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최고의 로맨틱 게스트 하우스

세이셸을 가볍게 즐기고 싶은 당신에게


게스트 하우스 앞 해변


평생 한번쯤은 가보라는 세이셸. 정말 어딜가도 한적하고,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아름다움이 뚝뚝 떨어지는 나라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비행시간이 유럽과 비슷한데다가 항공료도 만만치 않고, 현지 물가도 그다지 저렴하지 않아 마구 마구 날아가기에는 부담되는 것이 사실. 게다가 여행사들은 허니무너들을 겨냥하여 비싼 패키지만 선보이므로, 아름답다는 걸 알면서도 사진보고 침만 꼴딱 꼴딱 삼키게 된다. 뭐 신혼부부들이야 한번뿐인 신혼여행이니 거금들여 가본다지만, 이미 결혼한 평범한 가족, 특히 어린 아들, 딸까지 딸린 가족이라면 선뜻 짐을 꾸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사실 세이셸에도 호화로운 리조트가 아닌, 저렴한 가격의 꽤 괜찮은 숙소들이 있다. 우리가 이용했던 마헤섬의 다이버즈 로지 게스트 하우스가 바로 그런 곳 중에 하나이다.



다이버즈 로지 입구. 커다란 고래상어 모형이 있어서 찾기가 쉽다


이번 여행에서 세이셸에 총 10일간 머물렀는데, 본섬인 마헤에 4일, 세이셸 홍보대사 활동으로 리조트를 지원 받았던 프랄린에서 4일, 그리고 세이셸의 보석같은 섬 라디그에서 2일을 보냈다. 그 이후에도 레위니옹 5일, 모리셔스 4일, 아부다비 1일을 묶어 떠났던 여행이라, 여행경비가 만만치 않게 올라갔으므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저렴한 숙소를 눈빠지게 검색했다. 거기까지 가서 볼것을 못본다던지, 하고 싶은 액티비티안해가며 비용을 줄일 수 없지 않은가. 비용 줄이기에 가장 만만한 것은 언제나 숙소이다.



직접 갈아만들어 주는 상큼한 웰컴 드링크


그러나 세이셸은 몰디브처럼 고급 리조트외에 숙소는 없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살짝 걱정이 됐다. 2-3일 고급 리조트에서 분위기내는 거야 좋다지만, 대부분은 하루 종일 이곳 저곳 구경다니느라 숙소에서는 지쳐 쓰러져 잠만 잘텐데, 10일을 내리 리조트에서 머무르기는 사실 좀 아깝지 않은가. 다행히 검색해 보니 여기에도 부엌딸린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숙소가 있었다. 


그러나 호스텔이나 백팩커스는 없다. 따라서 초저렴 배낭여행은 불가능. 호주에서 많이 하듯이 기후가 따뜻하니 해변에서 침낭만 덮고 잔다고 하기에는 대부분의 해변이 조수간만의 차가 꽤 커서 밤에 자다 떠내려 가는 수가 있다. 산에서 텐트치고 잘 수도 없다. 울창한 정글이라 텐트칠 공간이 없고, 트래킹하다보니 뱀이 있더라는.



체크인 하는 동안 우리 주변을 알짱거리던 게코. 열대 기후라 게코들이 많다


우리는 놀기 바빠 딱히 요리를 해 먹을 것 같지는 않고, 아침은 먹어야 하루가 든든하므로 조식이 제공되는 게스트 하우스를 선택했다. 위치는 마헤섬에서 가장 유명한 보발롱해변. 이곳은 대부분의 숙소가 몰려 있는 곳으로 초호화 리조트들은 물론 펜션,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한 숙소가 있다. 수영장이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있었지만, 세이셸의 눈처럼 흰 모래 해변을 두고, 수영장이 무슨 필요인가. 우리는 해변에서 가깝고, 이용객들이 깨끗하다 침이마르게 칭찬했던 다이버즈 로지를 4일간의 보금자리로 선택했다.



