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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yeonGi | 경기도
오이왕자와 여우감자의 쁘띠 프랑스 나들이
2014. 5. 9. 16:34

어린왕자와의 추억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가평 쁘띠 프랑스 Petite France.

작은 프랑스라는 이곳을 나는 오이군에게 소개 시켜 줄 생각이 없었다. 프랑스 국경근처에서 나고 자란 오이군에게, 이 가짜 프랑스 마을이 그다지 흥미로울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연히 이곳의 이야기를 들은 오이군은 왜 나를 이곳에 데려가지 않았냐며, 불만을 표시한다. 아니 한국에 와서 한국적인 것을 보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왜 또 프랑스를 찾고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해 보니 나도 스위스에 작은 한국 마을이라 이름 붙은 곳이 있다면 궁금하긴 할 것 같다.

 

쁘띠 프랑스 Petite France라는 이름은 당연히 쁘띠 프린스 Petit Prince 즉, 어린왕자를 떠올리게 한다. 그 어린왕자에는 우리들의 작은 추억이 묻어 있다.

 

오래전 원거리 연애를 하던 시절, 오이군이 내가 있는 곳으로 오는 비행기 표를 끊었다는 소식을 보내왔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분위기를 잡고, 어린왕자의 여우처럼 매일 조금씩 더 설레일 것 같다고 메일에 적었으나, 오이군은 감동 대신, 대체 뭔소리냐는 답장을 보내왔다. 어린왕자를 모르나 싶었는데, 사실 그건 오이군이 시치미를 뗀 것. 며칠 후, 오이군이 도착한 날, 그의 여행 가방속에는 불어로 된 어린왕자가 예쁘게 포장지를 두르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선물로 사들고 온 저녁, 내가 여우 이야기를 해서 신기했다는 메세지와 함께. 

어린왕자는 텔레파시를 전하는 능력도 있나보다. ^^

 

 

 

 

 

 

중세 프랑스 문화 엿보기
그냥 오이군 형님네 집 같은데...?

 

쁘띠 프랑스는 봄에 특히 예쁜 것 같다. 알록 달록한 건물들이 연두빛 나뭇잎과 꽃들에 둘러 쌓여 무르익은 봄이 느껴졌다. 놀이동산처럼 건물들이 어설프게 지어져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섬세하게 프랑스의 건물들 재현해 놓았다. 그중에는 150년 된 프랑스 고택을 통채로 옮겨온 것도 있었다. 

 

4개국어를 쓰는 스위스는 각 언어별로 사는 곳이 나뉘어 있는데, 공통적으로 스위스의 문화도 가지고 있지만, 지역별로 해당언어의 나라와도 비슷한 문화를 가진다. 따라서 오이군같이 불어권 지역 사람들은 프랑스 문화에 많이 동화되어 있다. 오이군은 어딘지 익숙한 모습을 타국에서 만나니, 재미있는 듯 구석 구석 둘러보느라 여념이 없다.

 

건물들 내부는 18-19세기의 가정집을 재현해 놓기도 하고, 박물관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으며, 어린왕자의 아버지, 생 떽쥐뻬리 전시장도 있어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기서는 18-19세기 스타일이라고 소개 하는데, 사실 스위스에선 아직도 저렇게 앤틱하게 꾸며진 가정집을 간간히 만나볼 수 있다. 오이군의 형님네라던가...

 

역시나 여심을 사로 잡은 곳은 달콤한 선율로 가득찬 오르골 박물관이다. 진짜 골동품인 오르골들을 수집해서 전시해 놓았다. 모양도 소리도 다양한 오르골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대형 오르골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도착해서 그날의 일정표를 잘 확인해 봐야 한다. 

 

 

그 외에도 여기 저기 탐나는 소품들이 가득했다. 오래된 카메라와 아날로그 라디오 그리고, 파티용 빨간 깃털 모자까지. 

 

 

 

사랑의 종을 울리다
로맨틱 데이트 코스

 

 

언덕위의 탑 꼭데기에는 종이 있는데, 이 종을 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고양이 생선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나. 우리도 냅다 후려치고, 인증샷을 찍었다. ^^

 

그러나 사실 사랑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종탑에서 보는 이런 아름다운 풍경 덕분이지 않을까?

멋진 배경과 함께 놓고 보니, 맨날 보던 남편도 새삼 멋져 보이는 것 같으니 말이다. ^^;

 

 

 

 

동화속의 주인공이 되어
당신은 어떤 동화의 주인공?

 

건물 사이 사이를 돌아다니다 보니, 구석 구석이 마치 동화속의 한장면 같다.

이상한 나라의 오이도 만나고,

 

하늘로 위장한 건물도 보고, 

 

빨간 모자 이야기 속의 숨은 감자가 되어 보기도 한다. 

감자 어디있는지 찾으신분? ^^

 

 

 

 

우아하게 호박마차도 타 보자. 12시가 되려면 머얼~었으니 여유롭게...

