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속초 바다
에메랄드 빛 봄 풍경
봄이 온 동해 바다는 기억속의 새파란 바다가 아니라 살짝 에메랄드 빛을 띄고 있었다. 몰랐었다. 바다도 계절이 따라 이렇게 색이 바뀌는지. 마치 산이 연두빛 새싹들로 덮히듯, 바다도 은은한 에메랄드 빛에 덮여 있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청순한 동해바다의 모습이 어딘가 살짝 낯설다는 느낌도 들었다.
오랜만에 들른 속초는 그 모습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저 넓은 모래사장과 깨끗한 바닷물만 기억속에 남아있었는데, 관광지로서 개발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손을 댄 흔적이 보였다. 어떻게 보면 깨끗하게 정비 된 것도 같고, 한편으로는 너무 인위적이어서 자연미가 떨어지는 것도 같다.
썬글래스를 쓰고도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만큼 화창한 햇살과 경쾌한 파도소리에 기분이 좋아져 커플 샷도 찍고, 오이군 모델 포스 사진도 찍어주며, 봄맞이를 했다. 언제봐도 그저 반가운 바다. 나는 왜 이렇게 좋아하는 바닷가에 살지 않는 걸까? 자주 볼 수 없기에 바다가 더 좋은 걸까?
투명한 물이 넘실대는 바다로 길게 난 길을 따라가니, 그 물빛과 똑같은 사랑나무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커플 사진을 남기기에 완벽해 보였는데, 아쉽게도 봄이되어 연안으로 돌아오는 숭어들를 낚으려는 사람들로 나무 주변이 북적 북적. 결혼한지가 몇년인데, 커플 사진은 됐고, 밥이나 먹으러 가야지.
물회의 유혹
저항하지 말라, 이것은 당신의 운명
동해에 왔는데, 회를 먹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그중에서도 늘 그 맛이 궁금했던 물회가 오늘의 메뉴로 낙찰되었다. 속초 바다 주변에는 횟집이 많이 있는데,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물회를 만날 수 있다. 물회에는 생선회 뿐만이아니라 해삼, 오징어, 아나고 등등 여러가지가 들어간다. 바다내음을 가득 품은 해산물과 상큼한 오이, 매콤, 새콤, 달콤한 육수 맛이 봄철 떨어진 입맛을 20층은 올려주었다.
그러나 해산물과 담쌓고 사는 오이군은 생선 초밥을 메뉴로 선택. 이런데 와서 초밥을 먹는게 조금 안타까왔지만, 어쩌랴. 그나마 얌전하게 생긴 것이 메뉴로 있는 것에 감사하며, 오이군도 바다를 뱃속에 가득 품었다. ^^;
해산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오이군은 횟집을 좋아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횟집 앞에 장시간 머무르는 것을 좋아한다. 그곳에는 여러가지 신기하고, 이상하게 생긴 생물들이 그득하기 때문. 오이군 동영상의 단골 주인공, 개불을 녹화하며, 우리는 이렇게 색다른 방법으로 봄을 맞이했다.
동해바다 봄맞이
201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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