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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yeongsang | 경상도
[365일 전국일주 중] 고령 대가야 체험축제 현장 속으로
2016. 4. 10. 09:12

2016 고령 대가야 체험축제
2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가다

 

 

지금 고령에는 대가야 체험축제가 한장이다. 

대가야는 42년 이진아사왕에 의해 현재 고령부근에 세워졌던 나라로 5백여년간 번성했으며 특히 우리 나라 대표 전통악기인 가야금을 제작하는 등 높은 문화 수준을 지녔었다.

 

고령 지산동 가야고분군

 

대가야가 세워진 곳이자 지금까지 수많은 가야 고분과 유물이 남아 있는 고령에서는 2005년 부터 매년 가야의 문화를 체험해 보는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가야금 배우기, 토기 제작하기, 대장간 체험 등 다양한 문화체험거리는 물론 거리 퍼레이드와 박진감 넘치는 마상무예, 뮤지컬 공연, 마당놀이 등이 펼쳐진다. 올해는 4월 7일부터 시작해서 4월 10일까지 4일간 용사의 진군이라는 테마로 이어진다.

 

 

 

 

 

 

구석 구석 축제장 풍경

 

넓은 부지의 가야대학교 고령캠퍼스가 축제 임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축제는 가야시대의 고분들이 몰려있는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에서 개최되는데, 주차난과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가야대학교 고령 캠퍼스를 축제 임시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축제장까지는 셔틀버스를 도입하였다. 따라서 축제장은 자동차가 빵빵대지 않는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대가야 체험축제 스쿨데이에 참여하는 어린이들

 

축제장에 도착하자 대가야축제 스쿨데이에 참여하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스쿨데이는 4시간, 6시간, 8시간 코스로 구성된 축제장 및 고령 투어 프로그램으로 축제 2주 전까지 미리 신청을 마쳐야 한다. 

따뜻한 봄날, 화사하게 흩날리는 벚꽃잎과 함께 귀여운 재잘거림으로 축제장이 가득 찼다.

 

지역 농산물 판매장과 먹거리 장터

 

본격적인 공연과 체험들이 진행되는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로 들어서기 전, 광장에는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파머스 마켓과 먹거리 시장이 열려 방문객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먹고 시작하자는 듯, 대낮부터 먹거리 장터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축제장 광장에서 열리는 소규모 공연

 

그리고, 지역 축제 에서 빠지면 서운한 소규모 공연들과 지역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올해에는 미스경북선발대회와 뮤지컬 가얏고, 군민 노래자랑이 저녁시간에, 어사 박문수, 난타공연, 가야금 연주 등 다양한 볼거리가 낮시간에 펼쳐져 축제장을 찾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감칠맛 나는 먹거리와 함께 가족, 친구들과 이곳에서 신명나는 주말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생태체험관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노란 뱀

 

생태체험관에는 크기는 커도 온순하기로 소문난 노란뱀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오이군은 감촉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목에 감고 있으니 시원하니 좋다고 여름에 에어콘으로 한마리 키우고 싶다고 한다. ^^; 그런데, 이사람 저사람 목에 감아보니 뱀은 도망가고 싶어 죽겠는 눈치다. 이녀석 순하기만 한데, 뭔죄로 이 고생이람.

 

그냥 아무것도 안해도 사랑스러운 생명체, 햄스터와 남자목소리와 여자목소리를 번갈아가며 흉내 내는 구관조
정열적인 남미의 과일 패션 프루츠를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사과만한 크기의 애플수박과 못생겼다소문난 호박인데, 호박이 못생겼다는 것은 유언비어였나보다. 이렇게 귀여운 것을...
얼핏 보고 깜짝 놀랐던 뱀박. 이름에 대한 설명이 따로 필요 없게 생겼다
생후 일주일 된 아기 돼지들과 쉴새없이 먹고 있는 엄마 돼지

 

