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플랜 생 앙드레 La Plaine St.André

세이셸의 향기로운 특산품, 타카마카 럼 Takamaka rum 양조장

아침부터 땡볕아래 빅토리아 시내 구경을 하고, 재래시장, 켄윈하우스, 크래프트 빌리지 등을 다녔더니, 슬슬 편안한 의자에 기대 마시는 시원한 음료 한잔이 간절해 졌다. 그래서 선택한 오후의 목적지는 타카마카 럼주 양조장. 향긋한 세이셸의 특산물인 럼 제조 과정 견학은 물론, 럼을 베이스로한 각종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레스토랑, 카페도 겸하고 있어 분위기 좋게 꾸며진 세이셸의 옛 플렌테이션 하우스에서 식사도 가능.

그래. 자고로 여행은 먹고, 마시고 푹 쉬는거지. 우리는 왜이렇게 자꾸 극기 훈련을 시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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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셸에 온 뒤로 빅토리아 시내를 제외하고는 어느 곳을 가도 사람이 별로 없다. 유명 관광지에도, 눈부신 해변에도 그리고 분위기 좋은 정원이 고급스럽게 우리를 반겼던 럼 양조장 플랜 생 앙드레도 마찬가지였다. 


양조장 견학 시설을 혼자 둘러보고 계신 할아버지를 제외하고는 이 넓은 공간에 오이군과 나 그리고, 3명의 종업원이 전부.


이곳에서 럼 제조과정 견학과 럼 테이스팅 그리고 건물 뒤에 조성된 작은 메디컬 가든 & 유적 투어를 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마감시간이 오후 1시 30분이었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4시를 넘어가고... 아쉽지만 셀프투어로 만족.



세이셸의 고급 럼 제조과정

럼의 재료가 뭔가 아는 사람, 손 번쩍?

▲ 즙을 짜고 남은 사탕수수 대


럼의 원료가 무엇인지 알고 계신지?

전통 소주는 쌀, 보드카는 밀, 보리, 감자, 위스키는 맥아, 옥수수 등을 주 원료로 발효, 증류한 것인데, 럼의 원료도 보통 이런 곡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 그러나 럼은 열대지방에서만 만들어지는 술로, 그 원료가 열대지방에서만 자라난다.

바로 설탕을 만드는 사탕수수가 럼주의 원료.


사탕수수는 자연적으로 세이셸에서 자라던 식물은 아니고, 식민지 시절 정복자들이 당시에 값 비쌌던 후추, 커피, 차 등과 함께 아프리카 주변 섬들에 재배하며 유입되게 되었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사탕수수로 만든 설탕이 예전에는 고가였기 때문에, 서양 열강들은 이것들을 비슷한 기후의 식민지 국가로 옮겨와 플렌테이션을 경영했는데, 정열의 남미에서 사탕수수가 자라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고 있었고, 바로 이곳에서 럼이 탄생하게 되었다. 남미의 많은 칵테일들이 럼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이후 세이셸과 모리셔스, 레위니옹 등의 아프리카 주변 섬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사탕수수가 유입되어 럼이 특산품으로 생산되게 된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 수수에서 만들어졌다니 그럼 럼은 단 술이냐?

아시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즙을 4-5일간 발효시킨 후 2-3번의 증류 과정을 거치면, 향기롭지만 94%에 육박하는 독한 알콜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럼이다. 이것을 3개월간 기본 숙성을 한 후 다양한 통에 옮겨 담는다.


어떤 통에서 숙성을 시키느냐에 따라 다크 럼이나 화이트 럼 등의 색깔이 결정되고, 위스키 향이 나거나 나무향, 나무탄 향 등의 풍미도 결정되게 된다.


통에서 바로 나온 럼은 어마어마어마하게 독하기 때문에 바로 마실 수는 없고, 여기에 깨끗한 물을 섞어 농도를 조절하게 되면, 드디어 우리가 상품으로 접하는 바로 그 럼이 탄생하게 된다.  또 지역에 따라 향료를 넣어 다양한 맛의 럼을 만들기도 한다. 이곳 타카마카 베이에서는 다섯가지 종류의 럼을 생산한다. 



럼 테이스팅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시간, 운전자에게는 정말 미안합니다

드디어 진짜 바캉스 분위기를 만끽할 시간.

바와 레스토랑은 열대지방답게 시원스레 사방이 뚫려, 사면에 테라스가 있다. 


