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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ia | 태평양의 섬들/South Australia | 남호주
매우 주관적인 호주 애들레이드 가볼만한곳 Best 5
2013. 9. 16. 23:59

 

주머니 가벼운 배낭여행자를 위한 팁

부담없이 즐기는 애들레이드

 

 

호주에서 가장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도시 애들레이드.

그곳에서 여행자의 주머니도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1. 도시공원에서 즐기는 신나는 바베큐!

 

오래전 시드니에서 2년쯤 머무르다 떠나가면서, 기념품 사는것도 질색하는 내가 꼭 한국으로 가져오고 싶은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무료 바베큐장 이었다. 호주에는 도시 공원과 바닷가 곳곳에 무료 전기 or 가스 바베큐판이 놓여있다. 철판 요리집에서 볼 수 있는 넓은 철판으로 아무때나 가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친구들하고 불쑥 찾아가 햄버거 파티를 할 수도 있다

 

보통 이렇게 넓은 철판형이므로 대형 그룹이 와서 바베큐를 즐기기에도 문제 없다. 단, 집게나 뒤집개등의 도구는 비치되어있지 않으니 각자 준비할 것.

 

 

 

 

 

사용법은 초간단. 전기일 경우 그냥 켜면 되고, 가스일 경우 벨브를 열고, 가스레인지처럼 점화하면 된다.

호주에는 이런 무료 바베큐 판이 곳곳에 있기 때문에 방과 후나 일끝나고 갑자기 바베큐가 생각나면, 슈퍼에서 고기와 나무젓가락을 사서 구워먹고 집에 가는 것이 가능하다. 다 쓴 후엔 휴지로 기름기를 말끔히 닦고, 물을 조금 부어서 깨끗이 한번 더 닦아서 뚜껑을 덮어 놓으면 끝. 

 

이것을 처음 보았을 때, 일상과 휴가가 접목된 느낌의 호주 생할이 얼마나 매력적이던지. 근 10년전, 처음 만난 자유에 몸서리치며 행복해하던 나에게 있어 이 무료 바베큐는 호주 = 좋은나라 라는 공식을 만들어준 장본인이었다.

 

공원 지도 (기호설명 : 전기 바베큐장, 나무 바베큐장, 놀이터, 공중 화장실, 보트 연못)

 

도시 전체가 공원으로 빙 둘러 싸여 있는 애들레이드에도 바베큐장이 공원 곳곳에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 시내를 구경하다가 배가 고프거든 수퍼마켓에서 고기를 사들고 근처의 가장 가까운 아무 공원으로 가보자.

 

 

공원 입구에는 보통 이런 지도가 있으니 바베큐장 위치를 확인한 후 그곳에서 준비해온 고기를 구워먹으면 간단히 한끼 식사가 멋지게 해결 된다.

교외로 나가지 않고, 도시에서 즐기는 색다른 바베큐, 호주여행에서 빼먹지 말고 누려보아야 할 호주 라이프 스타일이다.

 

 

식사를 마치고는 소화도 시킬 겸 공원을 산책해 보자.

호주에는 고유 동식물이 많아서 공원에 흔한 나무 한그루도 우리로서는 처음 보는 것들이다 보니 동네 공원에 가도 한국의 유료 동식물원에 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경도 매우 아름다와서 꼭 바베큐가 아니더라도 산책을 하거나 오후를 여유롭게 보내기에 훌륭하다. 

 

펑크족같이 생긴 스피나펙스 비둘기 Spinifex Pigeon
떼지어 날아다니는 앵무새 Parrots
꼬리가 짧은 호주 까치 Australian Magpie
입이 작은 호주 토종오리 Wood duck
오리에게 말거는 오이군 (호주 고유종 아님)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의 호주에는 꽃과 식물들도 독특한 것이 많다. 뭔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했던 이 꽃 밭에는 어딘가에 오이군이 숨어있으니 한번 찾아보시길. ^^;

 

 

 

2. 애들레이드의 젖줄, 토렌스 강

 