첫날 숙소에 도착했을때 햇살이 쨍쨍한데, 시원하게 비가 내렸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이 반사되어 반짝 반짝 공중에서 보석같이 빛났다. 아~ 이보다 더 멋진 환영인사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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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하우스 구석 구석

깔끔함으로 승부한다


넓은 객실 Room


이 게스트하우스에는 방이 딱 4개 밖에 없다.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는 것보다 아고다나 북킹닷컴 등을 이용하는게 더 저렴한데, 우리는 조식포함 1층 객실을 딱 10만원에 예약할 수 있었다. 트립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여행 사이트에서 이곳을 모두 깨끗하다 칭찬했기 때문에 깨끗함만 기대 했을 뿐, 딱히 방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웬걸. 웬만한 비지니스 호텔보다 훨씬 크고 시원한 발코니와 커다란 욕실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2층은 2-3만원쯤 더 비싼데, 방 구조와 조식은 모두 같고, 전망이 좀 있다는게 다르다.



침대와 욕실, 미니 부엌 곳곳에 놓여 있었던 노란 꽃.

리조트나 호텔에 이렇게 꽃으로 장식이 되어 있으면 저녁에 전부 모아서 욕조에 물 받아 놓고, 목욕할 때 동동 띄워 준다. 셀프 로맨틱 플라워 바스 ^^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왼쪽으로 샤워부스가 있다. 로맨틱 리조트형 욕실은 아니지만, 넓고 깨끗해서 쾌적하다.



미니 부엌. 싱크대와 냉장고가 있어서 재래시장에서 열대 과일을 사다 씻어 먹고 하기에 좋다. 


세이셸의 하나밖에 없는 재래시장 보기



전용해변? 게스트하우스 앞의 소녀같은 바다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주인 가족의 집이다. 오른쪽의 녹색 지붕이 있는 원두막에서 아침 식사가 제공된다. 가운데로 바다가 보인다


세이셸은 한국보다 5시간 느리고, 스위스 보다는 3시간 빠르다. 따라서 스위스에서 날아온 오이군은 쯔나미가 닥쳐도 못깨어날 기세로 자고 있었고, 나는 새벽 4시부터 또랑 또랑한 정신으로 천정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가서 일출을 볼까 했지만 보발롱 해변은 북쪽과 서쪽하늘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별로 볼 것이 없을 듯 했다. 그러나 안자고 누워있으려니 허리가 아프기 시작. 음. 동트면 바로 나가리라.



바깥이 살짝 밝아졌다 싶을때 번개처럼, 그러나 오이군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아~시원한 바다 내음. 부드럽고, 따뜻한 아침 공기. 마치 귓가에서 파도가 치는 듯 시원하게 들리는 파도 소리.

게스트하우스에서 바다가 보일만큼 해변이 가까이 있다. 리조트가 아닌 게스트하우스라서 전용해변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마치 전용해변이라 착각할 만큼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양방향 일차선인 도로를 하나 건너자 바로 보발롱 해변이 우아하게 펼쳐졌다.

흰모래. 푸른바다. 하얀게들.

낙원이군.



혼자 해변을 거닐었는데 사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수많은 게들이 아침부터 나타난 이방인의 발걸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위를 멤돌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아침나절 두시간쯤을 바다에 누워 있다가, 걷다가, 게를 쫓아다녔다가, 꽃사진과 게 사진을 찍었다가 하며 보냈는데, 딱 한명의 조깅을 나온 동네 주민이 지나갔을 뿐 그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았다. 이정도면 게스트 하우스 전용 해변이 아니라 내 전용해변이라 해도 될 것 같다. ^^;



섬에서 시내같은 물길이 이어져 바다로 흐른다. 

살짝 구름낀 아침 풍경은 마치 수줍은 소녀가 흰 원피스를 입고 앉아 있는 듯, 청순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같은 포인트의 한낮의 풍경이다.

