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늘을 날고, 닭은 내 뱃속을 날고

패러글라이딩 착륙장에서 제일 가까운 음식점


지난번 패러글라이딩으로 고공 단풍놀이를 하자며 용인의 패러글라이딩 착륙장에 갔었다. 아침나절에 짧고 굵은 비행을 마치고나니, 슬슬 잠에서 깨어난 위장이 자신을 뜨끈한 국물로 씻어달라며 요구를 한다. 딱 마침 착륙장에서 정광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분위기 좋게 생긴 건물이 하나 눈에 띄었으니, 귀찮은데 여기저기 찾아 다닐 거 뭐 있나. 이리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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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우리도 저기에 있었는데...

꿈결같이 느껴지네.


정광산 패러글라이딩 단풍놀이 보기


음식점 앞 단풍나무가 화려하게 우리를 반겼다. 나무옆 돌계단도 올라보고 싶다고 생각했으나 일단 식후경.


음식점은 사각형의 구조로 가운데가 마당처럼 되어있는데, 넓은 평상이 있어 야외 분위기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다. 난로도 하나 있어 별로 춥지 않고, 지붕을 만들어 놓아서 비 바람을 막아 준다. 지붕은 반투명해서 따뜻한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니, 야외의 화사한 분위기와 실내의 아늑한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좋더라. (근데, 왜 다른 고객들은 전부 방으로 들어가나...칙칙하게 스리.)


검은 기와에 툭툭 떨어진 빨간 단풍. 이거 운치 있네 ^^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아침에 문열자 마자 들이닥친 손님에 주인 아주머니, 아저씨가 조금 놀라는 눈치였지만, 꽤 신속하게 음식이 나왔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날이 쌀쌀해진덕에 오전 손님이 많지 않아, 보통 아침에는 느긋하게 세월아 네월아 보내신다고. ^^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닭곰탕 2개, 메밀김치전 그리고 막걸리 한주전자. 

밑반찬이 많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신선하고, 깔끔한 맛이라 마음에 들더라. 메밀전이 특히 바삭, 쫄깃 맛있었고, 닭고기가 서운하지 않게 든 곰탕도 꽤 괜찮은데 가격이 6천원. 이정도면 다시 와도 불만 없겠는데? 아침 댓바람부터 막걸리를...싶었지만, 이처럼 분위기가 좋은데, 게다가 메밀전이 이렇게 맛있는데, 어찌 한잔 걸치지 않을 수 있는가. 붉은 단풍잎에대한 예의가 아니라 느껴져서 시원스레 주문했다. 뭐 막걸리가 아니더라도 구수한 둥굴레차를 (티백이 아닌 진짜 둥굴레차더라는) 주시니, 뜨끈하게 차한잔 하며 기분좋게 산내음을 맡는 것도 좋겠다.


단풍잎을 막걸리 잔 옆에 놓고 찍었더니 오이군이 아예 안으로 던져 넣어 버렸다.

으악. 그거 깨끗한거야?

알콜소독중이잖아.

으...*#@$@*^!@^!


백숙을 먹고 싶었지만, 둘이서는 조금 부담되는 양이라 아쉽지만 다음기회에.

가격대는 보통인데, 닭곰탕만은 싸다고 느껴지더라. 다른 손님도 계산을 하며 닭곰탕은 천원쯤 더 받으셔도 되겠네요라고 하는 걸 보니 다들 비슷하게 느끼는 듯. 그렇다고 진짜 천원 더 올리면 매리트가 떨어지니 그냥 가격 유지해 주세요오~ ^^


바깥에 앉는 것이 싫다면 이렇게 생긴 방이 여러개 있다. 오붓하게 일행끼리만 식사를 하고 싶다면, 들어가도 좋겠지만, 이 음식점은 야외가 진리인 듯 ^^



음식점 주변 풍경

식후경, 정광산

음식점은 정광산 등산로 입구에 있어서 용인자연휴양림에 왔거나 정광산 등산 또는 우리같이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내려온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딱 좋다. 정광산은 전체적으로 나무가 가늘고 키가커서 시원 시원한 분위기가 난다.


▲ 괴나리 봇짐 든 산남자 ^^


산남자라고 했더니 아예 길로 안다니고 산으로 다닌다. 왜 멀쩡한 길놔두고...

정광산은 정상까지 길이 넓게 나 있어서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꼭대기까지 작은 용달 트럭이 올라 갈 수 있을 정도.


초부리 버스 정거장에서 음식점이 있는 정광산 입구(패러글라이딩 착륙장)까지는 걸어서 한 30분쯤 걸린다. 차타고 오면 5분 안쪽거리이고, 음식점 앞이나 착륙장 근처에 주차를 할 공간이 많이 있다. 우리는 올때는 패러글라이딩 센터의 픽업으로 왔는데, 갈때는 가을의 정취를 좀 느끼고 싶어서 좀 걷기로 했다. 


차도, 인도 구분없이 다니는 시골 길인데, 차는 그리 많이 다니지 않아서 나름 한적하게 산책할 수 있다. 그리고, 차를 타고 왔더라면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것을을 마주할 수 있었다.

길 오른쪽에 있는 황금빛 낙엽송 밭, 이백년 된 엄청 큰 은행나무 보호수, 등에 하트무늬가 있는 곤충, 긴긴 노오란 은행나무 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웰시코기랑 섞인 듯한 호기심 많은 개 한마리. 

궁금해서 계속 쫓아오는데, 뒤돌아 보면 정신없이 도망간다. 달려가는 뒷모습이 다리가 웰시코기처럼 엄청 짧아서 어딘지 안스럽더라. ^^



정광산아래 운치있는 음식점 이야기 fin.

여행날짜 | 201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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