물이 귀한 호주에서 애들레이드라는 도시가 생겨나게 한 것이 바로 바로 이 토렌스 강이다. 남호주의 수도 애들레이드는 이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있다. 도시 중심가에서 살짝 북쪽으로 걸으면 푸른 잔디가 펼쳐져있는 아기자기한 느낌의 토렌스 강이 나타난다. 강주변에는 애들레이드 대학과 남호주 대학등이 위치하고 있어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맍아 도시락을 먹는 대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또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컴컴한 독서실에 같혀(?) 공부하다가 기껏 대학에와서 입학 후엔 독서실보다 술집을 더 많이 찾는 우리들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다. 대학가 주변에 술집대신 이런 가슴 탁 트이는 자연이 펼쳐져 있었다면 내 대학 성적표가 조금 자랑스러울 수 있지 않았을까하고 살짝쿵 핑계대어 본다. ^^;

 

정녕 그 모자를 나에게 주고 싶은거니? 어이없어하는 검은 백조

 

그리고, 이곳이 바로 지난 밤 감자 오이 커플을 부산하게 만들었던 블랙 스완 Black Swan흑조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길을 걷다보면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스완(백조) 특유의 쉰 목소리로 '크아아아아'하고 위협을 하는데, 흑조는 보통 백조보다 성격이 조금 더 사납다고 하니 구태여 가까이 가지는 않는게 좋겠다...고 말하려 했으나 오이군은 이미 친구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오이  이거 내 모잔데, 너 쓸래? 스위스 메이드야. 

흑조  ...크아아아아아 (= 장난하니? )

 

한국 물닭보다 크기가 작은 호주 물닭 

 

그리고 또한번 감자 오이를 부산하게 만들었으나 결국 사진은 못건진 펠리컨도 날아다닌다. 펠리컨은 바다에만 사는 줄 알았는데, 민물과 바닷물 모두에 서식할 수 있다고 한다. 커다란 날개를 쫘악 펴고 시원하게 물위를 날아가는 펠리컨. 

호주는 동물원에 따로 가지 않아도 희귀한 동물들을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 아닌가 싶다. (물론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

 

 

 

3. 시공을 넘나드는 보태닉 가든

 

호주 모든 도시에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보태닉 가든이다. 방대한 규모의 식물원으로 그 지역의 식물에서부터 호주 동, 서, 북 부의 식물들은 물론 다른 나라의 식물까지 어우러지게 심어놨다. 여러 보타닉 가든을 들려봤지만 이곳의 정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 이유는 이 계절과 지역을 알 수 없는 식물들의 조화 때문이다.

 

거대한 판근 사이에 숨을 수도 있는 맹그로브부터
낙엽이 지고 있는 은행 나무 그리고 그 뒤엔 바나나 나무까지. 이건 무슨 조합?

 

플라타너스의 잎이 모두 떨어지고, 노오란 은행잎이 바닥을 뒹군다. 가을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 낙옆 떨어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울창한 야자나무 숲이 펼쳐지고, 싱싱한 바나나 나무들이 화창하게 햇살을 받으며 열대 정원의 분위기를 낸다.

 

다 좋은데, 대나무 좀 그만 괴롭히면 안되겠니? 이건 왜 한국 죽녹원이나 일본 아라시야마나 어딜가도 이모양인지... 

 

그 열대 숲을 걷다보면 어느새 담양죽녹원을 방불케하는 대나무 숲이 펼쳐지기도 한다.

신기한건 이 다양한 기후에서 자라는 모든 나무들이 온실이 아닌 야외에 섞여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겨울을 가졌다지만 저녁에는 도톰한 긴팔이 없이는 버티기 힘든 가을에 어떻게 바나나 나무들이 푸르르게 자라는 것인지 미스터리.

 

 

 

 

 

역시 땅이 넓은 호주는 그 어느 도시의 보태닉 가든보다도 규모가 크더라. 엘프가 살 것 같은 덩굴로 뒤덮힌 집과 요정이 나올 것만 같은 버섯들 사이를 지나 거대한 판근을 가진 망그로브에 다다랐더니 신비로운 분위기에 취해 우리도 모르게 이런 상태가 되어있었다.

