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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Jeju | 제주도
제주도 맛집 소개 Part 1. 토계정, 녹산장
2015. 8. 29. 01:04

제주의 맛
제주에 간다면 한번 쯤은...

 

 

지난번 제주에서 우리 여행으로는 드물게 음식점을 많이 찾아 다닌 것 같다. 늘 노느라고 정신이 팔려, 식사는 그냥 끼니를 떼우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번에는 웬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맛나다고 소문난 음식점들을 찾아 댕겼다. 지난 여행은 제주시와 제주 동부를 위주로 했기 때문에 그 쪽에서 이름난 곳을 다녔는데, 그 중에 우리 입맛에 맛있다고 생각되는 곳만 소개해 보았다. 내입에는 맞지 않았는데 남들 따라 맛있다고 소개하는 것도 우습고, 그렇다고 이집 소문보다 별로예요, 하는 것도 남의 먹고 살 길 막는 것 같아서 탐탁치 않았기 때문이다. 맛이라는게 사실 굉장히 주관적인거니 그냥 가볍게 참고만 하시기를. ^^

 

 

 

 

 

 

닭이 맛있는 집, 토계정
제주도민이 추천한 바로 그 집

 

 

토계정은 제주도에서 해산물과 흑돼지, 말고기 말고 다른 음식이 그리울 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이곳은 서울에서 만난 제주출신의 지인이 강력 추천해서 가보았던 곳인데, 감자 오이 커플의 마음에도 쏙 들어서 다음에 제주에 가거든 부담없이 또 찾을 것 같다.

 

 

제주 교래리는 토종닭 거리가 유명한데, 토계정은 그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산굼부리에서 자동차로 약 3분 정도 걸린다. 

 

어딘지 처절한 표정으로 음식을 기다리는 오이군. 무지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음식점 입구에 들어서면서는 검은 비닐 지붕 때문에 건물이 딱히 운치 있어 보이지는 않았는데, 막상 식당안으로 들어가니 나름 분위기가 괜찮다. 

 

 

하루종일 오름을 오르락 내리락 해서 상당히 배가 고팠던 우리는 둘이 먹기는 부담되는 양이건만 토종닭 백숙을 주문하고 싶었다. 당시 소한마리도 거뜬히 먹어 치울 것 같은 기분이었기도 했지만, 이 식당에서 제일 잘나가는 메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가 들어가기 바로 전에 30명 단체 손님이 왔다는데, 그분들이 그날의 토종닭을 전부 주문했던 모양이다. 주인 아저씨가 방금 마지막 토종닭이 팔려나갔다는 비보를 전했다. 청천벽력같은 소리...

아쉬운대로 녹두한방삼계탕을 주문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런 아름다운 비주얼의 삼계탕이 나왔다.

다 먹고나서 생각하니 토종닭보다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각자 조그마한 영계 한마리도 다 못먹어서, 마지막에는 씩씩거리며 입에 꾸역 꾸역 집어 넣었는데, 토종닭은 절반도 못먹었겠지. 아쉽지만 다음에 더 많은 인원과 함께 와서 다시 시도를 해 봐야 겠다.

녹두한방삼계탕은 영계 특유의 부드러움과 녹두의 고소함이 잘 어우러져 대부분의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 같다. 삼계탕이 제일 좋다는 오이군에게는 말할 것도 없었고.

 

 

 

토계정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3길 1
064-783-2297
8시 - 20시
www.토계정.com

 

 

 

 

아름다운 제주말의...맛, 녹산장
푸른 초원을 뛰놀던 건강한 고기 ^^;

 

 

제주에 오면 우리가 제주 있음을 제대로 실감하게 해주는 동물이 있으니 바로 초원의 말들이다. 시내를 벗어나면 곳곳에 방목지가 있어서 말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나는 말을 좋아해서 사실 먹으려 생각하면 미안함이 앞서는데, 프랑스, 스위스 등지에서는 흔히 먹는 고기이다보니 오이군은 소, 돼지와 별로 다른 생각이 들이 않는 모양이다. 초원의 말을 보자마자 먹고 싶다는 단어가 튀어 나왔다. 동물애호가인 오이군이 살아 있는 동물을 보며 먹고 싶어 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놀라움 반, 의무감 반으로 열심히 말고기 전문점을 찾아 들어 간 곳.

