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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yeongsang | 경상도
샛노란 봄 분위기 물씬 의성 산수유 축제
2016. 4. 2. 13:02

노오란 봄이 내린 의성 산수유 마을
봄에는 역시 노랑이 최고

 

 

봄하면 떠오르는 색깔은?

제아무리 벚꽃이 유세를 떨쳐도 봄하면 제일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색은 단연 노란색이다. 어릴적 부터 학교가는 길 담장아래 개나리가 노랗게 피고, 교문앞 아저씨가 상자에 담아 파는 노오란 병아리가 삐약되면, 드디어 봄이 찾아왔나보다 생각하고는 했었다.

 

 

 

 

 

올해는 그 어릴적 노오란 기억을 찾아서 의성 산수유마을에 방문했다.

 

사실 오이군이 한달동안 스위스에 들어가 있는 동안 이곳 뿐만 아니라 봄꽃을 찾아 이곳 저곳을 혼자 떠돌았는데, 마침 지리산기슭 구례 산수유축제를 보고 오는 길이라 같이갔던 사람들에게 어디가 더 이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분위기가 다르다 이다.

어디가 더 이쁘냐니, 산과 들에 꽃이 피었는데 어딘들 예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대신 분위기는 다를 수 있다. 구례의 마을들은 굽이굽이 부드러운 능선의 지리산 기슭을 온통 뒤덮고 있는 방대한 양의 산수유에 놀라게 된다. 산수유 길이 아니라 산수유 숲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산 몇개가 전부 산수유.

의성은 산수유가 마을과 산기슭 그리고 밭길을 따라 자라고 있는데, 구례에는 없었던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의성의 특산물 마늘이 그것이다. 구례에는 산수유를 제외하면 아직 대지는 황토색의 민낯을 보이고 있었던 반면, 의성에는 연둣빛 마늘 밭이 노란색과 대조를 이루어 한층 더 화창한 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리산에 비해 산수유 나무의 수는 훨씬 적지만, 더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각각의 매력이 달라서 어디가 낫다고 절대 평할 수는 없었다.

 

 

의성에는 길가의 산수유 나무들에 아직까지 작년에 자랐던 산수유 열매들이 가지에 그대로 달려 있는 점도 달랐다.

산수유 꽃과 열매를 함께 볼 수 있어 특이했다.

 

 

 

축제장 이모저모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축제장 풍경

 

 

산수유 축제장은 지도상의 왼쪽에서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하면 품바공연이나 노래자랑 같은 구수한 공연들이 펼쳐지고 있다. 축제장에 절대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장터도 있다. 이곳을 지나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산수유 꽃길이 펼쳐진다. 이 길에서 의성 특산물인 마들이 파아랗게 자라는 모습과 노란 산수유 꽃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약 1.5km에 달하는 이 길만 봐도 충분하다 느껴지겠지만 조금 더 부지런히 오른쪽 산수유마을까지 걸어가면, 산수유꽃이 마을을 뒤덮고 있는 장대한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망대가 대기하고 있다.

 

축제장에 먹거리가 빠질 수 있겠는가. 돼지 통구이와 갈비, 삼겹살 등이 금강산도 식후경 소리가 절로 나게 한다. 이곳에서도 지난 주 나를 고생시켰던 애증의 벚굴을 판매하고 있다

 

 

관련글  애증의 벚굴 이야기 보기

 

 

꽃향기 따라 남도여행 일주일

봄꽃속에 파묻혀 보낸 일주일 바람따라 흩날리는 토종감자꽃 원주에서의 두달을 보내고, 새로운 정착지로 가기 전, 감자와 오이는 한달동안 각자 여행을 하기로 했다. 각자 한다니 무슨 일인가

lucki.kr

 

 

마을을 지켜주던 장승들이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옛날에는 마을 지킴이가 장승이었다면 지금은 포돌이가 있다 ^^;
요즘에는 솜사탕도 어찌나 이쁘게 만드는지,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솜사탕 아저씨가 아니라 솜사탕 아티스트라 불러야 할 것 같다

 

추억의 달고나.

