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가키 우간자키 전망대

바람과 함께 모든걸 털어버리고 싶을 때



이시가키 섬 북서쪽 끝에는 '우간자키 곶'이라 불리는 장소가 있다.

그림엽서에서 보던 그런 하얀 등대와 짙푸른 바다, 그리고 바람에 흩날리는 이름모를 풀들만이 자리 잡은 곳, 이곳이 바로 우간자키(御神崎) 곶이다. 일본 본토 발음으로는 '오간자키'가 맞겠으나 오키나와에서는 오키나와식 발음대로 '우간자키'라 부른다. 



 

곶의 작은 언덕 위에 있는 등대 근처까지 자가용을 가져 갈 수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그렇게 오르다보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면서 나도 모르게 '하~' 하고 심호흡을 하게 된다. 첫째로는 너무나 시원한 전망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바람이 세차게 불기 때문이다. 

마침 우리가 갔을 때는 햇살이 충만해서 바다색이 그 보다 푸를 수가 없었다. 푸른 바다와 초록빛 식물들 그리고 툭 던져 놓은 듯한 검은 바위. 그 끝에 서서 기분좋게 바람을 맞노라면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제각기 떠들던 잡념들이 조용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평화로움이다.

  


 

'전망대'라 불리니, 뭔가 높은 건물을 올라가서 바라보는 전망대인가 했는데 절벽 위에서 드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무언가 특이한 볼거리가 아니라 바다와 바람, 그리고 하늘을 보기 위해 오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있는 것이라고는 오직 벼랑 끝의 푸른 바다와 하얀 등대 그리고 잘 정돈된 길 하나 뿐이니까. 

그렇기에 사람마다 그 느낌이 매우 다를 것 같다. 신나는 것을 기대하고 온다면 시시하다 느낄 것이고,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낭만적이라 느낄 것이고, 마음이 복잡한 사람이라면 마음을 깨끗이 비울 수 있어 고마운 곳이라 느낄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꾸며진 테마가 존재하지 않는, 그래서 오는 사람들이 마음에다 제각각 느낌을 담아 그림 그릴 수 있는 백지 같은 곳.

  


 

하얀 등대에서부터 길을 따라 바위 끝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처음 와 본 이곳이 어딘지 매우 친근하게 느껴진다. 가만히 바라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이곳, 어딘지 모르게 제주도를 닮았다. 벼랑 끝의 나무 펜스가 있는 길은 우도를 떠올리게 했고, 그 끝에 있는 화산암 바위는 용두암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한 가지 다른 것은 이곳은 인적이 매우 드물다는 것. 이 아름다운 바다가 전부 우리만의 것인 듯 감상할 수 있다.

  


 

…고 생각했는데, 어? 저게 뭐지? 우리끼리만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은데?

사진 속 가운데 바위에서 조금 위쪽을 보면 회색의 무언가가 나풀나풀 수면 가까이에서 노닐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아. 가방 무겁다고 망원렌즈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한이 된다. 맨눈으로는 어느 정도 식별할 만큼 보이는데, 카메라로는 이것이 최선이었다. 화살표가 가르키는 사진 가운데 회색의 희끄무레한 무언가가 보이시는지? 저것의 정체는 바로 이 지역의 명물, 만타 가오리! 알고보니 이 주변은 만타 가오리가 다니는 '만타웨이' 부근으로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였다.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도 저렇게 보일 정도이니 그 유명세대로 크기는 엄청 큰가보다.


  



 

절벽을 등지고, 등대에서부터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은 이렇게 푸른 잔디밭에 백합이 피어있고, 나비가 팔랑이며, 열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우간자키 곶은 잠깐 들려 경치만 휙 보고 가기보다는, 돗자리와 맛있는 도시락을 준비해 와서 잔디밭에 앉아 바다를 감상하는 것이 그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또 석양의 명소라고 하니 낮에는 피크닉을 하고, 낙조를 감상한 후 돌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여행일자 : 2013.03.12

※ 취재지원 : 하나투어, 겟어바웃 트래블 웹진




INFORMATION


- 위치 : 이시가키 섬 북서쪽 끝

- 교통 : 대중교통 없으며 시내로부터 자동차/택시로 약 25분 소요 

- 주차 : 승용차 약 10대 주차 가능 

- 문의 : 이시가키 기확부 관광과 +81-980-82-1535

- 홈페이지 : http://www.ishigaki-navi.net/si_uganzaki.html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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