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빼고 다 비싼 스위스를 저렴하게 여행하는 방법

뇌샤텔 Neuchatel 시내중심에 머물고 싶은, 젊은 여행자라면 이곳이 정답


뇌샤텔. 지난번에 오이군의 고향 뇌샤텔에 대해서 소개를 드렸더니 어떤분이 지명에서 뇌섹남 같은 것이 떠오른 다고 해서 오이군과 박장대소 했었다. 불어가 한국말로 쓰기 참 어려운게 모음이 한국어와 너무 달라서 비슷한 것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 사실 오이군의 귀에는 느샤뗄이 가장 비슷한 것 같다고 하는데,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에는 대부분 뇌샤텔로 표기되어 있어서 블로그에는 이것을 선택했다. 그외에도 뉴샤텔, 뉘샤텔 등의 표기도 많이 쓰이는 듯.


어쨌든 이 도시는 지난번에 말씀드린대로 아기자기하니 예쁘고, 커다란 호숫가에 있어서 여름 휴가지로 딱 좋은데, 관광지로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숙박시설이 다양하지 않다. 5성, 4성 호텔이 각각 하나씩 있고, 그 외에는 2, 3개의 별이 붙어 있는 소박한 시설의 호텔들인데, 그 마저도 시내 중심에 가까와 지면 가격이 20만원 전후로 훌쩍 뛰어 오른다. 배낭여행자나 장기여행자들에게는 심히 부담되는 가격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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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1.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 3명 이상이라면 호스텔보다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에어비앤비에서 찾은 원룸 아파트


그래서 지난 두달간의 오이군 고향 방문에서 우리가 내린 결론은 에어비앤비 airbnb였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커플이 들이닥쳐 2달씩 신세를 지면 서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 이를 피하기 위해 이집 저집 5일씩 돌다가 마지막 4주는 따로 숙소를 구해 있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봐도 뇌샤텔에는 통장에 구멍내지 않고, 3주를 머무를 수 있는 호텔이나 여관같은 것이 없는 것이었다. 하루에 20-30만원을 내고 호텔에 3주씩이나 머무를 수는 없으니, 여관이나 호스텔도 찾아 봤지만, 뇌샤텔 근처에는 호스텔이 아예 없다. 기차타고 20분을 가야하는 이베르동이 가장 가까운데, 그마저도 가장 저렴한 6인실이 인당 약 4만원, 우리는 둘이니까 8만원. 게다가 오이군은 휴가를 낸 것이 아니라 출퇴근을 하면 50% 교통 할인 카드가 있다 하더라도 차비가 매일 1만 8천원이 든다. 합치면 매일 근 10만원이 드는데, 다인실이라 프라이버시도 보장이 안되고, 아침에 기차 시간 맞춰 나가는 것도 번거로와 영 탐탁치가 않다.

아...이거 그냥 미안해도 지인의 집에서 버텨야하나?



 시내의 건물들은 1층은 상점, 2층 이상은 일반 주택이나 사무실 등으로 사용된다


계속 고민하다가, 번뜩 2010년에 캐나다 벤쿠버와 몬트리올에 각 한달씩 머물르며 이용했던 에어비앤비가 생각났다. 에어비앤비는 개인이 자기 집의 남는 방이나 아파트 전체를 숙소로 등록하여 빌려줄 수있는 서비스인데, 호텔보다 저렴하거나 호텔이 없는 곳에서 좋은 대안이 되곤 했다. 뿐만아니라 흔히 볼 수 없는 고급 주택이라든지 펜트하우스, 오래된 성, 숲속의 집, 전통가옥 등 다양한 주거형태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다. 물론 그런 집들은 또 그에 맞게 고급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비슷 비슷한 호텔 객실을 떠나 가끔은 이런 곳으로 가보는 것도 여행을 다양하게 만들어 줘서 좋은 것 같다 ^^; 


뇌샤텔은 작은 도시라 혹시 등록된 곳이 없나 싶었지만, 다행히 이곳에도 다양한 가격대의 숙소가 여러개 등록되어 있었다. 우리는 그 중 시내 한가운데있어 편리하고, 저렴하며, 깨끗하다는 평이 많은 곳을 선택했다.

뇌샤텔 시내의 대부분의 건물들은 1600년대에서 1900년대 초에 지어진 것들로, 길을 걸으면 마치 중세 영화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든다. 내부는 모두 리노베이션을 거쳐 현대식으로 바뀌었지만, 외관은 옛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뭔가 낭만적인데, 우리도 그런 오래된 건물의 4층에 약 한달간의 둥지를 틀게 된 것이다.