길을 가다 아이들이 잔뜩 몰려 앉아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곳이 있어 다가가보니 다름아닌 달고나를 파는 곳이었다. 그 달달한 향기는 단숨에 나를 7살 토종감자의 기억속으로 이동시켰다. 

설탕을 녹여, 소다를 살짝 뿌리면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 달고나. 어릴적에도 별로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사실 달고나 맛을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그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찌나 가슴이 콩닥콩닥 뛰며 설레이던지. 그걸 아줌마가 철판위에 탁 털에서 꾹 눌러 납장하게 만든 후 자 모양을 찍어주면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며 온몸의 말초신경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저 ㄱ자의 목이 부러지면 어쩌나. 오늘은 꼭 잘 잘라서 보너스 달고나를 하나 더 받아야 할텐데.

그러다 그걸 성공하기라도 하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성취감에 보너스 달고나를 받아들고 위풍당당하게 집에 가곤 했었는데...

(그러나 집에가서 엄마에게 자랑하지는 못했다. 불량식품이라 못먹게 하셨으므로. 가끔 몰래 해먹다 국자가 타기라도 하면 물에 담가 싱크대 밑에 숨겨두곤 했었다. 매번 신기하게 엄마가 발견하셔서 무지 혼났던 기억이. ^^;)

 

근데, 나 어릴 적엔 핀 같은 것도 안줘서 필통에 하나 넣어가지고 다녔는데, 세상 좋아졌네. ^^;

 

 

 

 

 

꽃길을 걷다가 구수한 향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미나리 판매장이 나왔다. 어째서 미나리에서 이런 고소한 고기 굽는 냄새가 나나 했더니 옆 비닐 하우스 간이식당에서 미나리 삼겹살 구이를 팔고 있는게 아닌가. 이런이런. 꽃길이고 뭐고 잠시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소리가 나며 내 마음은 자동으로 하우스 안으로 향했으나...일행이 있고, 스케줄이 있어 현실은 마음가는대로 할 수가 없었다. 슬프도다, 야속한 현실이.

 

마을과 마을 사이에 이어지는 산수유 꽃길
산수유 축제를 전하는 방송팀과 그를 구경하는 사람들
아름다운 봄꽃은 남자의 마음도 설레이게 하는 듯

 

 

 

 

의성 특산물, 마늘을 제대로 맛보는 방법
한우와 마늘은 찰떡 궁합

 

 

산수유 꽃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당연히 허기가 몰려왔다. 특히 아까 그 미나리 삼겹살의 타격이 커서...그러나 의성에 왔으니 의성 마늘을 맛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생마늘을 우적우적 씹어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우리는 마늘과 한우를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의성 마늘을 먹여 키운 한우라는데...진짜인지는 키우는걸 안봐서 모르겠고. ^^;

 

기본 상차림은 간단하다. 고기와 마늘만 있으면 된다. 다른 것들은 들러리 일뿐
정육식당이라 직접 먹을 고기를 고를 수 있다. 환상 마블링을 자랑하는 의성마늘한우
통마늘과 함께 한우를 굽는다. 마늘과 한우는 찰떡 궁합. 이보다 더 마늘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또 있을까 ^^;
고기를 다 먹고 몇첨이 남으면 그 위에 된장국 재료를 붓고 함께 펄펄 끓인다
그러면 구수한 한우의 향과 마늘향이 베어나와 둘이 먹다 하나 없어져도 모를 맛의 된장국이 탄생한다

 

파랗고 노란 봄 분위기 물씬나는 의성 산수유 축제는 이번 4월 3일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축제가 끝난다고 갑자기 산수유 꽃이 다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 한적한 꽃길을 조용히 걷고 싶다면 축제 이후에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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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지원
이 포스팅은 경북관광공사에서 여행경비(숙박비, 교통비, 식비)를 지원받아 블로거 본인이 여행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여행날짜
201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