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Instagram Facebook NAVER 이웃 E-mail 구독

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angwon | 강원도
견오백 지천년, 원주한지 테마관
2013. 3. 26. 03:46

강원도 남부 팸투어
강원도 구석 구석

 

지난 일월말 강원도 팸투어에 참여하게 되었다. 여행사 관계자분들만 잔뜩 있는 곳에서 나 혼자 작가라는 타이틀로 참가하는 바람에 명함을 주고 받고, 여행업계에 대해 대화를 나눌 땐 땐 조금 머쓱. 그래도 혼자 외국인에 정통 관광객이었던 오이군보다는 조금 나았지만 말이다.

 

이번 팸투어는 강원도 도청에서 주관한 것으로, 추천하는 경로를 따라 강원도 남부, 즉 원주, 영월, 태백, 정선을 둘러보았다. 첫째날은 서울에서 태백까지 가는 길을 따라 원주와 영월을 들르기로 했다.

 

 

 

콧끝을 얼리는 차가운 공기마저 기분좋게 느껴지는 여행가는 날 아침.

 

 

여행갈 땐 아침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싱글벙글인 나에 비해서 오이군은 12시까지는 말도 없고, 표정도 없다. 보통 아침도 잘 먹지 않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김밥을 우물우물 씹으며, 오른쪽 위와같은 그림도 그려 감정표현도 하더라. 이정도면 시작이 좋다.

 

 

 

 

 

 

원주한지 테마관
내 손으로 만드는 한지 소품

 

첫번째 방문 장소는 원주한지테마관. 

서울에서 강원도로 가는 길목에 있어 첫번째로 방문하게 되었다. 내가 고색한지작업을 할 때, 가장 색이 밝고, 화사한 금빛으로 탈색이 가능해서 애용하는 한지가 바로 원주한지인지라 늘 한번 가 봐야 겠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다만 일정에 한지공예 체험이 끼어있어서 털썩. -_-; 월요일까지 배송완료해야할 주문이 있었는데, 갑자기 팸투어가 잡히는 바람에 작업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어젯 밤 밤을 새서 한지 작업을 했던 터였다. 그런데, 여행 첫번째 일정이 다시 한지 작업이라니...여행중에 일하게 생겼구나.

 

 

테마관은 한지의 역사를 설명하는 박물관과 공예품을 전시하는 기획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원주 한지 박물관
한지의 모든 것

 

 

지천년 견오백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이는 종이는 천년가고 비단은 오백년 간다는 말로 우리 한지의 내구성을 자랑하는 말이다. 그 예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불국사 석가탑을 보수하기 위해 해체하는 도중에 발견된 불교 경전인데, 측천무후때만 사용되었단 무주제자가 적혀 있어 그 제작 년도를 8세기로 추측하고 있다. 지금이 21세기이니 무려 13세기나 지난 문서아닌가. 그럼에도 그 형태나 내용이 거의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으니 닥종이의 견고함이 어떤지 짐작이 가시리라.

 

 

전시실에는 닥종이 인형으로 한지제작 과정을 설명해 놓았다. 닥나무 껍질을 벗겨 말린것을 삶고, 표백하고, 갈아서, 얇게 그물로 뜬것을 다시 말리면 종이가 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기계지도 나오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한지는 아직도 손으로 직접 뜬다. 

 

 