 

여기 계절이 이상해... (맨붕오는 중)
애들레이드 동물원 앞, 침팬지 손가락 동상과 교감중

 

 

 

애들레이드 보태닉 가든

주소  Lot 1 Hackney Rd, Adelaide SA 5000 오스트레일리아 ‎
Open  주중 8시, 주말 공휴일 9시
Close  12, 1월 : 7시   /   2, 3, 10, 11월 : 6시 30분   /   4, 9월 : 6시   /   5, 8월 : 5시 30분   /   6, 7월 : 5시

※ 새 보호를 위해 맹인 안내견을 제외한 애완동물, 자전거, 음주, 자동차, 스케이트, 보드 등이 금지되어있습니다.

 

 

 

4. 센트럴 마켓

 

감자와 오이가 새로운 곳에 가면 제일 처음 영역 표시하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꼭 요리를 해먹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동네에 어떤 종류의 음식이 우리를 즐겁게 해 줄지 파악하려면, 시장에가서 그곳에 제철에 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기 때문. 

아~바라만 봐도 행복해~ 이제 바라만 봐도 행복한 것은 연인이 아니라 먹을 것인 연륜에 이르렀다.

 

 

이곳은 재래 시장에대한 이미지를 확 깨어준 곳으로, 여지껏 본 어느 나라의 재래시장보다도 깔끔하면서도 여전히 푸짐하고 정겨운 시장의 이미지를 잃지 않는 곳이었다.

 

 

들어서자마자 입구에서 한국 음식점이 떡 자리잡고 우리를 반겨주었다. 워낙 한국인이 드문 스위스에서 살았더니 이제 한국에 온지 2년이 다되어 가는데도 여전히 해외여행 중 한식점이 보이면 가서 먹어야 할 것 같고, 한국 식품점이 보이면 두달치 재료를 사재기 해야할 것 같다. 여기서도 불나방처럼 달려들고 싶은 마음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시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한국에서 한개에 3천원하는 아보카도가 세개에 2.5달러. 내 머릿속의 10년전 호주 물가보다 상당히 비쌌지만 어쨌든 있을 때 먹어야 한다. 오이군과 정신없이 아보카도를 사서 가방에 챙겨 넣었다. 

문방구에서 마커라도 사서 줄무늬를 넣어줘야 할 것만 같은 수박들이 생글생글 반질반질 우리를 유혹한다. 웬지 옷을 입다 만 듯한 외관임에도 어찌나 먹음직 스럽던지.

 

깨끗하면서도 뭔가 오르가닉한 이미지 (좌) / 거대한 살라미들! 아래 서 있는 사람들의 머리 크기와 살라미 크기를 비교해 보시라 (우)
The smelly cheese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블루치즈. 냄새는 최악, 맛은 최고

 

이 시장에서 단연 눈에 띄었던 것은 등치 큰 성인남자의 근육질 허벅지만치나 두꺼운 살라미였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살라미가 먹음직 스럽기도 하고, 지나가다 하나 떨어지기라도 할까봐 위협적이기도 하고. ^^

또 치즈가게에선 파스타에 소스대신 슥슥 비벼 먹으면, 내 주변에 화산이 폭발했대도 눈치 채지 못할만큼 맛난 블루치즈를 초대형 사이즈로 한덩어리 놓고, 주걱으로 턱턱 떠서 팔고 있었다. 왜 우리에게 남은 애들레이드에서의 식사가 오늘 점심 밖에 없는 것일까. 다 사서 먹고 싶은데...

갖 구워져 고소한 향기와 김을 모락 모락 피우는 빵들은 또 어떻고?

 

 

오랜만에 보는 램 꼬뜰렛 Lamb cotelette이 로즈마리와 함께 묶여 날 먹어 달라며 유혹한다. 닭가슴살을 선호하는 서양 문화권의 국가에 가면 언제나 감동적인 닭다리의 가격도 나를 눈물 짖게 한다. 퍽퍽한 닭가슴살의 1/3 가격.

 

자갸, 나 내일 백상어 다이빙이고 뭐고 여기서 그냥 눌러 앉을까봐~!