뒷뜰 쪽으로는 식사고객을 위한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고, 앞 정원에는 음료를 마시는 고객들이 느긋하게 앉아 열대 숲속의 매력을 음미할 수 있는 편안한 카우치가 준비되어 있다.



정원쪽에 앉아 세월아 네월아 데굴거리며 휴식을 취하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럼을 종류별로 맛보지 않을 수 있나. 양조장 투어를 하면 200루피(한화 약 1만 6천원 정도)에 럼 테이스팅이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는 투어를 하지 못했으므로 따로 럼 테이스팅을 신청해야 했다. 가격은 180루피(약 1만 4천원 정도)였던 듯. 술보고 흥분해서 적어 놓지를 않았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우리는 차를 가지고 이곳에 왔던 것이다. 날도 더운데 독한 럼을 마셨다가는 차를타고 세이셸의 푸른 바다위를 달릴 것 같아서, 아쉽지만 오늘의 운전자인 오이군은 알콜이 낮은 칵테일 한잔에 테이스팅 럼들은 혀만 한번 찍어보는 걸로 합의를 봤다. 


왼쪽부터

화이트 럼 43%. 향이 약해서 칵테일 베이스로 좋다. 여자분들이 사랑하는 피냐 콜라다Piña colada, 열대 과일주스의 달콤함에 멋모르고 마시다 훅 가버리는 데이키리daiquiri, 한국에서도 인기 만점인 모히또Mojito 등이 화이트럼 베이스로 만들어진 칵테일들이다. 


베수 40%. 베수Vesou는 술을 만들기 위해 짜낸 사탕수수즙을 의미하는 단어. 마헤섬에서 자란 사탕수수 중 좋은 것만 선별해, 가장 맛있는 사탕수수즙만 모으기 위해, 한번만 짠 액으로 만든 고급 럼이다. 완전히 수작업으로 만드는 세이셸의 럼으로, 향기롭지만 입안에서는 살짝 더 독한 느낌이 들었다. 얼음을 하나 띄워 마시거나 세이셸 사람들처럼 사탕수수즙과 섞어 칵테일을 한 쁘띠 폰치Pti Ponch로 마신다.


다크 럼 43%.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브라운 럼과 비슷하다. 트와 프레르Trois Freres (삼형제라는 뜻의 이곳, 생 앙드레 양조장의 이름) 의 기본이 된 럼이다. 역시 언더락이나 칵테일로 마신다. 오렌지, 파인애플 주스와 섞은 마이타이 Mai Tai나 이름처럼 마시면 한동안 정신 못차리는 좀비Zombie 등의 베이스가 된다.


생 앙드레 40%. 이곳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믹스 해, 8년간 숙성시킨 트와 프레르의 최고급 럼. 바닐라 향과 여러 향신료 그리고 오크통의 풍미가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위스키같은 맛이 난다. 바닐라 향이 섞인 위스키정도? 이 멋진 술을 칵테일로 섞어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다. 항상 언더락으로 마신다. 감자와 오이가 선정한 오늘의 알콜. ^^


코코 25%. 이름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듯 코코넛 향을 가미한 럼이다. 은은하게 달콤한 터치가 느껴져 너무 단 칵테일은 싫지만, 그렇다고 씁쓸한 다크럼을 마시고 싶진 않은 이들이게 딱이다. 코코넛 향이 필요한 칵테일 베이스로 사용해도 되지만, 얼음을 넣고, 라임즙을 살짝 가미해 마시는게 이 럼의 매력을 최고로 살려 주는 것 같다. 세이셸의 하안 해변에 기대 앉아 마시면 딱 좋을 것 같다. 한국 여자분들이 사랑할 것 같은 맛.


그리고 요것은 특별히 알콜 함량을 절반으로 줄여달라고 부탁한 모히또Mojito. 최소 50ml를 넣는다는데, 슬프지만 절반만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혀만 찍겠다던 오이군이 생 앙드레의 풍미에 빠져 홀짝 반잔을 털어 넣어 버렸기 때문. 날이 더워서 술기운이 빨리 오른다. 아무리 얼음이 가득 든 칵테일이라지만 정량을 다 넣으면, 운전대 잡을 수 있을 때 까지 여기서 밤을 샐 것 같길래, 눈물을 머금고 내린 결단이었다. 그렇다고 갑빠가 있지 무알콜을 시킬 순 없댄다. ^^;


테이스팅을 마치고, 의자가 푹신한 테라스로 옮겨왔다. 고급스러운 목조 건물 천정에는 심드렁하게 선풍기가 돌아간다. 정원에는 이름모를 새들이 지저귀고, 색색깔의 꽃과 열매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주황색 참새들이 난간에 올라 앉아 뭐 하나 던져줄까 기대하고 있지만, 나는 의자에 녹아들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 노곤 노곤 이거 참 좋고만~

얼음을 오물거리며, 오이군이 한마디 했다.

