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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 | 아프리카/Seychelles | 세이셸
[마헤] 앙증맞은 수도 빅토리아 구석구석 거리풍경
2014. 8. 30. 17:53

세이셀의 유일한 도시(?)에서 무엇을 볼까?
앙증맞은 도시 이야기

 

마헤섬에서의 3일째 날. 지난 이틀동안 바다와 산, 자연을 둘러봤으니 오늘은 도시와 가게 등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첫번째 목적지는 세이셸의 수도 빅토리아. 

세이셸은 영국과 프랑스의 지배를 차례로 받고, 유럽인들에게는 꽤 잘 알려진 여행지이다. 따라서 수도만큼은 어느정도 현대적일거라 예상했으나, 웬걸? 예상을 뒤엎고, 빅토리아는 나즈막한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시골의 읍내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덕분에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다.

 

 

 

 

 

작아도 있을 건 다 있다, 교통체증
코딱지 만한 도시에서 주차난에 시달리다

 

그러나 작다고 해서 도시가 한적할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엄청난 오산이다. 세이셸인구의 약 1/4이 모여사는 이곳에 관광객들까지 합세하여 평일에도 북새통을 이룬다. 게다가 도로도 좁고, 양쪽 일차선밖에 없어서 무시할 수 없는 교통체증이 있었던 것. 주창공간을 찾는것도 쉽지 않았다. 주차장마다 만차였고, 골목 골목을 지나 주차장까지 가는 길도 엄청 복잡했다. 섬 내의 여러 유명 관광지들이 텅텅 비어있어서, 세이셸은 한적함이 매력이라고 했건만, 수도 빅토리아만큼은 예외.

 

우리는 경기장에 딸린 주차장을 이용했는데, 주차요금은 한시간에 약 4백원 정도로 저렴하다. (반나절 8백원, 하루종일 1천 2백원, 평일 5시 이후, 토요일 1시 이후, 일요일 무료.)

그러나 주차티켓을 파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는게 함정. 일단 주차장에서 눈에 확띄는 주변 건물들은 모두 관공서 등으로 주차티켓을 팔지 않는다. 주차장에서 골목쪽으로 걸어 나오다보면, 문방구 앞에 주차티켓을 판다고 쓰여있는 간판이 보일것이다. 여기서 티켓을 구입해서 차 앞유리에 보이게 넣어두면, 비로소 시티투어 준비 완료. 

 

사실, 티켓 구입처를 찾는게 귀찮아서 그런지, 그냥 무단주차를 해 놓은 경우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우리도 판매처를 못찾아서 잠시 망설였으나 겨우 8백원 때문에 딱지 떼고,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 악착같이 찾아 붙였다. 주차장 내에 판매처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더라면 좋았을 뻔.

 

 

 

구석 구석 도시 풍경
발길 닫는대로 걸어도 두시간이면 충분하다

 

주차장을 찾아 헤메이며 학교 몇군데를 지나가게 됐는데, 이곳도 모두 교복을 입는 모양이다. 다민족 국가라 들어서 좀 더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을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프리칸이다. 그나저나 저들은 어쩌면 저렇게 다리가 길까. 어린이 들도 길쭉 길쭉.

 

빅토리아의 중심가는 크레올어로 로르로즈 Lorloz라 불리는 바로 이 시계탑 주변이다. 

생각보다 조그마한 이 시계는 이래뵈도 1903년에 세워진 것으로, 당시의 통치자가 1901년에 별세한 빅토리아 여왕을 추모하며 주문한 것이라고 한다. 그 모양은 그가 흠모했던 런던에 있는 리틀 벤 Little Ben이란 시계를 모델로 만들었다고 한다. 1999년 시계 부속품이 현대 메카니즘으로 전부 바뀌었지만, 외형만은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은색의 반짝이는 시계가 어딘지 생뚱맞은 느낌이었지만, 주변이 모두 현대적으로 바뀌어 가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100년이 넘는 세월을 세이셸의 역사와 함께한 빅토리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빅토리아 시계탑 Lorloz


인디펜던스 애비뉴 Independence Ave와 프랜시스 레이첼 스트리트Francis Rachel St의 교차점에 있습니다.
로르로즈 Lorloz 라는 크레올어는 시계 (horloge 오흐로쥬) 라는 프랑스 단어에 관사를 붙인 l' 을 붙인 것과 발음이 거의 똑같습니다. 프랑스어를 기반으로 아프리카 본토어가 섞여 만들어진 크레올어는 스펠링은 불어와 무지 다르지만 천천히 읽어 보면, 발음, 문장구조가 거의 같습니다.

