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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yeongsang | 경상도
안동 봉정사 앞 예쁜 찻집 만휴
2015. 11. 9. 23:54

안동여행, 어디서 잘까? 무얼 마실까?
국화차로 유명한 봉정사 앞의 매력만점 카페 & 게스트하우스

 

저 커다란 팔각정이 만휴 카페이자 게스트하우스다

 

봉정사 여행을 계획하며 그 앞 국화밭에서 국화꽃도 따고, 국화차 시음도 하려고 했는데, 체험하는 곳에 오전내 연락을 했건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축제준비로 바쁘신가보네...

그런데, 꽃밭에서 계속 국화향기를 맡았더니 이 국화차를 꼭 한잔 마시고 싶은거다. 평소에 자주 마시지도 않는 찬데, 한번 마음이 가니 오늘 이 차를 꼭 마셔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 그래서 사찰 입구 안내센터에 어디서 국화차를 마실 수 있냐고 물어보니 바로 이 찻집을 소개해 주셨다. 사찰로 올라가는 길과 주차장 사잇길로 들어가면 있는 곳인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왜 이곳을 추천했는지 바로 이해가 가더라.

 

 

 

 

온동네가 향긋한 국화 향기로 가득하다. 이곳에 와서 국화차를 한잔도 마시지 못하고 간다는 건 정말이지, 말도 안된다

 

 

찻집 앞에도 주차장이 있어서 그곳에 차를 대고, 정문으로 향했다. 아기자기한 저 팻말들은 다름이 아닌 카페 메뉴 ^^

 

 

정원에는 노오란 모과가 향긋하게 익어간다. 나는 작년 경주에 갔을 때 까지 나무에 달린 모과를 본적이 없었는데, 안동에 오니 집 마당에 과실수로 흔히 심겨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모과를 못생겼다고 했을까. 뭐 울퉁 불퉁 매끈한 외모는 아니지만 노오란 빛깔이 탐스러워 나름 귀여운 구석이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향기는 또 어떻고. 오늘같이 맑은 날, 새파란 가을 하늘과 어우러지니 못생겼다 소문난 모과도 반짝 반짝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정원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바람부는 날임에도 밖에 앉을까 잠시 망설이다가 실내도 궁금해서 안으로 일단 들어갔다.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소나무 향기가 코끝을 감싸 안아서 하~소리가 절로 났다. 그리고 눈이 휘둥그레질 예쁜 다기들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저걸 보니 주부의 본능이 먼저 눈을 뜬다. 저 사이 사이 먼지는 어떻게 털지? 이거 보통 정성으로는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

 

 

 

 

 

가만히 하나 하나 구경을 하다 보니 갖고 싶은 찻잔과 주전자가 너무 많다. 이런 것에 차를 마시면 같은 차도 맛이 두배로 좋아질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구매욕구가 급상승했지만, 간신히 우리는 장기 여행중이라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언젠가 한자리에 정착하면 예쁜 다기들을 풀세트로 구매하자며 간신히 지름신을 진정시켰다. 일단은 카페에서 마시는 걸로 만족해야지...

 

 

자리는 이렇게 좌식이 있고, 반대편에는 통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서 편한대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떨어서져 조용히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으므로 의자가 있는 테이블을 선택했다.

 

 

자리에 앉아 창가에 놓인 개구리도 구경하고, 창의 절반을 가득 매우고 있는 다양한 찻잔도 구경을 했다. 

그런데, 한참을 구경하고, 구경하고, 구경하는데...아무리 기다려봐도 주인이 나오질 않는거다. 슬쩍 일어나 여기 저기 기웃 기웃해봤지만, 주방쪽도 조용하고, 윗쪽도 조용하고, 저쪽에 앉은 손님들 말고는 인기척이 전혀 없다. 그래서 소심하기 그지없는 우리는 큰 용기를 내서 저쪽에 앉아있는 손님들에게 혹시 주인 못봤냐고 물었다. 그런데, 그들도 계산하고 가야하건만 아까부터 주인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흠...뭐 여기 향기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서 그냥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니 마냥 넉놓고 앉아 (오이군은 아예 벤치에 벌렁 드러 누워서) 기다리지 뭐.

 

 

결국 한참만에 다른 손님들이 큰소리로 아주머니를 여러번 부르자 드디어 저 안쪽에서 부시덕 인기척이 들린다. 아주머니는 아직 한낮의 꿀잠이 눈가에 가득 붙은채로 나오시며 아무렇지 않은 듯 가시게요? 하신다. 우리를 보시고도 덤덤하게 메뉴를 건네 주시면서 마침 지금 들어온 손님을 받듯 어서오세요 라고 하셨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가을 날의 카페 풍경이다. ^^;

사실 이곳은 카페라기보다는 찻집으로 다양한 차와 죽 등을 먹을 수 있다.

 

아기자기한 다양한 다기들을 구경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은 카페일 뿐만 아니라 게스트하우스로도 운영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위로 올라가면 2층에 2개의 방이 있고, 3층에 다인실로 운영되는 큰 방이 있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 블로그에 자세한 사진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원목으로 된 방이 아늑해 보인다. 관광지 스럽지 않은 곳에 위치하여 조용하고, 은은한 소나무향이 인상적이라 우리가 만약 안동에 다시 여행을 온다면 한번쯤 머물러 보고 싶은 곳이다.

 

 

 

 

 

우리가 주문한 차는 당연히 안동 특산물 중 하나인 국화차와 사찰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연꿀빵.

안동아씨라 불리는 찔레꽃차도 유명한 모양인데, 찔레꽃차는 봄에 마시기로 하고, 오늘은 국화차를 주문했다.

 

 

가을신선. 봉정사 주변에서 나는 국화차의 이름이다. 누가 붙였는지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부드러운 김이 모락 모락 오르는 찻잔을 들고 있자니 우리가 푸르른 가을 하늘 아래 신선이 된 것 같다. 소나무향과 국화향기가 어우러져 마음이 차분해지고, 더없이 평화로울 수가 없다. 주변에 다른 볼거리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 카페만을 위해 다시 찾을 것 같은 그런 여유가 있는 곳이다. 

 

 

이것은 사찰에서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궁금해 주문해본 연꿀빵이라는건데, 맛은 뭐 그냥 평범한 밤빵 같은 맛이다. 마, 연근, 팥, 호두 등의 앙금이 들어 있는데, 평소 먹던 것보다는 조금 덜 달아서 먹을만 했다.

주문한 연꿀빵 보다 그냥 덤으로 주신 말린 고구마가 달콤하고 쬰득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 ^^;

 

 

우리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서 차를 매우 많이 마시는데, 겨울에도 은은한 가을신선의 향기를 손에 들면 추위가 한결 누그러질 것 같아 한통을 구입해 나왔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게슴츠레 해 보이나. 만휴의 여유에 제대로 취해 눈도 풀린 모양이다. ^^;

만휴는 안동에 머무는 동안 한번 쯤 더 찾아오고 싶은 기분좋은 찻집이었다.

 

 

 

       

국화차에 취해 눈풀린 여자

여행날짜 | 2015.10.28

 

 

 

만휴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길 242

연락처
054-855-2268

홈페이지 (블로그)
blog.naver.com/manhyu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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