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요정 벚꽃 흩날리는 여의도는 축제 준비 완료

흐린날도 OK, 이슬을 머금은 청초한 미소


내게 벚꽃 축제는 뭐니 뭐니 해도 여의도 벚꽃 축제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어릴적부터 엄마 손잡고 가서 구경하던 여의도 벚꽃 축제. 많은 추억과 기분좋은 풍경들이 가득 떠오르는데, 그 중엔 가끔 축제 기간에 벚꽃이 피지 않아 공연만 보고 온 기억도 남아 있다. 그래서 올해는 축제 5일전 미리 여의도를 찾아가 보았다.


4월 10일 금요일 저녁 7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6일간의 향기로운 축제가 시작되는데, 사실 올해는 꽃이 안피었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이미 집 주변 가로수와 아파트 단지안에 벚꽃들이 하얀 미소를 베시시 흩날리고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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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절에 잠깐 햇볕이 들길래 오늘은 화사한 벚꽃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건만, 아쉽게도 그새 구름이 찾아와 버렸다. 그래도 도시 곳곳이 하얀 꽃잎으로 뒤덮히니 그렇게 우울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버스안에서 샛강을 지나는 순간 모두들 와아~ 하는 작은 탄성을 지른다. 뭔가 해서 내다 보니 샛강변엔 이미 벚꽃이 만개해서 새하얀 풍경이 더없이 화사했던 것. 비가 오락 가락하는 흐린 날씨 였지만 여의도 일대는 벚꽃 그 자체로 환하게 빛나는 듯 했다.



비가 와서 사진이 안이쁘겠다며 아쉬워 했는데, 그런 날은 또 촉촉히 이슬을 머금은 듯한 꽃잎이 싱그러운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안그래도 청순한 느낌의 꽃에 방울 방울 빗물이 맺혀 있으니 그렇게 청초해 보일 수가 없다.



그나저나 아직 꽃잎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이렇게 꽃이 다 피어서 축제때는 꽃이 다 져버리는 건 아닐까 잠시 걱정했는데, 순복음교회를 지나 여의도 공원 방향으로 걸으니 이곳엔 아직 30% 정도밖에 꽃이 피질 않았다. 아마 축제가 시작되는 금요일쯤엔 최고로 만개해서 한껏 아름다움을 뽑내지 싶다.



여의도 공원 길 건너편엔 50% 정도 개화.




비가 오는 것도 잊은 채, 넋놓고 서서 벚꽃을 한껏 감상하고, 이번엔 여의도 공원으로 들어섰다. 공원안엔 더 다양한 꽃들이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다.



진달래도 촉촉히 젖어 순진한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진달래가 이렇게 이쁘게 생겼는지 새삼 알았네. 예전엔 어딘가 촌스러운 꽃이라 생각했었건만, 이것도 잔득 피어 있으니 철쭉과 달리 은은한 분홍빛이 순진하니 이뻐보인다.



역시 공원 안에도 벚꽃이 만발.

다행히 비가 한참 올 때는 꽃이 아직 피지 않아서 꽃잎이 떨어지거나 하진 않았다. 이대로 날이 갠다면 제대로 벚꽃 흩날리는 축제가 될 것 같다.



하트 모양으로 핀 벚꽃




봄비 덕분에 쑤욱 자라난 새싹들이 싱그럽고 예뻐서 바라보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이런 꽃도 있다. 단풍잎 꽃인듯 한데, 연두색이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잎과 혼동하기 쉽다.



잔뜩 피면 더없이 사랑스러운 조팝나무꽃도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했고,



곧있으면 사방에 가루가 날릴 소나무 꽃도 피고 있었는데, 이건 재밌게도 가지 끝이 아니라 몸통에서 꽃이 자라길래 한 컷.



봄의 요정의 무도회



복슬 복슬 강아지풀 따라잡기



봄이 내리는 풍경




사방에서 싱그러운 새싹과 다양한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난 여의도 공원, 이번 축제에는 제대로된 봄의 향연으로 우리를 반겨줄 준비를 마친 듯 했다.

여러분은 이번 주말 환한 벚꽃 비를 맞을 준비 완료 되셨는지? ^^



여행날짜 | 2015.04.05



INFORMATION


영등포 봄꽃축제 홈페이지

http://tour.ydp.go.kr/spfestival/



여담 - 봄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침에 나가는 길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즐거운 봄


날이 계속 궂어서 햇살에 반짝이는 꽃을 못보는게 살짝 안타까왔는데, 그 마음을 아는지 붉은 노을이 위로를 건넨다. 오렌지 빛 노을과 하얀 벚꽃의 환상적인 조화. 그러나 사진기로는 벚꽃을 잡으면 노을이 안보이고, 노을을 잡으면 벚꽃이 어두워 지네. 그냥 마음으로 담는 수 밖에. 그래. 카메라가 없던 시절도 있었는데 뭐.


오랜만에 보는 태극기. 가득 핀 벚꽃과 태극무늬를 연상시키는 하늘아래 펄럭이고 있는 태극기를 보니 뭔가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이렇게 반가운 생각이 들 정도로 태극기를 보고 살지 않았었구나. 우리 나라 어쩌구 저쩌구 불평만 늘어 놓거나 말로만 사랑한다 하지 말고, 가끔은 태극기를 봐야 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우리나라 안에만 살 때는 이것 저것 나라에 대해 불만이 많았는데, 외국에 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스위스에 살 때 가끔 만나 볼 수 있었던 언어도 뺏기고, 재산도 뺏겨 온 쿠르드 망명자들이나 베이루트에서 집이 폭격에 맞아서 가족을 잃었다는 친구, 길에서 머리에 총이 겨눠져서 무서워서 이민을 결심했다는 브라질 친구, 마피아인지 내란 때문인지 직업도 뺏기고 집도 뺏겨서 망명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콜롬비아 사람들을 보면 그래도 나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나의 선택으로 망명이 아닌 여행을 올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곤 했었다. 카메룬 친구는 스위스 남편과 결혼해서도 스위스에 입국 허가가 떨어지는데까지만 1년이 걸렸다고 했다. 그 사이 임신했던 아이는 집에 든 강도가 배를 걷어차는 바람에 유산하고 말았다고 한다. 저 모든 영화속의 주인공 같은 사람들은 나와 같은 어학원에 있었던 평범한 사람들이란 사실. 그들은 불어를 새로운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웠지만, 나는 그냥 배우고 싶어서 배우고 있었다는 사실부터 달랐다. 

뭐 100%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나에게 자유라는 이름을 준 고마운 우리나라다.



밤에도 화사하게 웃음짓는 목련과 벚꽃. 

많은 꽃들이 밤에는 조용히 오므리는데, 이들은 한밤중에도 화사하게 웃음 짓는다. 낮에는 청순한 소녀 같은데, 이렇게 밤에 웃는 꽃들을 보면, 옛날부터 어딘지 살짝 요사스러운 여자 요괴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 탐스러운 꽃가지 가운데 하얀 옷을 입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가 앉아있을 것 같아 어릴때는 밤에 벚꽃을 보는게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어쨌든 이 요사스러운 요괴들 덕분에 요즘엔 밤에 집에 오는 길이 기분이 좋다. 생각해보니 여자 요괴가 여자인 나를 홀릴 것 같지는 않기에.



울 남편은 꽃이 피던 말던 상관을 안해서 다행이다. 벚꽃 요괴가 눈마주칠 기회도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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