 

 

시계탑 근처에는 세이셸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규모는 작은 박물관이지만, 세이셸의 독특한 자연환경에대해 다루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 환경은 박물관보다 직접 자연속에 뛰어들어 보고 싶어서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박물관 입구에 세워진 세계적인 희귀종 듀공의 동상이 다이버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다. 작년 서호주 여행 때, 배 위에서 운좋게 한마리 본 적이 있는데, 물속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이 아니어서 늘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세이셸에도 간혹 이녀석이 출몰한다는데, 다음주 다이빙을 할 때 감동적인 조우를 할 수 있을까?

 

 

자연사 박물관


박물관은 시계탑에서 인디펜던스 애비뉴Independence Ave를 따라 20미터쯤 걸으면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 - 목 : 8:30 -16:30
금 : 8:30 - 12: 00 ( 불금을 아주 확실하게... )
토 : 9:00 - 13:00
일 휴무

입장료
내국인 : SR 5.00 ( 약 400원 )
외국인 : SR 15.00 ( 약 1천 200원. 치...치사하게! )
12살 미만의 어린이 : SR 2.00 ( 약 200원 )
노인 : 무료 ( 홈페이지에 몇살 기준으로 노인이 되는지는 안써있음 )

 

 

인디펜던스 애비뉴 Independece Ave는 시계탑을 지나면서 길 이름이 스테이트 하우스 애비뉴 State house Ave로 바뀐다. 바로 이 길을 따라가면 현직 대통령이 직무를 보는 대통령 궁이 있기 때문인데, 길 입구부터 경비가 삼엄하다. 건물이 멋지다고 하기에 구경하러 갔다가 총든 군인들이 진지하게 감시하고 있는 바람에 기죽어서 그냥 되돌아 왔다. 

 

 

대통령 궁


대통령 궁 State House은 딱히 관심이 가는 포인트도 아니고, 총든 군인에게 말걸기도 싫어서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일반 관광객이 구경하는 곳은 아닌 듯 합니다. 이중 철문 넘어로는 울창한 숲길이 보이는데, 한참 따라 들어가야 건물이 있기 때문에, 그냥 입구에서 얼쩡거리는 것만으로는 멋지다는 그 건물을 볼 수는 없습니다.

 

 

그냥 무작정 걷다보니 버스 터미널을 지나게 됐다. 주변에 야자수가 길게 늘어선 꽤 깔끔하고 현대적인 터미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세이셸은 휘발류 품질이 정말 안좋은 것 같다. 어떤 차든 옆에 지나가기만 하면, 매연냄새에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기 때문. 보시다 시피 버스터미널은 사진에서도 보일 정도로 회색빛 매연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 렌트를 했지만, 마헤섬은 수도와 국제 공항을 끼고 있고, 국민의 대다수가 거주 하고 있기 때문에 버스가 꽤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따라서 현지인들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버스로 여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노선별로 한시간에 2-3대의 버스가 있다.

 

여행에서 수퍼마켓 구경이 빠질 수 있나. 필수 코스이자 소소한 재밌거리 이다. 푹푹찌는 날씨에 벌써 아침나절에 500ml 물 두병을 비우고, 1리터 짜리 큰 병이 필요하겠다며 수퍼에 들어섰다. 여긴 어떤 새로운 먹거리가 있을까 기대에 차 구경을 하는데, 세이셸은 어떤 수퍼마켓에 가도 진열대가 절반은 비어 있다. 럭셔리 레지던스가 몰려있는 에덴섬의 대형 수퍼마켓은 물론 여행지의 구멍가게들 그리고 빅토리아 시내의 중형 수퍼마켓까지. 아마 작은 섬나라라서 공산품을 모두 수입에 의존해서 그런 듯 하다.