 책장으로 침대 공간와 소파를 분리해 놓아 침실과 거실이 나뉜다


우리가 머무른 곳은 집전체를 단독으로 쓸 수 있는 원룸 아파트였는데, 부엌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서 꽤나 내집처럼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구석 구석 깨끗하게 광나도록 청소가 되어 있는 점이 무지 마음에 들더라. 결벽증 환자처럼 요즘 왜 숙소의 청결상태가 주요 관건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곳은 그 깨끗함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주었다. ^^; 욕조가 있는 작은 욕실에는 샴푸와 샤워젤, 비누가 제공되고, 건물내 세탁실에 있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세제도 제공되고, 세탁기 충천카드는 집 주인이 충전해 준다. 와이파이는 기본 옵션. 단, 한국처럼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

이 숙소가 1박에 9만 8천원인데, 스위스는 호스텔 다인실도 인당 3-4만원이기 때문에 여행하는 일행이 2-3명 이상이라면 차라리 에어비앤비에서 작은 아파트를 빌리는 것이 더 저렴하고, 훨씬 깨끗하며, 시설도 편리한 것 같다.



 2인용 침대와 소파베드가 있어서 3명까지 투숙 가능하다. 거실 부분엔 테이블과 작은 책상, 의자, 티비, 옷걸이 등이 있다 


집 주인은 고등학생 아들이 있는 부부인데, 남편은 스페인 사람이고, 아내는 스위스 사람으로 웃음이 매우 많고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우리가 이러 저러한 이유로 열쇠를 받기로 했던 시간보다 무려 3시간이나 늦었는데도, 친절하게 웃으며 아파트로 두번이나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주었다. 약속에 3시간 늦었던 처절하게 슬픈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가기로 하고...



방에 들어서자 침구에서 향긋한 섬유 유연제 냄새가 풍겼고, 가지런히 접힌 수건 위에 스위스에서만 볼 수 있는 라귀자 Ragusa 초컬릿이 얹어져 있었다. 요 이상한 이름의 초컬릿은 헤이즐넛 무스와 통 헤이즐넛이 샌드된 밀크 초콜렛으로 스위스 내에서는 무지 사랑받는 초컬릿이건만, 다른 나라로 수출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 대부분의 스위스 초컬렛 브렌드들은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것만은 꼭 스위스에 와야만 먹을 수 있어서,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 그지 없었다. ^^



책장에는 잡지와 소설 그리고 어린이용 동화책이 꽃혀있었다. 영, 불, 스페인어 책들만 있어서 그 사이에 한국어 책도 한권 꽃아놓고 싶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건 전부 e북. 스마트폰을 꽂아놓고 올 순 없어서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 그리고, 관광센터에서 제공하는 여행정보 브로셔도 이 동네 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들까지 다양하게 구비해 놓았다. 화장실에는 체중계도 있었는데, 음...오랜만에 스위스 와서 그간 못먹었던 음식들 이것 저것 신나게 먹으려 했건만 체중계는 왜...ㅠ_ㅠ



Tip 2. 스위스의 레스토랑은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지만, 슈퍼마켓이나 재래시장의 식재료 값은 그리 비싸지 않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시장부터 ^^ 이곳에서 흔히 먹는 것들로만 구매하면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다. 만두같이 생긴 것이 토텔리니인데, 한팩에 약 3천원쯤. 샐러드와 치즈를 곁들여 가볍게 한끼를 해결하기에 좋다


스위스 여행에서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이 바로 매끼니 식사이다. 웬만큼 물가가 높은 일본, 영국 등에서 온 친구들도 스위스의 음식 가격은 비싸게 느껴진다고 하니, 세계에서 가장 음식 값이 비싼 나라 리스트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슈퍼마켓이나 재래시장가면 식재료 값은 그리 비싸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음식점 값이 비쌌던 이유는 식재료가 비싸서가 아니라 인건비와 건물세 등이 비싸서 였던 것이다. 따라서 저렴한 여행을 원한다면 재료를 사다 직접 요리해 먹으면 된다. 요리하는 것이 귀찮다면 스위스 사람들처럼 간단하게 라비올리나 또뗄리니를 한팩 사서, 이미 조리되어 있는 소스를 데워 붓고, 샐러드, 치즈 등을 곁들여 먹어 보자. 느끼해서 뭔가 새콤한게 그립다면 코니숑이라 불리는 오이피클이 김치의 대체품이 되어준다. 한병에 2천원쯤으로 저렴한데, 피자집에서 흔히 나오는 엄청 단 피클이 아니라 단맛이 전혀 없고, 새콤해서 한국의 전통 오이지와 살짝 비슷한 느낌이 든다.



