휴가를 왔다는 오바마 대통령 일가나, 베컴 부부, 윌리엄 왕자 부부 등은 섬 전체가 프라이빗 리조트인 작은 섬들로 여행을 갔겠지만, 파파라치가 두려울 일 없는 우리들은 10일동안 세이셸의 주요 3섬, 마헤, 프랄린, 라 디그를 돌아보기로 했다.

 

국제 공항과 수도 빅토리아가 있는 마헤섬(영어 : 마헤,  불어, 크레올어 : 마에 라고 발음)이 가장 큰 섬인데, 그 크기는 겨우 거제도의 절반 정도인 115㎢. 도로만 잘 닦여 있다면, 반나절에 섬을 돌아보고 남겠다며, 이곳에 머무르는 2박 3일동안은 차를 렌트하로 했다. 그러나, 공항에서부터 예약해 놓은 차를 픽업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예약해 놓은 차는 자동인데, 회사에서 수동을 줬고, 나보다 먼저 도착해서 차를 픽업한 오이군은 내가 자동을 예약해 놓았다는 사실을 몰랐다. 도착해보니 오이군이 다 부서져가는 고물 수동차를 가지고 있기에, 하루에 10유로나 더 비싸게 주고 예약했던 자동을 다시 받아와야 한다며, 렌트카 데스크로 갔다. 직원이 예약 서류를 찬찬히 확인하고, 한참만에 마지못해 자동으로 바꿔주기는 했는데, 이미 오이군이 수동에 만땅으로 채워 넣었던 기름값은 환불받지 못했다. 내참. 서류에 자동이라고 떡 써있는데, 왜 내가 무슨 서비스 업그레이드 요청한 것 마냥 망설인담. 회사쪽 착오로 잘못된 차를 줬는데, 기름값은 절대 환불 못해준다는 방침도 이해가 안갔지만 여행와서 얼굴 붉히기 귀찮아서 5만원은 날리기로 했다. 그나마 자동은 덜 부서져 간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진짜 여행, 시작~ 

참, 세이셸도 영국처럼 왼쪽으로 운전한다.

 

도로 폭이 매우 좁다

 

세이셸에 도착해서 조금 적응이 안되었던 것은 공항직원이나 매점, 렌트카 직원들이 모두 별로 미소 짓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회주의의 잔재인지, 이곳 사람들 성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어느 누구도 친절하려고 딱히 애쓰지 않는다. 가게에 들어서도 인사를 하는 법이 없고, 우리가 먼저 인사를 해도 받는 둥 마는둥. 그렇다고, 사람들이 불친절한 것은 또 아니다. 일단 말을 걸면, 모두 편하게 성의껏 대답을 해준다. 그냥 서비스업에 대한 개념이 우리와는 전혀 다른 것 같다.

 

메인도로가 이렇게 좁은데, 그 와중에 앞에 트럭은 갑자기 중앙선을 넘더니 임시 주차중

 

복잡하게 받은 렌트카를 몰고, 아름다운 세이셸 물빛에 넋을 일으며, 룰루 랄라 숙소로 향하는데, 여기에 진짜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세이셸의 도로 사정. 공항에서 수도인 빅토리아까지는 시원하게 잘 닦인 도로가 멋드러진 야자 가로수 사이로 뻗어 있으나, 딱 거기 까지 였다. 빅토리아를 벗어나는 순간 메인도로가 양방향 각 1차선으로 바뀌는데, 그 폭이 엄청 좁다. 그렇다고, 갓길로 붙을 수도 없는게, 빗물빠지라고, 도랑을 깊게 파놓아서, 자칫하다가는 바퀴가 빠질 기새. 도랑이 없는 곳에는 주차를 해 놓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이며, 전속력으로 달리다 중앙선 침범은 미덕인듯 했다. 

 

게다가 이렇게 길 옆에서 방금 잡은 생선을 파는 간이 상점이 서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골목길이 아닌 메인 도로라는 사실. 

어째 이거 시작부터 파란만장한 것이 이번 여행, 기대하던 로맨틱 신혼여행이 될 수 있을까?

 

 

       

세이셸에서 운전은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느긋한 마음이 포인트

2014.03.29

 

 

 

 

세이셸 마혜섬 렌트카 회사


세이셸 렌탈 카 그룹 Seychelles Rental Car group
seychelles.rentalcargroup.com

식스트 SIXT
www.sixt.com/car-rental/seychelles/mahe

앱솔루트 카 Absolute Cars
www.absolutcarhire.com/english.html


마헤섬 렌트카 여행 TIP

• 관광으로 유명한 곳이니만큼 대부분의 큰 렌트카 회사는 모두 들어와 있습니다. 직원들이 서류를 꼼꼼히 살펴 보지 않으니 렌트하시는 분께서 나중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직원들은 영어, 불어, 크레올어를 모두 합니다. 

• 운전은 왼쪽으로 하고, 도로는 구불구불 산길인 경우가 많습니다. 낭간도 가로등도 없는데, 도로로 사람들이 걸어다니니 밤에는 조심해서 운전하세요.

• 도로가 많지 않아서, GPS가 필수는 아니지만, 도로 표지판이 없거나, 있어도 울창한 열대 나무들에 가려 있어서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자세한 오프라인 지도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이동 시간을 느긋하게 잡으세요. 도로 사정상 고속도로 같은 이동은 불가능 합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아래 하트를 꾹 눌러 응원해 주세요!

떠돌이 커플 감자, 오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