 

 

 

테이크 아웃 점심 식사 문화
도마뱀과 오손도손 함꼐 즐기는 점심식사

 

한참 돌아다니다 보니 슬슬 배가 고프다. 그래서 음식점을 고르려고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여기 저기 줄을 시작하는게 아닌가. 많은 음식점들이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만 오픈을 하는데, 아마 소문난 맛집앞에는 저렇게 줄을 서는 모양이다. 어쨌든 나의 배꼽 시계는 이미 세이셸 리듬에 잘 적응을 한 듯 하다.

 

우리도 사람들이 줄을 서는 곳에 같이 줄을 서야 하나 잠시 망설였으나, 한번 알람을 울린 배꼽시계는 성격이 매우 급해지는 관계로 문을 연 곳, 아무데나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식점에 앉아서 먹기 보다는 도시락으로 음식을 싸가는게 아닌가. 음식점도 아예 테이블이 없고, 테이크 아웃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우리도 그들처럼 음식을 싸서 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노오란 벽이 시선을 끌었던 테이크아웃 전문점이었는데, 메뉴는 중식과 인도식을 섞어 놓은 듯한 크레올 음식. 세이셸은 오래전 영국와 프랑스의 식민지 였기 때문에 유럽 음식이 주류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인도와 중국인 이민자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서, 현지 재료에 인도 또는 중국 향신료를 넣어 만든 음식들이 주류를 이룬다. 도시락 한개당 가격은 3-4천원 정도로 저렴하다.

 

 

 

 

소중한 음식을 두손으로 받쳐 들고, 공원으로 향했다. 메뉴는 중국식 볶음밥과 야채 고기 볶음. 다른 하나는 인도 느낌이 물씬 나는 커리. 얼마전 이효리가 블로그에 올려 인기 만점이 된 렌틸콩으로 만든 달 (인도식 렌틸 콩 커리)과 오이 샐러드가 기본으로 얹어진다.

 

※ 다음 사진 두장은 파충류 싫어하시는 분들 스킵요망 ^^

 

오이군과 행복하게 공원 벤치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주변에서 무언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정신없이 밥을 입에 집어 넣느라 신경쓰지 않았는데, 점차 움직이는 개체가 많아져서 둘러보니, 공원 풀숲에 사는 도마뱀들이 슬금 슬금 주변에 몰려드는게 아닌가. 뭐...뭐지?

서너마리일 때는 무시할만 했는데, 열마리쯤 몰려와 발 옆에서 알짱거리니 슬쩍 긴장되기 시작했다.

늬들 원하는게 뭐야? 내 다리? 

도마뱀은 육식일까 채식일까? 작은 곤충 같은거 먹고 사는거 아니었나? 

계속해서 발 근처로 다가와 올라 탈 기세길래 혹시나 하고 밥풀을 하나 던져줘 보았다. 

 

그랬더나 잽싸게 달려와 밥풀을 앙 물고, 맛있게 먹는게 아닌가. 

오잉? 도마뱀이 밥을 다 먹네...

그래서 이번엔 밥풀을 조금 많이 던져 봤더니 주변 녀석들도 몰려와 신나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이녀석들 우리나라로 치면, 공원의 참새나 비둘기 같은 존재 였던 것. 조금 큰 밥풀은 서로 먹겠다 싸우고, 영역싸움 하느라 몰고 다니고 난리도 아니었다. 재미있는건 어느 순간 배가 불렀는지 열댓 마리가 한번에 싸악 사라졌다는 것. 아니면 주변에 대형 도마뱀이 와서 위협을 느끼고 도망 간건가? 갑자기 등골이 싸늘해 져서 밥먹다 말고 두리번 두리번.