 

이날은 아침부터 펜션이 통째로 떠내려 가는 것은 아닐까 싶게 폭우가 쏟아졌었다. 이런날은 먹방여행이나 하는거지~

 

 

 

 

 

제주의 말들은 내륙의 농장 동물들 보다 넓은 공간에서 뛰놀아 더 건강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 뛰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 완전 야생으로 살수 있다면 가장 행복하겠지만, 다른 목장에 비하면 VVIP급 대우를 받으며 사는 말들이니 그 고기도 건강하겠지. ^^;

 

우리는 다양한 조리법을 맛볼 수 있는 코스 메뉴를 주문했다.

일단 사시미부터. 최상급의 말고기가 사시미로 제일 먼저 나온다. 기름기가 전혀 없는 깔끔한 맛의 말고기. 누군가가 제주말은 노린내가 난다고 해서 약간 걱정하며 입에 넣었는데, 스위스나 프랑스에서 먹던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깔끔한 맛이었다. 사실 말이라고 이야기를 안해줬더라면, 나는 소 사시미와 딱히 구분이 가지 않았겠지만...난 미식가는 아니니까.

 

 

그리고 말고기를 넣은 죽. 요것도 구수하니 비오는 날 그만이다. 기름기가 없어서 배탈이 났거나 위장병으로 죽 먹어야 하는 사람에게 딱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육회. 이것도 정말이지 말이라고 이야기 안하면 소고기와 분간이 안가는 맛이다. 대체 왜 말고기에서 노린내가 난다고 했는지 전혀 알수 없다. 양고기는 냄새가 심해서 단박에 구분이 가는데, 말은 기름기 전혀 없는 소고기와 비슷한 것 같다.

 

 

이건...햄버그 스테이크인데, 뭐...꼭 나오지 않았어도 괜찮았을텐데... ^^;

소스가 범벅이 되어 있어서 여지껏의 담백함을 한방에 무너트려 버렸다. 한입먹고, 이건 패스. 차라리 소스가 따로 나와서 개인적으로 뿌려먹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어린이들은 좋아할 것 같기도.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말고기 생구이와 양념구이. 원래 양념구이 하나만 나오는데, 날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오이군이 생구이를 추가로 주문해서 두가지를 다 맛보게 되었다. 소고기와 마찬가지로 많이 구우면 질겨지는게 말고기 인데, 정확하게 먹기 딱 좋은 상태로 구워져 철판에 담겨 나온다. 양념구이나 소금구이 둘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훌륭한 맛. 육질도 기대 이상으로 부드러웠고, 숯불 향기가 은은하게 베어 눈식간에 입으로 쏙쏙 들어가 버렸다. 날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구이메뉴만 주문해도 좋을 것 같다. 

 

 

식사로는 밥과 역시 말고기를 푸욱 과서 만든 말곰탕이 나오는데, 제대로 우러난 진국에 속이 확~풀리는 듯 좋았으나...아쉽게 너무 짜다. 간은 하지 말고, 소금은 따로 줬으면 좋겠다.

 

바닥에 말고기가 듬뿍. 푹 삶은 육계장에 든 소고기와 싱크로율 99.9%

 

우리가 주문한 것은 B코스 였는데, 이것만으로도 다양한 말고기의 다양한 형태를 접할 수 있다. 날고기가 부담되시는 분들은 구이 요리를 주문하면 되겠다. 온라인으로 말고기를 주문한 사람들의 질기고, 냄새난다는 평을 자주 접했는데, 이곳은 말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확 깨주는 곳이었다. 잘 구우니 부드럽고, 냄새는 대체 왜 난다고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특히 생구이가 너무 맛있었다. 근데, 불어로 꾸이가 고환을 의미하는지라 XX구이라는 단어가 오이군은 웃겨 죽겠는 모양이다. 말구이가 제일 맛있다고 했더니 오이군이 밥먹다가 빵터져서 국물을 뿜어 버렸다는...말고기 집의 (더러운) 추억.

 

 

제주녹산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464-1 (토계정과 같은 길에 있다)
064-784-9556
10시 - 21시
jejunoksan.co.kr

 

 

제주 맛집소개 Part 2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