그래~ 이맛이야!


셀카 찍을 때는 나말고 카메라를 봐주세용, 외국인님~


운영시간


양조장           월-금 10am-4pm

견학              월-금 11am-3pm (토요일은 예약이 있을 경우에만 진행)

레스토랑&바   월-토 10am-자정

상점              월-토 10am-5pm


일요일, 부활절 금요일, 크리스마스, 새해에는 휴무


예약


Tel          +248 4372010

Email       reservations@laplaine.sc



레스토랑 뒤 유적과 정원 산책

조금 특별한 결혼식을 원한다면 정글속은 어떤가요?

이것이 양조장 견학, 럼 테이스팅과 함께 투어할 수 있는 레스토랑 뒤 유적지이다. 뭐 엄청 큰 건 아니고, 한 5분이면 둘러 볼 수 있는 정원인데, 울창한 열대 식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우리가 흔히 접하던 정원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느낌이 신선했다. 유적지는 오래된 농장건물이라고 추측해 보지만, 주변에 설명이 없었으므로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아마 투어에 참여하면 설명해 줄 듯.


그리고, 이 정원에서는 결혼식도 진행하는 모양이다. 나무가 아치처럼 드리워진 곳에 의자가 놓여있고,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단상과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꽃으로 장식하고, 조명을 밝히면 정말 아름다운 결혼식이 될 듯. 세이셸은 일년 내내 따뜻하니까 일년 내내 야외 결혼식이 가능하겠구나. 


정원을 한바퀴 돌아 볼 수 있게 길이 나 있는데, 다 걸어 보는데 5분도 안걸리는 작은 정원이지만 열대 숲속으로 들어 온 듯 신비로운 느낌을 줘서 마음에 들었다.


▲ 늘씬한 롱다리 응아파리


세이셸에 온뒤로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프리카 인종인데, 여자들은 전반적으로 뚱뚱하고, 남자들은 마른편에 다리가 길었다. 남자들은 어린이들도 다 다리가 길어서 신기하다고 했더니, 파리마저도 이렇게 롱다리다. 한국에서 흔히 보는 X파리인데, 날씬하고, 우아하게 긴 다리를 갖고 있네. 숫컷인가? ㅋㅋ


이곳에도 역시 몬 블랑 트래킹중에 보았던 초대형 달팽이들이 있다. 생각해 보면 바다에 사는 소라와 별로 다를 바 없는데, 달팽이가 이렇게 크니 어찌나 신기한지. 이걸 소라처럼 식량으로 사용 가능하다면,  굶어죽을 사람은 없겠네. ^^;


정원 산책까지 마치고, 들어 올 때 본, 작은 상점에서 마음에 들었던 생 앙드레 한병을 사서 나오려고 했건만, 그새 문이 닫혀있다. 알고보니 상점 운영시간은 오후 5시까지. 무슨 음식점이 일요일에는 문을 닫고, 가게가 저녁 5시면 닫아 버린단 말인가. 참, 누구나 여유로운 삶이 보장되는 세이셸인가보다.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저녁과 주말에는 쉴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관광객은 조금 불편하지만...^^;


이곳은 마헤섬 육지 여행 중 몬블랑 트래킹, 재래시장과 더불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곳이다. 오전에 가서 양조장 투어와 럼 테이스팅을 하고, 점심 식사까지 한다면 괜찬은 반나절 코스가 될 듯하다. 



여행날짜 | 2014.03.31



타카마카 럼 양조장
가는 법 빅토리아에서 17.5km, 공항에서 7km 남쪽. 도로가 하나이므로 주욱 따라가다가 오 캅 Au cap 해안 지나자마자 간판이 보임. Au sel 이라는 마을이 나오면 지나쳐 간 것임.
홈페이지 www.takamak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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