 

시장에 있으니까 왜 비누도 먹음직 스럽냐...
복슬 복슬 핑크 아이스 프로티아Protea, 주먹한한 크기의 탐스러운 꽃

 

어렵사리 음식의 유혹을 물리치고, 이번엔 향기로 코를 유혹하는 수제 비누 가게와 꽃집 등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 핑크 아이스라 불리는 프로티아 Protea 꽃은 남아프리카 원산으로 호주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동글동글, 복슬 복슬한 느낌이 좋아서 해바라기와 함께 감자양이 가장 사랑하는 꽃인데,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있다 하더라도 한송이에 2-3만원을 호가하여 연약한 (푸하!) 나의 심장에 심심한 충격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또 이 꽃에는 소소한 추억도 하나 얽혀 있으니 감자가 아직 20대 중반의 꽃다운 처녀였을 적 이야기다.

호주에 살던 때 였는데, 어떤 15살 많은 띠동갑도 넘어가는 호주 아저씨께서 열심히 애정공세를 하시며 이 꽃다발을 일주일에 한번씩 우리집 문앞에 놓고 사라지셨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날아드는 소심한 문자 하나. '우리집 정원에서 땄어. 잘 키워줘. ^^' 

그러나 당시의 나는 아직 수줍던 시절인지라 15살 많은 아저씨의 애정공세를 자랑하기도 어정쩡해서 같이 사는 친구들에게 꽃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꽃이 담긴 물 양동이가 너무 무거워서 안으로 들일 때마다 같이 살던 여자애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어느 날 그 중 한명이 나에게 넌지시 한마디 했다. 

"아. 나에게 이꽃 주는 사람 누군지 알것 같아. 참...어쩌지? 난 관심없는데..."

헐...그렇다. 아무도 출처를 몰랐던 그 꽃을 우리집 여자들은 모두 자기에게 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나는 매번 문자를 받은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우리집 여자들은 모두 공주병 말기로 치닫았다. ^^;

 

 

시장 안쪽에는 커다란 중식 푸드코트가 있고, 커다란 한인마트도 있다.

여행 중에 타지 음식을 못먹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용하지 싶다.

 

 

 

애들레이드 센트럴 마켓

홈페이지  adelaidecentralmarket.com.au
주소  44-60 Gouger St, Adelaide SA 5000 오스트레일리아
전화  +61882037494
오픈  일, 월 CLOSED   /   화 7am – 5.30pm   /   수, 목 9am – 5.30pm   /   금 7am - 9pm   /   토 7am - 3pm

 

 

 

5. 타르트의 여왕 Queen of Tarte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타르트의 여왕. 

애들레이드 시티 동쪽에 있는 작은 파이집인데, 이 도시에 삼일간 머무르며 여러 음식점을 다녔으나 유일하게 두번 찾게 된 곳이었다.

 

 

아저씨를 협박해서 레시피를 얻는다하더라도 똑같이 만들어내기 어려울만큼 완벽하게 구워졌다. 굽기에 매우 익숙하지 않으면 파이 도우 안쪽 바닥이 젖어있기 마련인데, 여기 파이들은 속 바닥까지 완벽하게 바삭하면서도 내용물은 한없이 촉촉하고, 재료들이 하나도 뭉개짐 없이 통통 살아있다. 그리고 뭔가 코믹한 따뜻함이 가득한 이 가게만큼 아침을 열기 좋은 곳이 또 없더라. 주인아저씨가 들어가는 순간 파티장에 온것처럼 신나는 분위기로 맞아주신다. 예의바르면서도 웃기고 친근한 아저씨의 넉살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파이를 먹다보면 어느새 한시간이 후딱 지나있다.

 

 

 

 

 

감자 오이 커플의 추천 메뉴는 베이컨 파이와 호박파이.

디저트로 입에서 살살 녹는 레몬타트까지 곁들어 주면 애들레이드를 떠올릴 때 그 고소함과 달콤함이 함께 떠오르지 않을까?

 

 

 

퀸 오브 타르트

홈페이지  queenoftarts.com.au
주소  170 Hutt St, Adelaide SA 5000 오스트레일리아
전화  +61882231529
가격  파이 개당 6-8 호주 달러 정도
 

 

 

 

       

뚜벅 뚜벅 뚜벅이도 즐거운 애들레이드

2013.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