아침 나절의 청순한 소녀가 밝고 명랑한 소녀로 옷을 갈아 입었다.





이 푸르르고 아름다운 바다에서 셀카하나 안찍고 지나갈 순 없지?

이때 오이군은 펑크난 자동차 타이어를 갈고 있었다. -_-; 펑크난 렌트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다이버즈 로지의 매력 포인트, 신선한 아침 식사



치즈가 덩어리로. 갓 만들 따끈, 쫄깃한 팬케익



이곳에 또 한가지 사람들이 극찬했던 것이 신선한 아침 식사이다. 녹색 지붕의 테라스에 앉으면 직접 아침식사가 서빙된다. 토스트와 치즈덩어리, 쫄깃한 팬케익, 신선한과일과 직접 짠 과일 주스, 티, 커피가 제공되는데, 그 신선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쫄깃한 팬케익에 바나나를 돌돌 싸 먹었는데, 집에와서도 자꾸 생각나서 벌써 여러번 흉내를 내서 해 먹었다는. ^^

늘 신선도에서 살짝 밀리는 호텔식 아침 식사만 마주하다 이렇게 서빙되는 아침식사를 받으니 기분이 더 좋더라는.



향긋한 열대 과일과 함께한 아침. 이정도면 훌륭해~ ^^



아침을 더욱 아침답게 느끼게 해주는 건 지저귀는 새소리가 아니겠는가.

이곳은 간단한 방법으로 게스트의 아침을 더욱 풍요롭게 해 주었는데, 테라스 옆에 새 모이를 담아 나무에 매달아 둔 것이다.



세이셸의 참새. 숫컷은 현란한 오렌지 색, 암컷은 동네 참새 같은 갈색


그 모이를 먹으려고 동네 방네 새들이 가득 몰려 들었다.

오렌지 빛 깃털이 인상적인 세이셸의 참새는 물론,



제브라 도브라 하는 하늘 색 눈과 부리가 인상적인 세이셸의 작은 비둘기들이 우리가 식사를 하는동안 옆에서 열심히 노래를 불러주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로맨티스트를 위한 본의 아닌 이벤트


셋째날 열심히 돌아다니다 저녁에 들어왔더니, 게스트하우스가 어둠 속에 묻혀있다. 이상하네, 우리가 그렇게 늦었나? 그러나 시간은 7시 반. 뭔가 이상하다?

알고보니 게스트하우스를 포함해 보발롱 동쪽 끝 전체가 정전이 된것이었다. 방으로 더듬 더듬 들어서는 우리를 보자 주인 아주머니가 잽싸게 커다란 초를 가져다 발코니에 놓아 주었다. 덕분에 촛불이 은은하게 방을 밝히는 로맨틱한 밤이 되었네 ^^



게스트하우스 마당에서 찍은 밤하늘


이렇게 어두운 밤엔 무엇을 하나? ( 응큼한 상상을 하신 당신 거기~)

주변에 불빛이 하나도 없는 이런 때는 별사진을 찍기 좋은 순간이다. 일단 게스트하우스 마당에서 찍어 보았는데, 자꾸 건물이 끼어들길래 아예 해변으로 내려갔다.



저 멀리 보발롱 서쪽끝은 불이 들어오나보네


아쉽게도 해변에는 바람이 좀 세서 모래에 박아둔 삼각대가 흔들리는 바람에 선병한 사진은 못찍었다. 그래도 야자수와 세이셸 특유의 화강암과 보발롱 해변이 들어간 별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만족. 생각치도 않은 정전으로 세이셸은 우리에게 별이 쏟아지는 보발롱의 밤을 선물해 주었다.



세이셸의 별 헤는 밤

여행날짜 | 2014.10.04


다이버즈 로지 Diver's Lodge

주소 | The Divers Lodge, Beau Vallon, Mare Anglaise, Mahe, Seychelles

전화번호 | +248 426 12 22

이메일 | diverslodge@seychell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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