우리 숙소의 부엌은 최신식은 아니지만 여행중 요리를 해 먹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4인이 이용할 수 있는 테이블도 있고, 냄비, 프라이팬, 식기와 전기 조리기가 2개 놓여 있다. 원래는 가스레인지가 빌트인으로 있는 모양이지만 아무래도 집을 렌트할 때는 가스레인지보다는 전기 레인지가 안전하고, 여러모로 관리하기 용이해서 바꿔 놓은 듯 하다. 


스위스의 부엌은 대부분 빌트인 식으로 냉장고와 가스 또는 전기 레인지가 기본으로 구비되어 있다. 그런데, 냉장고들이 대부분 미니 사이즈라 한국의 대형 냉장고들에 익숙해진 나는 스위스에 처음 갔을 때 잔잔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아무리 고급 주택에 가도 우리나라 소형 양문형 냉장고 한쪽 사이즈 정도가 붙어있고, 대부분의 집에는 그 절반에 해당하는 사이즈의 냉장고들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곳도 역시 그런 작은 냉장고가 빌트인으로 구비되어 있다. 단, 이곳에는 전자레인지와 오븐, 식기세척기는 없다. 



여분의 그릇들과 핸드믹서, 토스터, 커피머신, 티포트 등등 다양한 부엌용품이 있어 장기간 머물러도 불편함이 없었다



 머랭. 설탕과 계란 흰자로 거품을 내 구운 디저트로 생크림과 생과일을 얹어 먹는다. 생크림은 번거롭게 거품낼 필요 없이 무스 같이 누르면 나오는 것을 수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샌드위치를 식빵보다는 보통 바게트로 만들어 먹는데, 수퍼에서 재료를 전부 판매하니 직접 만들어 점심대용으로 싸들고 다니면 든든하고, 간편하고, 빵집보다 훨씬 저렴하다.



Tip 3. 스위스는 교통비가 비싸다. 웬만하면 여행지에서 가까운 곳에 숙소를 택하자



 창문 밖 풍경. 여름에는 토요일, 일요일에 시내에서 여러가지 행사가 열린다. 이때는 세계 시장이 서서 이것 저것 다양한 물건을 파는 사람들로 거리가 붐볐다


이 숙소의 가장 큰 메리트는 바로 위치 였다. 뇌샤텔 시내 한가운데 있어서 상점, 카페, 바 등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며, 뇌샤텔의 메인 포인트, 호수와도 아주 가깝다. 오이군의 직장도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였다.


스위스는 교통비가 비싼데다가 한국처럼 자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웬만하면 목적지나 편의 시설에서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다. 스위스 패스가 있다 하더라도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기차가 보통 한시간에 한대씩밖에 없어서 가끔 여행계획이 꼬이기도 한다. 게다가 작은 주변 마을들에는 수퍼가 없거나 동네에 한개 정도 있는데, 문도 저녁 6시쯤 닫기 때문에 식재료를 구하기도 번거롭다.



평일 아침, 창밖에서 기분좋은 음악소리가 들렸다. 서커스 악단이라도 왔나 싶어 밖을 내다보니 버스킹하는 아저씨들이 멋지게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이렇게 호텔이 아닌 현지인의 주거지에 머물면, 그나라의 일상 풍경을 창밖으로 구경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다.


단, 이 숙소는 시내 한가운데 있다보니 편리하지만, 여름밤에는 조금 시끄럽다는 단점이 있었다. 쌀쌀한 날씨가 끊임없이 이어지다 여름에 날씨가 좋아지면, 사람들이 한맺힌듯 호숫가로, 시내로 몰려나오는데, 집 앞을 지나가며 깔깔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밤중에도 들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밤에 조용하게 자고 싶은 가족여행객 보다는 친구들과 배낭여행과 도심의 활기찬 모습을 즐기고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숙소이다.




INFORMATION


[에어비앤비 좋은 숙소 고르는 Tip]
www.lucki.kr/309 현지인의 집으로 여행하기


[아래 링크로 에어비앤비에 가입하면, 숙소 예약시에 바로 이용할 수 있는 25$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오이와 감자가 묶었던 뇌샤텔의 원룸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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