지역 농업 조합에서는 고령의 특산물과 함께 다양한 동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는 생태 체험관도 개설해 즐거움을 더했다. 덕분에 고령에서는 유명한 딸기뿐만이 아니라 패션 플루츠나 메론같이 이국적인 과일들도 재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돼지도 많이 기르고 있는 모양인데, 생후 1주일 된 아기돼지들과 엄마 돼지를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엄마돼지가 불편하게 생긴 공간에 갇혀있다. 이유인 즉슨 워낙 몸이 비대해서 젖먹던 아기돼지들을 종종 압사시켜버리기 때문이라고 -_-; 두툼한 비계때문에 아기돼지가 밑에 깔려도 엄마돼지는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새끼를 많이 낳는다는데, 이렇게 자연선택하여 개체수를 조절하는 건가...-_-;

 

 

 

 

 

 

 

세상빛을 본지 일주일 밖에 안돼었다는 녀석들은 아직 늘씬하니 귀엽기 그지없다. 강아지처럼 서로 장난도 치고, 젖을 빨다 잠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엄마돼지는 이쁜 녀석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는지, 밥통에 얼굴을 묻고 먹느라 정신이 없다.

돼지들은 두달까지는 몸무게가 하루에 3백 그램씩 늘다가 두달이 넘어가면 하루에 1kg씩 불어난다고 한다. 하루에 1kg이라니! 1kg 다이어트 할려면 몇날 며칠을 굶어야 하는데, 찌는건 금방이구나. ^^;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 돼지들에 반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는데, 농장 주인께서 애들이 6개월 되면 모두 식탁에 오른다고 다정하게 말씀해 주셨다.

삼겹살을 좋아하지만서도...짧기만한 그들의 일생을 들으니 슬픈건 어쩔 수 없다. 쿨쩍.

 

 

이제 본격적으로 가야 체험존으로 들어가 몸소 가야를 느껴 보자.

입장료 3천원이 있는데, 2천원을 농산물 상품권으로 내어 주므로 실질적인 입장료는 천원이다. 이 상품권으로는 광장의 농산물 부스에서 생딸기 주스나 각종 야채, 과일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역사 테마관광지 안으로 들어서자 수많은 소원을 매단 작은 종들이 바람에 부딛히며 기분좋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역동적인 역사 재현극, 용사여, 진군하라!

 

체험존 안쪽에서도 공연이 열린다. 무술과 춤이 어우러진 멋진 공연에 절로 흥이 돋아났다.

이외에도 주말에는 마상무예, 거리 퍼레이드 등이 펼쳐진다고 한다.

 

하의까지 갖춰 입어야 하는데, 뭔가 이상...

 

그 앞에는 무료로 의상을 빌려주는 곳이 있어서 누구나 가야국의 귀족 또는 평민이 되어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가끔 아예 평민복을 빌려 입고 축제장을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상체만 보면 뭔가 그럴 듯하다...아닌가? 썬글래스 낀 무사라니...
공연을 위해 대기하고 계신 배우분들과 함께
뭔가 제대로 망가진 의상체험 ^^;

 

귀족 복식은 하의가 없어서 이상하길래 평민복을 입기로 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오이군과 남녀 의상을 바꿔입게 되었네...이에 흥이 난 진행요원들이 주섬 주섬 조선시대 가채까지 찾아오셔서 시대와 신분, 성별까지 넘나드는 독특한 복식체험이 되었다. ^^;;

 

 

몇가지 무기도 체험해 볼 수 있다. 

활쏘기는 쉬워보이지만 활시위를 제대로 된 자세로 당기지 않으면 튕기는 줄에 맞아 팔목에 멍이 들기 일쑤다.