예로부터 한지는 단지 책이나 문서 뿐만 아니라 실생활 많은 분야에 사용되어 왔다. 종이를 여러겹 붙여 갓집과 안경집을 만들었고, 짚처럼 꼬아서 틀을 만든후 옻칠을 해서 상이나 가구도 만들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갑옷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으잉? 종이로 갑옷을?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인데, 지갑 紙甲 이라 하여 임진왜란등에서 실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 투구 몇점이 지금까지 남아있는데, 나무 틀에 한지 원료를 반쯤 말려 여러겹 붙여 망치로 두드리면 그냥 나무보다도 훨씬 견고한 투구가 완성되는 것이다. 사실 종이가 한장일 때 약하게 느껴지지만 여러겹 붙이고, 꼬거나 적절하게 두드려 놓으면 밀도가 매우 높은 나무가 된다. 종이의 원료가 바로 나무 아닌가. 그렇다면 옛 어른들은 귀찮게 그냥 나무를 쓰지 왜 꼭 종이로 이런 것을 만들었을까? 일단 종이가 나무보다 곡선등의 모양을 만들기가 쉽고, 필요에따라 부드러운 재질을 살리거나 아니면 옷칠등을 해서 단단하게 만들 수도 있어 활용도가 높다. 그리고 헌 책이나 문에 붙였던 창호지등을 재활용할 수도 있었다. 뿐만아니라 위에서 말했듯 한참을 두드리면 나무보다 밀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견고하기까지 하다.

 

 

테마파크에선 직접 한지로 작은 소품을 만드는 체험도 해 볼 수가 있다. 작은 사각함이나 액자, 닥종이 인형이 반제품으로 준비되어 있어 한지를 구입해서 붙이기만 하면 되므로 누구나 쉽게 작은 소품을 완성해서 가져갈 수가 있다. 그 누구나에는 외국인도 포함 ^^ 나의 작업실에 잔뜩 쌓여 있는 한지를 보고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던 오이군이었는데, 오늘 제대로 걸렸다.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소질 있네? 앞으로 무료 어시스턴스로 잘 활용할 수 있을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

 

 

 

 

 

 

기획 전시실
한지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2층 전시실에는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여러종류의 한지 공예품이들 전시되어 있었다. 이것은 닥종이(한지의 원료가 되는 나무가 닥나무이므로 닥종이라고도 불린다) 인형들. 해외에서 한지 공예보다 조금더 잘 알려져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한지 공예품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바로 한지등이다. 한지는 투과성이 좋아서 빛의 밝기를 많이 낮추지 않으면서도 직접적이지 않아 눈을 편안하게 해 준다. 이 작품은 한지 가구와 등을 접목해 만들어졌다. 흰 등 부분의 전통 문양이 보이시는지? 요즘에는 레이져기계로 컷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공방에서는 저것을 전부 손으로 잘라낸다. 한지공예는 그야말로 정성과 인내의 산물이다.

 

 

뿐만 아니라 한지의 섬유가 살아있게 뜯어지는 성질을 이용해 그림을 만들기도 한다. 일일히 손으로 뜯어붙이는 작업이라 한 작품을 하는데, 삼개월에서 일년 이상씩도 걸리지만 유화와는 다른 독특한 질감을 줄 수 있다. 특히 동물이나 새의 깃털등을 표현함에 있어 훌륭하다.

 

 

이것은 한지를 짖이겨 반죽이 된것을 붙여 만든 항아리 류.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신문지에 물을 넣고 한참 빻아서 종이죽 탈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으신지? 같은 기법이다. 대신 신문지보다 견고한 닥종이를 이용하면 된다.

나는 이곳이 원주한지 공장을 중심으로 테마파크도 하고, 전시도 하는 곳 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지를 제작하는 공장은 없었다. 

 

 

원주 한지 테마파크에서 카페도 운영을 하고 있고, 도시락도 판매하므로 가족 또는 친구, 연인과 함께 공예 체험도하고, 테마파크 정원에 앉아 피크닉을 하며 자연을 즐겨봐도 좋겠다.

 

 

원주 한지

전화번호    033-734-4739
주      소    강원도 원주시 무실동
홈페이지    http://www.hanjipark.com/main.php
운영시간    09:00 - 18:00
입 장 료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취재지원
이 포스팅은 하나투어, 겟어바웃 트래블 웹진, 강원도 도청에서 여행경비(숙박비, 교통비, 식비)를 지원받아 블로거 본인이 여행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여행날짜
2013.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