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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 아시아/Philippine | 필리핀
보홀 발리카삭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
2015. 2. 26. 17:30

툭툭 택시타고 알로나 해변으로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 발리카삭 Balicasag에서 뽀로로를 만나다!

 

 

이때가 고프로 카메라 (Gopro hero3 black) 를 사고 첫 촬영이어서, 수중환경은 엄청났으나 찍은 영상이 좀 아쉽다. 액정이 없는 버전이어서 앵글을 잘 못맞추다보니...그래도 발리카삭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는 있으니 먼저 감상~

 

툭툭안에 사이드 미러, 그 안에 그대와 나

 

저렴함에도 상큼한 분위기에 마음에 쏙 들었던 선사이드 리조트에서 느긋한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지만, 우리는 3박 4일로 여행을 온 단기 여행자. 리조트에서 데굴 거리는 건 다음기회로 미루고, 주인아저씨에게 아침 일찍 툭툭을 불러 달라고 했다. 바로 이번 여행의 주 목적,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 알로나 비치로 고고 씽.

 

 

 

 

스쿠터 한대가 힘도 좋지, 사람 셋과 의자를 잘도 끌고 간다

 

보홀섬에 다이버들이 몰리는 이유는 바로 남서쪽 끝에 있는 발리카삭 Balicasag이라는 미니 아일랜드 때문.

이곳의 수중 환경은 세계 최고의 다이빙 스팟 Top 10안에 종종 거론될 만큼 훌륭하다는 소문이다. 세계 베스트니 어쩌니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주관적이라 매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음엔 분명하다는 소리. 우리도 콩닥콩닥 설레여서 (사실은 툭툭이 하도 툭툭 흔들려서) 의자에 잘 붙어있질 못하며, 다이빙 센터가 있는 알로나 비치로 향했다.

 

영화 속에서 보던 '휴양지' 분위기가 난다며 오이군이 매우 흥분했다

 

짜잔~ 이곳이 바로 알로나 비치Alona beach.

한 5-10분쯤 흔들리며 낯선 필리핀 풍경을 감상했더니 이런 곳에 뚝 떨어졌다. 알로나 비치는 섬 남서쪽 끝에 있는 작은 섬 팡글라오 Panglao island에 있는데, 이 근처에 대부분의 숙소가 밀집해 있어서, 보홀 섬으로 여행을 온다면 보통 이쪽에 근거지를 두게 된다. 사실 섬이라고는 하지만, 보홀섬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차로 갈 수 있는 곳이다.

 

 

사실 보홀 섬은 그 크기가 꽤나 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관광객은 이 알로나 비치 주변으로 모인다. 따라서 유흥시설이 몰려있고, 음식점 등의 가격도 조금 있는 편. (필리핀은 물가가 싼데도 불구하고, 이 주변 음식점은 한국과 가격이 비슷하다) 밤에 동남아 특유의 분위기 좋은 해변 카페나 레스토랑, 펍 등에서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이 바로 정답. 반대로 조용한 힐링 여행을 꿈꾼다면 알로나 해변에서 멀어져야 한다.

 

 

당연히 다이빙 센터 등 투어에 관련된 곳도 이곳에 몰려 있고, 다른 섬으로 이동할 수 있는 요트나 방카도 모두 알로나 비치에서 출발한다. 현지에서 투어를 예약하면, 흥정도 가능하고, 싼 곳을 고를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짧은 일정에 삽질할까 두려워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했다. 이 다이빙 센터를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몇가지 질문을 하느라 보냈던 이메일에 가장 빠르게 대답을 했기 때문. ^^ 딱히 다른 곳 보다 싼지는 모르겠지만, 스탭도 친절하고, 장비도 괜찮은 편이다.

 

 

 

두근두근 바다로
물속에 훤히 비치는 투명한 바다, 오랜만이야아!

 

 

저 편으로 멀어지는 알로나 비치를 바라보며 우리는 발리카삭 섬으로 향했다. 다이빙 센터의 배가 빠른 편이어서 약 20-30분 이면 도착을 하는데, 속도가 느린 방카를 타면 40분 쯤 걸린다. 

 

 

오랜만에 열대지방의 짙은 군청색의 물을 보니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어쩜 이렇게 투명하고, 푸르고 또 푸를까. 그 새파랗던 물빛이 살짝 옅어지는가 싶더니 저쪽에 그림같은 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 섬이 바로 그 유명한 발리카삭 섬.