 

 

 

 

 

 

 

 

공기압을 이용한 신기전. 바람이 든 펌프를 힘차게 밟으면 앞에 장착된 화살이 꽤나 멀리까지 발사된다.
가야국 평민 복장 빌려 입고 무기 체험중인 여고생들
옛날 크로스보우. 화살을 여러개 장착하고, 뒷 손잡이를 들었다가 놓으면 화살이 힘차게 발사된다
조금 연습을 하더니 오이군, 그새 경쾌한 깡~소리를 내며 나무 화살로 철판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대장간 모형. 옛날 사람들은 정말 저렇게 머리를 산발 하고 다녔을까?
대장장이 체험을 통해 무료로 펜던트를 하나 만들 수 있다

 

체험은 무료인 것도 있고, 유료인 것도 있는데, 대장장이 체험은 무료로 쇠 메달에 문양을 새겨 팬던트를 만들어 준다. 불에 달군 쇳조각에 문양을 쇠망치로 내려치고, 찬물에 헹궈서 산화된 부분은 쇠 솔로 문질러 광을 낸다.

 

 

여러 체험 중 제일 재미있었던 토기 만들기는 3천원의 체험료가 있다. 언젠가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도자기 체험을 이렇게 저렴하게 할 수 있다니! 장인과 함께 직접 토기를 만들고, 말려서 집에 가져갈 수 있다. 생각보다 어려운데, 그래도 계속 하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탁본 체험. 방법은 설명이 필요 없게 간단하다
축제 마스코트 타투 판박이. 오이군 옆에 있으니 나는 아프리카인에 가까와 보이는구나...
순장 체험

 

그리고 축제장 가장 안쪽까지 가면 굉장히 인상적인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순장체험! 가야 때는 사후세계에서도 현세의 삶이 이어진다고 믿었으므로 왕같이 높은 사람이 죽으면 그의 신하나 몸종들을 같이 죽여 묻는 순장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바로 이 지역에 잔뜩 남아 있는 고분들에서 그 증거가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이를 배워봄과 동시에 삶과 죽음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멀쩡히 건강한 사람이 왕의 죽음으로 갑자기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그들의 심정을 헤아려 보는 마음으로 우리도 체험에 참여했다.

 

임종 체험실에는 5개의 관이 놓여있는데, 그 앞에 체험중인 사람들의 고무신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 뭔가 오묘한 느낌을 줬다

 

순서는 이렇다. 일단 체험료 천원을 지불하고(죽으러 가는데 돈을 내야 하다니!), 유언장을 작성한다.

작성한 유언장은 가방에 챙겨 넣고,  깨끗한 한복과 신발로 갈아 입은 후 저승사자의 길 안내로 관이 있는 체험실로 간다.

관에 누우면 정말 관뚜껑을 꼭 덮어 걸어 잠궈 버린다.

컴컴한 관 속에서 삶과 인생과 죽음에 대해 곰곰히 명상해 본다.

근데, 관이 오이군에게는 조금 짧은 듯. ^^;

 

 

관 안은 완전하게 빛이 차단되어 내 손의 위치를 알 수 없을 정도 였다. 의외로 공간이 넓고, 편안해서 드라큘라들은 꿀잠을 잤겠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돌아온 전설의 고향
고무신은 맨발이 제맛~

 

유언장을 작성하는데, 기분이 참 오묘하다. 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나는 유언장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은가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해 보게 되었다. 아직은 쌓은 것도 많지 않고, 후손도 없어서 누군가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없다. 대신 생각나는 얼굴들이 많더라. 그리고 그 사실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순간에 떠오를 얼굴이 있는 나의 삶은 참 감사하구나.

관속은 매우 컴컴하고 아늑해서 명상을 하기에 딱 좋았다. 그래서 감사한 삶과 사후세계에 대해 진지하게 명상을 좀 하려고 했는데...나도 모르게 어느새 꿈나라로 빠져들었다. 

 

체험인증 스탬프 카드. 5개의 스탬프를 모으면 수료증과 함게 비눗방을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대가야 축제는 일요일까지 이어진다. 딸기 향기가 퍼지고, 벚꽃 비가 내리는 고령으로 즐거운 봄나들이를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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