는 아니고, 사진 찍으려는 아이들과 경쟁이 치열했다. 빨리 찍고, 뒷사람을 위해 비켜주는 센스를 발휘해야한다. ^^

 

 

 

봄바람 난 동물들
산으로 들로 소풍의 계절

 

오랜만에 보는 줄무늬 다람쥐들이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이곳 저곳에서 심심치 않게 출몰한다. 열심히 도망가는 듯 보이지만, 잊을만 하면 살그머니 화단에서 머리를 내미는 걸 보면, 환호가 그리 싫지만은 않은가 보다. 아기 고양이들은 살랑 살랑 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낮잠자기에 여념이 없다. 남들이 다 설레여 하는 봄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히 자고 있는 카리스마 고양이들.

 

( 요 아래 사진 두장은 취향에 따라 비호감일 수 있습니다. 보기 원치 않으신 분은 사진 두장을 빠르게 넘기세요. ^^;)

 

오늘의 점심은 샌드위치와 오이 한개. 트래킹을 할 땐, 즙이 많은 오이를 들고 다니는데, 오늘도 둘이 벤치에 앉아 오이를 우적 우적 먹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을 가만히 보니, 이런 조그만 녀석들이 꼬물 꼬물 몰려나오는게 아닌가. 예전 같으면 기겁하며 튕겨 일어나 도망갈텐데, 요즘엔 이 녀석들도 가만히 보다보면, 어딘지 귀여운 구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다들 누군가의 아기들이 아닌가. 고 작은게 살겠다고 열심히 기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무언가 주고 싶어져서, 먹고 있던 오이 조각을 잘라주었다. 애벌레가 오이를 먹을까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강아지처럼 다가와서 맛있게 먹는게 아닌가. 주변에 있던 녀석들도 오분넘게 열심히 꼬물 꼬물 기어와 다같이 둘러 앉아 오이를 나눠 먹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니, 겨우내 보이지 않던 작은 곤충들이 사방에 깨어나 있었다. 모두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들. 예전처럼 질겁하고, 도망가는 대신, 그 녀석들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더니, 새생명이 태어나는 봄이라는 그 흔한 말이 오늘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더라.

 

 

 

남녀노소 즐기는 무료공연
프랑스를 추억하며

 

 

유럽 거리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마을 광장으로 가면 어김없이 소소한 공연들이 펼쳐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하거나, 인형극을 한다던가, 마임, 연극 등 각자의 개성을 살린 작은 공연들을 펼쳐 보이며, 용돈 벌이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오가며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분위기가 좋았다. 학교나 회사 점심시간에 샌드위치를 먹으며, 이런 공연을 짧게나마 보고 나면, 지루한 오후 일정에 작은 활력이 되기도 했다. 이곳에서도 그런 유럽 마을의 분위기를 살짝 느껴 볼 수 있다. 

 

거리공연 뿐만 아니라 실내 공연장에서는 마술 공연, 프랑스 인형극 등의 작은 공연을 볼 수 있고, 전시회가 열린 공간도 있다. 구석 구석 소소하게 즐길 것들이 가득하다.

 

 

 

 

 

 

약간의 아쉬움은...
디테일도 엣지있게 해주세요

 

 

귀여운 미니 프랑스 마을에서 아쉬웠던 점은, 다름이 아닌 간간히 보이는 오타들. 맞춤법 가지고 까탈스럽게 따지자는 건 아닌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 문화재나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 영어에 오류가 많으면 조금 민망한 기분이 든다. 심지어는 한국의 첫인상을 대표하는 공항에도 대문짝만하게 영어 스펠링이 틀리는 경우가 많다.

 

쁘띠 프랑스도 프랑스 고택까지 통째로 옮겨오는 열의를 보일 정도로 정통 프랑스 마을을 만들고자 한 것 같은데, 스펠링에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좋을 뻔 했다. 프랑스 마을치고 오 불어가 자주 써 있는 것도 아닌데, 몇 안되는 단어에 눈에 팡팡 튀는 오타들이...^^;

사실 쁘띠 프랑스라는 한국 이름도 틀린 것인데, 프랑스는 여성형 명사라 쁘띠뜨 프랑스라고 해야 맞다. -_-;

 

우리도 가끔 일본이나 중국 여행 중에 뭔소리인지 모르게 써 놓은 한국어를 보고, 피식 웃곤 하는데, 우리를 방문한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리라. 이런 디테일 까지 깔끔하게 신경을 써 준다면, 우리나라에 대해 외국인들이 느끼는 격이 한층 더 높아지지 않을까?

 

어쨌든 쁘띠 프랑스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고, 예쁜 자연속에 포옥 담겨 있는 곳이라 가족나들이로도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는 곳인 것 같다.

 

 

쁘띠 프랑스 Petite France



www.pfcamp.com
주소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616
전화 : 031-584-8200
입장료 : 어른 8000 / 청소년 6000 / 어린이 5000


※ 서울 용산에서 가평역까지 ITX를 탑니다. 가평역에서 택시를 이용하거나 가평 관광지 순환버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가평 관광지 순환 버스



이용권 : 어른 5000 / 청소년 어린이 3000
일일 이용권을 구입하시면, 하루중 아무때나 탑승하고, 원하는 곳에서 내렸다가 다시 탑승 할 수 있습니다.


노선지도


시간표

 

※ 여행일자 : 2013.05.19