 

그림같은 풍경 덕에 웃음이 절로 나고 (좌) / 다이빙 보트의 화장실이 이렇게 세련되 보이다니! (우)

 

섬 가까이 갈 수록 물이 점점 얕아지는데, 바닥의 산호가 물 밖에서도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와...오늘 시야가 끝내주겠는걸?

 

 

그리고 드디어 발리카삭 섬 근처에 다다라서 닿을 내렸다. 

세상에나. 바닷속이 예쁘다고만 들었지 섬 이야기는 못들었는데, 정말이지 저 반짝이는 섬위에 오르지 않고 이곳을 떠난다는 건 말이 안된다. 저 흰 모래위에서 정신줄 놓고 한번 뛰어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보통 다이빙 보트들은 섬에 정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섬에 방문할 일정은 없었지만, 마지막날 일정을 조정해 저 섬에 들어오기로 했다. 섬이 이렇게 이쁜 줄 알았으면 숙소를 이리로 잡는건데...

 

발리카삭 섬에는 3성급 리조트가 유일한 숙소이다. 그런데, 말이 리조트지 외딴 섬이다보니 인터넷이 없음은 물론, 뜨거운 물조차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뭐 사실 워낙 날씨가 따뜻해서 뜨거운 물 정도는 없어도 상관 없는데, 다음엔 꼭 이 섬에 머물러 보리라! (불끈~) 

 

근 4년만에 하는 다이빙이어서 오이군이 마스크 잡고 뛰어내려야 하는 것을 잊어버렸다. 물에 닿자마자 훌렁 벗겨져 버렸다는 ^^;

 

발리카삭 섬에 대한 감탄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후딱후딱 준비하고, 물로 뛰어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일단 어드벤스드 팀부터. 이때 나는 어드벤스드 자격증이 없었기 때문에 오이군과 같은 팀으로 내려갈 수가 없었다. 우리팀은 아직 대기 중이어서 찍사의 임무에 착수 했는데, 물이 어찌나 맑은지 바다라기 보다는 수영장 같다.

 

 

그들은 블랙포레스트라는 포인트에 갔는데, 조류가 셋던지 어드벤스드 팀은 모두 녹초가 되어 돌아왔다. 이렇게 힘차게 발길질을 하며 다이빙을 하기는 또 처음이라며...

 

나는 이때 아직까지 깊은 물속을 들여다 보면 뱃속이 푸욱 꺼지는 느낌이 들며 무서웠었다. 애써 썩소를 지으며, 손흔드는 중
오이군이 본 잭피쉬 스쿨. 얘들은 원형을 그리며 돌지는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리코 월이라는 절벽 다이빙 포인트로 갔는데, 이곳은 조류도 없고, 거북이가 곳곳에서 튀어 나왔으며, 원을 그리며 뱅뱅 도는 엄청난 수의 잭피쉬 스쿨도 보았다. 아쉽게도 17미터보다 깊은 곳에 위치해서 그 원의 중간을 가로질러 보지는 못했지만, 인터넷 사진으로만 보던 물고기 떼가 원형을 그리며 도는 것을 내 눈으로 보다니...카메라가 내 손에 없는 것이 아쉬워 나도 모르게 자꾸 검지 손가락이 혼자 셔터를 눌러댔다. 중독이구나 중독...

 

 

 

 

처음 물에 뛰어들어 아래를 볼 때는 슬쩍 무서운데, 일단 유영을 하며 수중 풍경에 빠져들면, 어느새 엄마 뱃속같이 아늑하게 느껴져 두려움은 온데 간데 사라진다
두번째 다이빙을 기다리는 동안 소나기가 지나갔다. 뭐 다이버는 어차피 물속에 있어서 지나가는 비 쯤은 크게 상관이 없다

 

발리카삭은 한국에서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갈 수 있으면서도 매우 수려한 수중 환경을 갖고 있다. 우리 팀에는 오로지 이곳에서 다이빙을 하기 위해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엄청난 항공료를 지불했더라는. 그래, 사실 우리가 싼값에 갈 수 있어 조금은 시큰둥한 동남아는 유럽사람들에게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오는 드림 데스티네이션이다. 스위스 살 적에 내가 태국에 가봤다고 하면 다들 얼마나 부러워 하며 눈을 반짝였던가! (제일 싸서 갔던건데...행복과 감동의 수치는 역시 비용과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 내 주변에 주어진 좋은 환경이 너무 가까운 나머지 눈에 안띄는 경우가 많다. 나는 발리카삭의 푸른 물위에서 그들의 항공료를 들으며, 또 한번 도를 닦는다. 내가 가진 조건에 감사하며 열심히 누리며 살자! ^^

 

 

 

       

가까이 있어 잊고 사는 행복 찾기

201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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