 

 

 

꽃속의 도시
도시 전체가 식물원

 

빅토리아에서 유명한 또 한가지는 보태닉 가든이다. 세이셸의 상징 코코드 메르 (여자 엉덩이 모양의 열매가 열리는 야자수)와 어마 어마 하게 큰 알다브라 육지 거북이 있고, 다양한 세이셸의 토종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식물원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다음주에 코코드 메르 자생지와 육지거북이 사는 곳에 갈 예정이므로 식물원을 찾지 않았지만, 짧은 일정으로 세이셸을 여행한다면 한번쯤 들려볼 만한 곳이다.

그러나 이곳을 찾지 않았다고 해서 세이셸의 열대 식물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빅토리아는 도시 전체가 식물원이라 할 만큼 많은 꽃과 야자수가 심겨져 있다. 도시 밖은 살아있는 정글 그 자체.

 

 

보태닉 가든 Botanic Garden


몽 플러리 로드 Mont Fleuri Road에서 외교부 건물 맞은편에 있습니다. 입장료가 없으니 부담없이 들려보시길.

운영 시간
8:00 - 17:00

 

 

 

성당, 모스크, 힌두 사원이 한자리에
다민족 국가 세이셸의 종교

 

세이셸의 대부분의 국민들은 아프리칸계 이지만 오래전 노동자로 이주해 온 중국인과 인도인들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오래전 식민지 시절 이주해온 유럽인들과 동서 냉전체제가 무너지며 사회주의 국가였던 세이셸로 낙원을 찾아 새롭게 이주해 온 유럽인들 등 다양한 인종이 평등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세이셸에서는 다양한 종교적 건물을 볼 수 있는데, 그 도시가 매우 작기 때문에 마치 여러 종교가 어깨를 맞대고 한자리에 모여 있는 느낌을 받았다.

 

국민의 80%가까이가 카톨릭이나 개신교라고 한다. 빅토리아 안에도 몇개의 교회가 있는데, 그중  라 도무스 La Domus라는 80년이 된 성당이 규모가 가장 크다. 당시에는 스위스 선교사들을 맞기 위해 지어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제가 겨우 3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방은 관공서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고.

 

 

 

 

여러 교회를 둘러봤는데, 모두 내부는 매우 소박하게 꾸며져 있었다. 그런데, 신기한 스테인드 글래스를 하나 발견했다.

바로 열대 섬에 계신 예수님. ^^ 예수님이 야자나무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섬위에 서 계신다. 발 밑에는 알다브라 육지거북이 돌아다니고 붉은 열대지방 꽃들이 만발해 있다. 세이셸에도 예수님이 계실테니 어찌보면 그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모습일텐데, 우리는 열대지방에 계신 예수님 그림은 처음 보는지라 재미있게 느껴졌다.

 

 

INFORMATION



라 도무스 La Domus
올리비에 마라단 스트리트 Olivier Maradan Street, PO Box 12, Victoria, Mahé


스테인드 글래스 교회
라 도무스가 아닌 다른 교회에 있었는데, 교회 이름을 체크하질 않았습니다. -_-;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아마 레볼루션 에비뉴Revolution Ave 에 있었던 두 교회중 한 곳인 것 같습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인도인들이 많이 이주해 와서 힌두교 사원도 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독특한 모습 덕분에 관광객들의 셔터가 엄청 바쁘다. 야채 커플도 인도를 가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큰 힌두교 사원은 처음 보는데, 하나 하나 가만히 보다보니 신들의 모습이 참 다양하고 재밌다.

 

 

아룰 미후 나바삭띠 비나야가르 사원 Arul Mihu Navasakthi Vinayagar Temple


정보퀸시 스트리트 Qunicy St와 마켓 스트리트 Market St의 교차점 부근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슬림 사원이다. 규모가 꽤 컸는데, 멋드러진 화강암 산을 배경으로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오? 그러고 보니 중국인들도 있댔는데, 불교 사찰은 못봤네. 아마도 절은 이곳에도 산속 외진 곳에 있으려나?

 

 

빅토리아 모스크 Victoria Mosque



프란시스 레이첼 스트리트 Francis Rachel St에 켄윈 하우스Kenwyn House 옆에 있습니다.

 

※ 여행일자 : 2014년 4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